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보궐선거의 마지막 불꽃이 사그라들던 개표의 날. 그 결과의 향방은 어떤 연유로, 수많은 이가 예상했던(?) 흐름 그대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일까? 복잡한 예술이 단순한 문화코드*로도 읽힐 수 있듯, 정치공학적 이슈 또한 잠시나마 그 원류로 거슬러 올라가 보는 시간.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관건은 단 하나, 마지막 남은 자투리 이미지에 있었다. 선거 유세와 그 밖의 혼합된 메시지가 난무함 속에서도 관객들(서울, 부산 시민)은 그저 보고 느낀 한정된 이미지에 도장을 찍을 수 밖에 없었던 것.
이에 본래의 성향 그대로, '부동산 이슈'를 비롯한 국가적 위기감을 전면으로 내세운 야권의 여론몰이는 급물살을 탄 반면, 상대편 후보(오세훈, 박형준 현 시장)의 약점을 후벼파며 진실이란 이름의 맹공을 퍼부었던 여권 후보들(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및 김영춘 전 국회의원)의 공세는 그저 물거품이 된 채로, 이전 시장들의 불미스런 사건들과 더불어 현 집권당의 정체된 흐름과 맥을 같이하게 되었다.
*플로우팅 이미지 : '떠다니는'이란 뜻의 'Floating'과 'Image'가 합쳐진, 상류에서 흘러내려와 가장 넓은 곳에 남게된 최후 이미지를 뜻하는 말. 본 내용의 주요 사항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따로 정의내린 것이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경중(輕重)으로 개입된 여러 연유(緣由)들 중, 각 공약과 정당의 이권에 직접적으로 개입된 속칭, '이해관계인'들을 제외하고 난 대다수의 시민들은 과연, 무엇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아 '56.8%'라는 투표율을 자랑하며 투표소를 당당히 걸어나올 수 있었던 것일까.
문화적 컨텐츠를 선별하는 대중들의 시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바, 하나의 이미지가 발휘하는 소위 마지막 등판 타자의 저력처럼, 실수요로 이어질 만한 결정적 호감도 상승을 위해 각각의 시장 후보들 또한, 나름의 판세 읽기에 열올리며 최대한의 전략을 구축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스로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다시 말해 그저 '확증 편향'*된 이미지로 눌러앉아 버린 민주당의 두 후보들은 대체 왜, 굽이치는 강가에서 그냥 사그라들 수 밖에 없었냐는 것이다.
*확증 편향 :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에 부합되는 정보에만 주목, 그 외의 것은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일컬음.
하나 남은 결정적 이미지가 두 가지 최악의 단점들을 희석시켰다.
본 물살에 흽쓸리다 결국 하나로 일축된 '플로우팅 이미지'란 다시 말해 이런 것이다. 최상류를 집권층이라 놓고 볼 때, 그 주변을 지나 중간 지대로 내려오는 동안, 각종 '이해관계자'(정당과 그 밖의 정책으로 인한 직접적인 수혜자)들은 그들이 갖는 유권자로서의 정보 내지는 다소 구체적 혜택들로 후보자의 여러 측면들을 쉬이 가늠해 볼 수 있는 반면, 이로부터 상당 부분 멀어진, 소위 하류를 넘어 바다 주변의 대다수 대중들의 경우에는, 최소한(?)의 이미지만으로, 자신을 위한 선택이란 그저 손에 잡히지 않는 홀로그램*(?)과도 같은 것일 뿐.
이같은 상황이 최적의 선택을 가능토록 할 수 있을지, 이와 관련해 또 하나의 상황을 떠올려 보면 다음과 같다. 최종 목적지를 향해 가는 차량들로 꽉 막힌 도로 위, 그 끄트머리에 다다른 차량일수록 목적지 근처의 상황과 정보는 턱없이 부족할 수 밖에 없 상황일 수 있다는 것에선, 이 또한 현재 대다수 일반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기는 마찬가지 아닐지.
