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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트렌드] 감염 우려에 극장 대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까지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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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트렌드] 감염 우려에 극장 대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까지 가세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08.15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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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사진=디즈니플러스].jpeg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사진=디즈니플러스].jpeg

문화생활, 여가활동, 데이트 코스 등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영화보기’다. 그런데 먼지보다 작은 바이러스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흔들면서 좀처럼 영화를 보기가 어려워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바꾼 여러 풍경 중 하나는 극장을 찾는 이들이 부쩍 줄었다는 거다. 

영화 애호가들마저 밀폐된 공간에서 영화를 보는 행위를 두려워하면서 극장으로 가는 발걸음을 끊었다. 대작들조차 흥행에 실패하면서 일부 영화는 극장 개봉을 아예 포기하고 있다. 흥행작이 감소하니 영화관을 찾는 관객은 더 줄었다.

영화관의 몰락은 숫자로 잘 드러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극장 관객 수는 총 5952만명으로, 전년 대비 73.7% 감소했다. 이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치이다.

극장 매출액은 5104억원으로, 전년 대비 73.3%나 줄었다. 매출액도 2005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68.0%로 10년 연속 외국영화 관객 점유율보다 높았지만, 한국영화 매출액은 3504억원으로 전년 대비 63.9%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횟수는 전년 대비 3.22회 감소한 1.15회다.

영화관은 한국 영화산업의 근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산업 매출의 70~80%가 영화관 티켓값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국내 영화산업이 긴 암흑기를 겪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영화를 아예 보지 않은 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외부로 나가지 않아도 TV나 모바일로 콘텐츠를 손쉽게 볼 수 있는 ‘OTT(Over the Top)’ 플랫폼을 이용했다. 

방송매체 이용행태.자료=방송통신위원회
방송매체 이용행태.자료=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20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8년까지 OTT 서비스 이용자는 국민 표본 중 42.7%였지만, 2020년은 66.3%로 급상승했다. 20대의 OTT 이용률은 78.4%에서 91.6%까지 상승했고, 70대 이상도 2.6%에서 11.3%까지 올라갔다. 정액제·유료 서비스 이용 비율도 2018년 10대가 5%, 20대가 10%, 30대가 9.4%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10대가 20.4%, 20대가 33.4%, 30대가 30.1%로 3~4배 가까이 이용자가 증가했다.

이중 가장 인기가 많은 건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2018년 1.3%에서 2020년 16.3%로 이용률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매출은 4154억5005만원으로 전년(1858억5162만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88억2048만원으로 전년(22억3176만원) 대비 네 배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의 대부분은 월 구독료로 총 3988억원이다. 전년 대비 127% 상승했다. 2020년 말 넷플릭스 유료 구독 계정은 총 380만 가구다. 

넷플릭스를 찾는 가입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이 회사는 올해 한국에 5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진출 이후 5년간 7700억 원을 투자한 상태인데, 2021년 한해에만 55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넷플릭스에 견줄만한 대형 OTT 서비스도 곧 모습을 드러낸다.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OTT인 디즈니플러스가 오는 11월 한국 상륙을 공식화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서비스를 출시한지 불과 1년 4개월만에 유료가입자 1억명을 넘겼다. 한국에서도 많은 가입자를 끌어모을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 독점 공개되고 있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드라마 시리즈가 국내에서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토종 ott 서비스인 웨이브.[사진=미디어SK]
토종 ott 서비스인 웨이브.[사진=미디어SK]

문제는 글로벌 사업자의 경쟁이 격화할수록 국내 사업자들의 입지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국내엔 다양한 OTT 사업자가 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3사가 합작한 웨이브(Wavve), KT의 시즌(Seezn), CJ ENM이 만든 티빙(TVING), 왓챠(Watcha), 쿠팡이 내놓은 쿠팡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들 중 누구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독자법인으로 나온 웨이브나 티빙, 시즌 등은 올해 재무제표에서 흑자 달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는 전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지만, 국내 서비스는 한계가 뚜렷한 내수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판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 서비스도 막대한 콘텐츠 투자를 공언했지만, 투자한 만큼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결국 최종 국면엔 글로벌 OTT 사업자만 살아남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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