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8:07 (금)
[전시회가 살아있다] ‘미완성 여행지’, 완벽하지 않은 여행의 미(美)를 담다
상태바
[전시회가 살아있다] ‘미완성 여행지’, 완벽하지 않은 여행의 미(美)를 담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5.06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워라밸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사람들은 취미생활뿐 아니라 공연, 전시, 행사 등 여러 문화생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요에 맞게 지역 곳곳에서는 다양한 전시가 펼쳐진다.  

시사캐스트의 [전시회가 살아있다]는 특색 있는 전시를 소개하며 문화생활 정보를 필요로 하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 문화생활의 깊이를 더하는 데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전시는 광화문 복합문화공간 5컬쳐레움(5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전시 <미완성 여행지>다. 전시는 제목처럼 여행의 완벽한 순간이 아닌 서툴렀던 준비와 실망스러웠던 장소, 완벽하지 않았던 여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완성 여행지>는 회화와 미디어, 에세이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전시장 내 작품들은 ‘여행’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먹과 호분으로 그려낸 설경, 일회용 카메라로 촬영한 가방 속 소지품, 오일 파스텔로 표현한 감정의 색채 등 여행의 모습과 기록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꾸며졌다. 

그리고 각 작품 옆에는 문장이 적혀져 있다. 작품을 설명하는 문구는 아니지만, 글과 그림이 서로 어우러져 여행의 줄거리가 되어간다. 관람객들은 책을 한 장씩 넘기듯 글과 그림으로 연결되는 작품 한 점 한 점을 감상하며 여행을 사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1층 전시장 중앙에는 미디어 작품이 설치돼 있다. 여행의 가장 일상적인 모습인 거리를 걷고, 카페에 들어가고, 서점에 머무르는 모습으로 영상이 흘러간다. 관람객들은 낯선 곳의 익숙한 풍경을 바라보며,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3층 카페 공간에는 여행지의 엽서와 사진이 전시돼 있어, 관람객들은 저마다의 미완성 여행을 회상하고 기록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서점 여행자의 노트> 의 저자 김윤아 씨와 5컬쳐레움이 함께 기획해 선보이는 결과물이다. 권지은 디렉터(5컬쳐레움)는 “완벽하지 않았던 여행의 이야기는 누구나, 그리고 모두의 기억”이라며 “전시 작품을 감상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새롭게 기록하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여행은 종종 상상과 현실의 괴리를 만들어낸다. 자유와 해방감, 기대했던 완벽한 여행은 어찌보면 꿈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휘몰아칠 때 여행은 완벽하지도, 완성되지도 않은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여행길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모든 것들이 나만의 이야기 소재가 되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서 나의 여행 이야기는 더 특별하고 풍성하다. 

전시 <미완성 여행>은 오는 13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비는 무료다. 

“나의 여행은 불안했으며 이따금 초라하고 자주, 외로웠다. 그러나 낯선 길을 걷고 머무르고 다시 떠나며 깨달았다. 여행은, 여행자로 인해 비로소 이야기가 되어간다는 것을. 여행자의 시선과 동경과 감탄과 환희로. 단 하나의 특별하고 절대적인 여행이 되어간다는 것을. 그렇게, 부족하게 완벽하고 초라하게 아름다운 여행이 시작됐다.”  -작가 김윤아 <미완성 여행지>

[사진=5컬쳐레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