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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슈] 다시 치솟는 비트코인... 2017년 비트코인 광풍 때와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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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슈] 다시 치솟는 비트코인... 2017년 비트코인 광풍 때와 뭐가 다른가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01.15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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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020년 1월, 가상화폐 대장주 1비트코인의 가치는 900만원 수준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3월엔 700만원 수준으로 폭락했다. 그러다 하반기에 반전드라마를 썼다. 9월 1200만원을 돌파하더니 11월 말 2000만원선을 넘겼다. 12월 중엔 3000만원 고지를 넘었다. 2021년 1월 들어선 4600만원까지 급등했다.

비트코인 랠리는 전례 없는 유동성 장세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이 ‘돈 풀기’ 정책을 쓰면서 수많은 투자자산의 가치가 상승했다. 미국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이 가상화폐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도 급등세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일반 대중은 고개를 갸웃한다. 당장 현실에서 비트코인을 쓸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017년 비트코인 광풍狂風이 불었을 때와 지금이 대체 뭐가 다르냐는 지적도 숱하다.

비트코인 1년의 추이.[자료=코인베이스]
비트코인 1년의 추이.[자료=코인베이스]

2017년 9월 말 430만원대였던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11월 말 2500만원까지 치솟았다. “화폐로서의 가치가 있냐 없냐”를 두고 치열한 사회적 담론까지 벌였지만 비트코인은 끝내 대중에게 유효한 기능을 선보이지 못했다. 이듬해 비트코인 값이 300만원까지 급락했던 이유다. ‘투기와 거품의 상징’이란 비난도 따라붙었다.

비트코인이 매력적인 쓰임새를 드러내지 못하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렇게만 보면 5000만원을 넘보는 비트코인의 몸값도 거품일 공산이 크다. 그런데도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엔 다르다”고 주장한다. “ 거품 낀 투기상품으로만 볼 게 아니다. 약세장은 올지 몰라도 급격한 폭락장이 연출되진 않을 거다. 비트코인이 막연히 화폐를 대체할 거란 낙관론이 쏟아지던 2017년과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비트코인이 법정화폐가 못되더라도 투자자산으로서의 역할이 부여되고 있다.”

이들이 설명하는 건 비트코인이 마치 금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됐다는 거다. 실제로 비트코인=안전자산’은 요즘 비트코인의 미래를 일컬을 때 자주 회자되는 공식이다. 금처럼 세계정세가 불안해질 때마다 각광받는 자산으로 떠올랐다는 거다. 금은 대표적 안전자산이자 가치저장의 수단이다. 화폐 가치가 요동치는 불안정한 정세에 사람들은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린다.

그래서인지 비트코인의 별칭도 ‘디지털골드’다. 금처럼 달러를 대신할 만한 가치저장의 수단으로 인식될거란 얘기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비트코인이 금과 비슷한 지위를 인정받으면 장기적으로 14만6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한화로 따지면 1억6000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비트코인과 금은 닮은 요소가 많다. 매장량, 발행량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 그렇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세계 금보유 총량(2019년 2월 기준)은 17만8000톤(t)이다. 반면 전세계 매장량은 7만t 수준에 불과하다.

인류가 보유한 금보다 앞으로 채굴해야 할 금이  더 적다는 얘기다. 비트코인 역시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됐고, 채굴량은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됐다. 현재 비트코인의 채굴량은 1860만개로, 2040년 정도 되면 마지막 코인의 채굴이 끝날 것으로 점쳐진다. 둘 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은 적다는 거다.

블록체인 세대별 특징.[자료=산업연구원]
블록체인 세대별 특징.[자료=산업연구원]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매장량은 한정돼 있고,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면서 “과거 나라가 망하면 종잇조각이 됐던 지폐보다 금이 재산을 저장하는데 최고의 수단이었던 것처럼, 지금은 비트코인이 최적의 가치저장 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이 디지털골드의 지위를 갖췄다고 단언하긴 일러 보인다. 희소하다고 다 금과 같은 가치저장 자산이 되는 건 아니라서다. 인류는 먼 옛날부터 금을 자산이나 화폐로 사용해왔다. 투자자도 각국의 중앙은행과 기관, 개인 등으로 다양하다. 반면 비트코인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지 십수년이 지났을 뿐이다.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든 건 대부분이 개인이었고, 기관투자자가 사들이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세계에 흩어진 비트코인 중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비중은 1%에 불과하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 중 비트코인을 보유한 곳은 단 한곳도 없다.

2020년 비트코인의 가치 흐름이 금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 것도 아니다. 금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성을 보인 8월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턴 주춤했다. 백신들이 잇따라 승인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비트코인은 백신 개발의 윤곽이 드러나던 10월부터 본격 상승세를 탔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국제정세와 관련이 없이 투기자본에 의해 가격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비트코인은 투자자에게 어떤 ‘안전’도 제공하지 못하는 자산”이라고 꼬집었다. 비트코인 강세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낙관하긴 힘들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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