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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심야·새벽 배송하던 40대 쿠팡 택배 배송기사 또 사망...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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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심야·새벽 배송하던 40대 쿠팡 택배 배송기사 또 사망...원인은?
  • 이아름 기자
  • 승인 2021.03.08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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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없는 고강도 노동현장...하루 9~10시간 야간 근무
노조 ”자살 추정할 요인 없어 급사로 추정“
쿠팡, “고인 근무기간 약 40시간...원인 확인에 적극 협조”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쿠팡에서 일하던 택배 배송기사가 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7일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쿠팡 서울 송파 1캠프에서 심야·배송 일을 하던 이모(48) 씨가 사망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이씨와 연락이 안된다는 아내의 신고를 받고, 이씨의 숙소인 고시원을 찾았다가 숨져있는 이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씨는 이미 사망한 지 이틀 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이씨는 아내와 자녀를 지방에 두고 서울로 올라와 고시원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측은 “자살이나 외부 충격 등 타살로 추정할 만한 단서는 포착되지 않았다”며 “자세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씨는 지난해 초 쿠팡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정규직으로 전환돼 근무 중이었다. 노조 측은 이씨가 평소 아내에게 심야노동의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씨의 임금은 월 280여만원으로 심야노동을 전담한 것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을 갓 넘는 수준”이라며 “자살로 추정할 요인이 없어 급사로 추정된다”고 했다.

노조는 8일 낮 2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과도한 심야배송이 이씨의 과로사로 이어졌다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은 지난해 초 입사 후 심야·새벽 배송만 전담해 밤 9시부터 다음 날 7시까지 매일 10시간씩 주 5일을 일했다”며 “초저임금 수준을 받으며 심각한 노동 착취를 당했던 고인의 사망원인은 과로사”라고 주장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쿠팡 서울 송파 1캠프로 오후 9시 출근해 심야·새벽배송을 전담해왔고 오전 8시경 고시원으로 귀가했다.

쿠팡.
쿠팡.

이에 쿠팡 측은 “고인은 지난 2월 24일 마지막 출근 이후 7일 동안 휴가 및 휴무로 근무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지난 4일 복귀 예정이었다”며 “지난 12주간 고인의 근무일수는 주당 평균 약 4일이었으며, 근무기간은 약 40시간이었다”고 반박했다.

쿠팡의 발표대로라면 고인의 근무시간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합의기구가 권고한 주당 60시간 근무에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인 셈이다.

쿠팡은 “고인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당국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회사도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다”라며 “쿠팡은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더욱 철저히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지난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칠곡물류센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 두 차례나 사과했다. 지난해 10월 12일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야간근무를 하던 고(故) 장덕준 씨 사망 사건을 두고 근로복지공단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했다. 쿠팡 관련 사망자 중 과로사를 인정받은 첫 사례다.

이에 쿠팡 측은 지난달 10일 공식 입장을 내고 "결정을 존중하며 애도와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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