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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살아있다] ‘스누피 가든’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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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살아있다] ‘스누피 가든’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6.08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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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주 5일, 하루에 최소 8시간 이상을 일하는 사람들은 탈일상을 꿈꾼다.

필자는 때때로 어른이 되고 싶었던 어린시절을 떠올린다. 어른이 되면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 결코 되돌아갈 수 없는 어린시절에 대한 짙은 향수를 느낀다. 눈에 보이는 통제는 사라졌지만, 보이지 않는 통제 속에 우리는 정해진 흐름대로 살아간다. 관계에 얽매여 누군가의 눈치를 보기도 하고, 자유를 포기하기도 하며. 

그렇게 점점 기대를 내려놓고 단순해진 어른들은 팍팍한 삶에서 우연히 마주한 사소한 것들에 마음을 빼앗긴다. 이를테면 예쁘게 피어난 꽃, 아름답게 지는 노을, 과거를 추억하게 하는 물건, 만화 캐릭터, 노래 등.

[전시회가 살아있다] 이번 편에서는 시들어가는 어른들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탈일상의 공간을 소개해보려 한다.

◇ ‘스누피가든’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스누피의 역사는 19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화 ‘피너츠’에서 주인공 찰리 브라운의 애완견으로 등장한 스누피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뭇사람들의 마음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마음 속 스누피가 속삭인다.

“일단 오늘 오후는 쉬자”

탈일상을 시도케 하는 달콤한 제안이다.

그렇게 우리는 스누피 가든으로 초대된다. 스누피가든은 만화 ‘피너츠’를 주제로 실내 테마홀과 야외 가든으로 구성된 자연형 체험 테마 가든이다. 특히 자연과 인간의 조화,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환경 개발 기업 에스앤가든의 철학이 반영된 공간이기도 하다.

스누피 가든에는 감정에 솔직하고 개성 넘치는 피너츠 친구들이 있다. '관계(Relationship)', '일상(Daily Life)', '사색과 휴식(Relaxation)', '행복(Happiness)', '상상(Dream)' 등 5개 테마로 구성된 실내 테마홀에서는 피너츠 에피소드에 담긴 일상 이야기와 ‘Peanuts, Nature&Life'를 주제로 한 전시가 펼쳐진다.

테마홀에서 보여지는 피너츠 친구들의 일상, 이들이 갖는 생각과 감정이 자연스레 관람객들의 삶에 스며든다.

스누피 가든에서는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된 적 없는 스누피의 비밀의 방 내부를 볼 수 있다. 스누피의 빨간 개집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하던 이들은 또 한 명의 피너츠 친구가 되어 스누피의 프라이빗한 공간에 초대된다.

긴 실내테마홀을 지나 마주한 야외 가든은 만화 속 세상, 그 자체다. 피너츠 친구들은 눈, 비, 바람, 낙엽 등 자연환경과 계절의 변화를 경험하며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성장해 나간다.

푸른 하늘을 보며 여유를 느끼기도(▲소설왕 스누피 광장), 모험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비글스카우트 캠프). 담장에 기대 사색에 잠길 때도 있고(▲피너츠 사색 들판), 넓은 잔디광장에서 야구를 즐길 때도 있다(▲찰리브라운의 야구잔디 광장). 때로는 사랑에 빠져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피너츠 컬러가든),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한다(▲스누피 페르소나 암석원).

피너츠 친구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할로윈 동화 속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호박대왕의 호박밭), 평온한 산책길을 걸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한다(▲라이너스의 담요 숲). 또 꽃과 열매로 둘러싸인 길을 걷다가(▲우드스탁의 빅 네스트), 호수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웜 퍼피 레이크).      

관람객들은 피너츠 에피소드를 직접 경험하며 바쁜 일상에 외면해오던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자연을 그늘 삼아 잠시 쉬어가며 위안을 얻는다.

스누피가든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곳곳에 체험시설과 놀이공간이 조성돼 있고, 야외 가든을 편안하게 투어할 수 있는 스누피 버스도 운행된다. 추후에는 야외 가든 내 스케이트장도 설치될 예정이다.    

스누피가든은 탈일상의 장소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분주한 삶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의 품에서 오로지 개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힐링이 필요할 때, 인생 가드너 스누피를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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