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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TALK] 보이스피싱, 희망과 공포를 저울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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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TALK] 보이스피싱, 희망과 공포를 저울질하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10.18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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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엄마, 나 00인데 폰 고장나서 수리맡겼어. 부탁 있는데 여기로 답장줘."

이 문자를 받은 50대 어머니는 "당시 딸이 집에 없었다면, 이 문자에 답했을 것"이라 말했다. 딸의 이름이 정확히 적힌 문자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마치 당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보이스피싱.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마 내가 보이스피싱을 당할까?' 생각하지만, 실제로 피해를 당하거나 당할 뻔한 사람들은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지만, 정황상 믿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영화와 관련 영상이 제작되고, 곳곳에서는 예방 캠페인이 시행되며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서영교 더불어민주당(서울 중랑구갑) 국회의원은 13일 대구경찰청과 전북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실제 보이스피싱 사례를 소개하며 미끼문자의 위험성과 방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 위원장은 화면에 세 개의 휴대폰 문자를 띄우고 "현장에 계신 분들은 어느 것이 미끼문자고 어느 것이 아닌지 구분해보라"며 "경찰청장님, 이거 구분하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질문했다. 

소개된 세 가지 사례는 카드사나 은행명을 포함해 대출 및 지원금을 신청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의 사례만 정상적인 카드사 광고 문자에 해당하고 나머지 두 개의 사례는 은행을 사칭한 미끼문자였다. 

대부분의 미끼문자는 피해자가 직접 전화를 걸도록 유도하거나 링크를 통해 접속하게 하는 경우로 이뤄진다. 피해자가 '특별신용보증 대출', 선착순 지원' 등의 문구를 보고 전화를 걸면 보이스피싱 집단이 전화를 받아 피해자의 돈을 편취한다. 또 피해자가 문자에 첨부된 링크를 클릭할 시 휴대폰에 악성앱이 설치되고, 이후 보이스피싱 집단이 피해자의 휴대폰을 원격 제어하거나 피해자가 은행으로 거는 전화를 가로채기한다. 이 경우 문자 발송 번호를 실제 은행 번호와 같게 해 피해자가 더 쉽게 속을 수 있다.

한편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한 서 위원장은 "무분별한 광고문자가 사람들로 하여금 미끼문자와 정상문자를 혼동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청년들이 고소득, 해외취업이라는 구직 사이트 내용에 속아 중국 등지에 갇혀 보이스피싱 집단에서 일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며 청년층의 범죄 가담 예방 활동의 필요성도 전했다.       

실제 서 위원장이 인천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보이스피싱 범죄자 중 약 60%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서 위원장은 "미끼문자에 속는 사람들은 실제 대출이 필요한 저소득층이 많고,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자살하고 가정이 붕괴되는 경우도 많다"며 "미끼문자 사례들을 많이 알리고 국민들이 미끼문자에 속지 않도록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또 "경찰뿐 아니라, 카드사, 은행, 휴대폰 제조사, 통신사 등 모든 관계기관이 합심해 책임의식을 갖고 보이스피싱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은 총 22,816건, 피해금액은 5,612억 원으로 하루 평균 100여 건의 범죄가 발생하고, 피해금액은 23억 원에 달한다. 

보이스피싱 사례가 널리 알려지고 예방 활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연령별 피해 현황을 보면 고령자 피해 사례는 여전히 증가 추세다. 국민적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고령자 피해 맞춤형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고 보이스피싱 피해 근절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시사캐스트/법제처/픽사베이, 자료=서영교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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