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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 살아있다] 〈하차연 개인전: 집으로〉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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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 살아있다] 〈하차연 개인전: 집으로〉개최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7.29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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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 루프에서 8월 22일까지 진행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장기화된 코로나19로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이 깊어진 요즘, 대안공간 루프는 오는 8월 22일까지 <하차연 개인전: 집으로 Return Home>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시를 기획한 작가 하차연은 국가 시스템에서 배제되고 내몰린 이주민의 삶에 주목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독일과 프랑스를 기반으로 40여 년간 예술 활동을 이어온 하 작가는 자신에게 소수자, 외국인, 이방인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부여한다.

<집으로 Return Home>은 모두가 같이 살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살 수 없는 사회로 작가는 '같이 살기'를 제안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99년 하노버에서 시작한 <스위트 홈 Sweet Home> 연작과 함께, 그녀의 작가 활동에서 주요한 소재였던 플라스틱 생수병으로 제작한 신작 <매트, 보트, 카펫 Mat, Boat, Carpet>을 소개한다.

하 작가는 2000년 초 파리 노숙인의 생활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 <스위트 홈>을 제작한다. 낮에는 살림살이를 비닐봉지에 담아 가로수 위에 올려놓고, 저녁마다 그것을 꺼내 끼니를 해결하고 잠을 청하는 유랑민의 삶을 포착하고, 일정한 거리를 두며 이들의 고단한 일상을 담담하게 기록했다.

고속도로 옆 스산한 공터에 오래된 여행가방들이 널브러져 있다. 굴착기가 여행가방을 집어 올리고 흙바닥에 내동댕이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는 하 작가의 <스위트 홈4 Sweet Home4> 퍼포먼스 영상이다. 자본주의 국가 시스템에서 배제되고 내몰린 이주민의 삶을 굴착기에 의해 마모되어 가는 여행 가방에 비유했다.

<매트, 보트, 카펫>은 1000여 개의 페트병을 이어 붙여 만든 설치 작업이다. 한 사람이 간신히 몸을 누일 수 있는 매트는 뗏목의 일부로 느슨하게 연결돼 있다. 가족·마을·나라 등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떠나야만 했던 누군가, 그 최소한의 삶의 면적을 매트로, 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작은 보트로, 그리고 하늘을 날아 원하는 이에게 다다르는 마법의 카펫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작업은 지난 1988년 하 작가가 체류했던 님므에서 발생한 엄청난 홍수에서 시작됐다. 작가는 구호품으로 조달된 생수병, 그 빈 플라스틱 병들이 도심에 수없이 굴러다녔던 상황을 예술로 끌어들였다.

서유럽에서 유례 없는 홍수를 겪어내고 있다는 자연 재해 소식이 들려온다. 소비 세계의 패턴을 끊지 못한 우리는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자연의 반응을 겪고 있다.

설치작업은 신작 <네비게이션 Navigation>영상과 함께 어우러지며 차별화된 공간이 형성된다. 영상 속 잔잔한 파도 소리, 모터소리와 맞물리며 매트, 보트, 카펫은 물살에 따라 다가왔다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작은 보트에 몸을 맡기고 바다를 건너야 할 누군가의 불안한 마음이 작품에 담겼다.

작가 하차연은 1983년부터 프랑스와 독일에서 활동하며 프랑스 님므 대학과 독일 브라운츠쉬바이크 미술대학을 졸업, 동대학원에서 이론과정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독일 본 예술기금(1992)과 독일 니더작센주 청년예술작가상(1999)을 수상했으며, 파리 시테 데아르 아틀리에 체류예술진흥작가에 선정(2001)된 바 있다. 

하 작가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 모국에 살지 않는 이방인과 이주민으로서의 삶을 스스로 인식하며 퍼포먼스, 영상작업, 오브제 작업, 사진 작업 등 다양한 예술의 형태로 이를 표현해낸다. 

한편 젊음의 거리 홍대에 위치한 대안공간 루프는 대한민국 1세대 대안 공간으로, 미술 문화 발전을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잠재적인 가능성을 지닌 재능 있고 실험적인 작가를 발굴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것은 대안 공간의 소임이다. 일찍부터 국내외 미술계와 다양한 교류,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동시대의 글로벌한 미술 문화 흐름을 알리는데 앞장서왔다.

▶전시 정보

ㆍ전시명 : <하차연 개인전: 집으로 Return Home>
ㆍ참여 작가 : 하차연
ㆍ전시 장소 : 대안공간 루프
ㆍ관람 시간 : 오전 10시~오후 7시  / 관람비 무료
ㆍ주최·주관 : 대안공간 루프
ㆍ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님 그룹

[사진=시사캐스트/자료제공=대안공간 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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