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8:07 (금)
[싱글족의 알뜰신잡-㉗] 빅테크만 쫓던 서학개미가 달라졌어요 
상태바
[싱글족의 알뜰신잡-㉗] 빅테크만 쫓던 서학개미가 달라졌어요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08.24 13: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투자는 늘 어렵다. 용어도 난해하고 의미불명의 복잡한 숫자가 나열돼있다. 그렇다고 넋을 놓고 있기엔 앞날이 캄캄하다. 한계가 뚜렷한 월급쟁이 봉급으론 미래를 설계하기가 좀처럼 어려워서다. 결국 떠밀리듯 재테크에 나서긴 했는데, 아뿔싸. 코로나19로 국내 증시가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기준금리까지 역대최저로 낮아지면서 초보 투자자가 섣불리 나서기 쉽지 않은 환경이란다. 재테크, 계속 망설여야만 할까. 월급쟁이 싱글족의 투자법을 알아보자. 이번 편에선 진화한 서학개미들의 투자 행태를 살펴봤다. 


“역시 글로벌 기업들은 민첩합니다. 팬데믹이 장기화하고 있는데도 호실적을 손쉽게 달성하죠. 이번 엔비디아 2분기 실적도 어마어마했습니다. 지난해 말 주당 100달러 초반을 맴돌 때 매수했는데, 지금은 200달러가 훌쩍 넘었습니다. 두 배가 넘는 수익률입니다. 코스피 기업에 투자해선 이런 성적표를 거두기 쉽지 않습니다.”

카페에서 본 정보나 유튜버가 추천해주는 해외주식 종목을 투자하고 있다는 30대 싱글 박성민씨는 서학개미다. 지난해 8월부터 아마존·테슬라 등 유명 빅테크 기업의 종목을 담고 쏠쏠한 수익을 거둔 뒤 지금은 기업 분석을 통해 진지하게 투자에 임하고 있다. 박씨는 뉴욕 증시 대장주 애플을 눈여겨 보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 주식을 다시 매수하려고 합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는 걸 체감할 수 있더라고요. 아마 5G 스마트폰 시장에선 당분간 독주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얼마 전 JP모건도 애플의 목표주가를 높였습니다.”

박씨는 또 TSMC 주식을 추천했다. 반도체 관련주 위기론이 두드러진 가운데에서도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수요·공급 전망과 가격 추세, 업체들 간 경쟁 상황 고려하면 지금이 저점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최근 1년 주가 추이[자료=구글]
엔비디아 최근 1년 주가 추이[자료=구글]

지난해 코로나19가 빚은 폭락장에서 등장한 건 ‘동학개미’만이 아니었다. 외국의 주식을 담는 ‘서학개미’도 급증세를 보였다. 문제는 서학개미들의 투자 동향이 천편일률적이었다는 점이다. 투자 대상이 주로 미국 기술주에 집중돼 있었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전통적인 대형 기술주와 테슬라·니콜라 등 신흥 기술주가 동시에 상위권을 다툰다. 페이스북·넷플릭스 등 콘텐츠 플랫폼 기업도 강세를 보였다. 미국 주식 관련 고급정보를 얻기 힘든 탓에 이름 난 유명 기업들을 위주로 매수한 셈이다. 

문제는 정보가 적다보니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가상화폐 투자 이슈로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날이 많았던 게 대표적이다. 조 바이든 정부와 중국 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르기 시작하면서 많은 IT 기업의 주가가 추락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서학개미도 진화를 꾀했다. 기업 분석을 통해 빅테크에 집중돼 있던 서학 개미의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변화한 것이다. 이밖에도 개별 종목 대신 지수 ETF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으로 수익률 방어에 나선 서학개미도 있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1년 6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를 보자. 지난 2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850억 달러 증가한 2조734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은이 지난 1994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규모다.

다우산업 주가추이[자료=네이버금융]
다우산업 주가추이[자료=네이버금융]

국제투자대조표는 우리나라 금융자산(대외투자)과 금융부채(외국인투자) 잔액을 보여주는 통계 지표다. 특히 대외금융자산 가운데 증권투자가 전분기말 대비 509억달러 급증한 784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 기관과 개인이 가진 해외 주식·채권 금액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았다는 얘기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해외 증시가 폭락한 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상승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를 추가 매수하기보다는 메타버스·친환경 등 인기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투자가 유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