그렇다면 이번 2021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야당 후보의 여남은 이미지란 과연 무엇이었고, 그것은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해 낼 수 있었을까. 그것은 모두의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음을 전제로, 크게는 현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와 관료들의 언행불일치의 행태 등을 꼽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여당의 최종적 이미지(플로우팅 이미지)는 야당 후보를 상대적으로 붐업(boom up)*시키기에 이르렀고, 이는 다음의 두 가지 과실을 금세 희석시켰다. 그것은 바로, 과거 야당 후보들의 과실과 더불어, 미래를 향한 두서없는 공약들. 특히 실효성 측면에서 검증하기 조차 쉽지 않을 그 약속 아닌 약속들은 미처 그것들의 사사로운 디테일을 확인하기도 전에, 현재의 상대적 야당 이미지 하나로 일축되어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권심판론 쪽으로만 생각이 기우는 것은 자칫, 정부와 집권 민주당에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국내 사정의 총체적 위기 상황의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 보기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 신뢰를 구축함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 또한 쌍방이 유효한 바, 이 난국에 붙은 불을 조금씩이라도 꺼나갈 수 있으려면, 현재 진행형인 정권에 대한 신뢰는 어느 정도는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과실의 책임을 묻기 전, 국민 모두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하는 정부의 여유로운(?) 태도 마저 상실된다면, 혼란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나아가서는 부동산 관련한 내로남불격 행위와 이를 아우르는 경제 전반의 정책 실패, 이와 더불어 바이러스 정국이란 크나큰 위기 상황 속에서 더 큰 위기 국면으로 민생이 더 파탄날 지 모른다는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판세에서 우뚝 선, 마지막 필승 이미지 전략
이러한 전체의 판세가 기운 최종 이미지도 무시할 수 없는 측면임에 간과할 순 없지만, 어떠한 정책이든 현실에 따라 합리성과 정당성을 지녀야하는 만큼, 각 후보의 이미지 또한 그런 공약들로 중무장되어 있다거나, 한 인간으로서 내비쳐진 그 자체의 이미지로도 빛을 발한 것은 아닐지, 심히 바다로 흘러든 다수를 향한 그 존재감이 현 집권세력에 대한 반발심을 넘어선 지점은 과연 없는 것일까.
복잡한 심리전으로 치닫는 선거전에서 만큼은 단순한 호감을 넘어, 누구나 선거의 당락을 쥐고흔들 만큼의 자신만의 당장 눈에 보이는 강렬한 노하우를 입증시키고 싶을 것이이에, 매 인물들은 인기몰이식 명민함으로 누구든 경쟁구도에서 떨어져나갈 만한 공격을 퍼부을 수 밖에 없어왔던 것. 이것은 곧 네거티브 공세로 나타났고, 이 이미지는 한 사람의 인격과 더불어, 그간의 발자취 모두를 공격의 일환으로 인식시킬 우려를 낳았다.
결국, 누가 누구를 이겨 진짜 승리를 거머쥔 것인지, 그 본 실력과 순수한 호감도로 인해 누군가의 이미지가 제대로 발현된 것인지는 차치하고라고, 당선된 후보를 비롯해 그 경쟁 후보와 정당 입장에서는 수많은 대중들에게 각인된 이미지는 무엇에 기반해 있는 것일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유권자들의 입장에선 단순한 군중심리에 의해 짐짓 간과된 부분은 없는 것인지, 그저 하류로 떠밀려온 (상대편의 강도 높은 네거티브로 인한) 상대적 긍정 이미지만으로, 당선자에 대해 시시각각의 견제 없이 그저 높은 기대감만을 갖는 것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항이다.
이에 해당 정치인은 자신을 뽑은 이들의 또 다른 움직임을 통해 금세 낭떠러지로 치달을 수도 있다라는 여지를 기억하고, 항시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의 존재를 떠올려 자신의 일부 이미지로 각인된 현실을 파악, 그것을 넘어설 만한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나머지 모습들을 차근차근 내보여야 할 것이다.
국민과 시민은 바보가 아니다. 때로는 살짝 바보가 되기도 하지만. 허나 그것은 일부 이미지에 휩쓸려 진 것일 뿐, 금세 정신을 차리며 깨어나는 그들이다. 다만 그 잠깐의 과정에서 일어날 손실이 우려될 뿐. 이에 정치인들이야말로 항상 정신을 똑바로 차린 채, 매사를 임해야 할 것이다. 현 정권 또한 독선이란 비판도 수용하는 자세로, 국민적 소통의 불씨가 다시금 되살아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