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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분석] 디즈니도 애플도 어렵다…치열한 한국 'OTT'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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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분석] 디즈니도 애플도 어렵다…치열한 한국 'OTT' 시장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11.23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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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애플TV플러스 로고.[사진 애플TV플러스]
애플TV플러스 로고.[사진 애플TV플러스]

국내 OTT 시장의 경쟁 구도가 새롭게 짜이고 있다. 지난 11월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시장에 상륙했기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전세계 가입자 1억1810만명을 확보한 글로벌 2위 사업자다. 디즈니플러스가 확보한 마블,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의 인기 IP 콘텐츠는 국내에서도 충성도가 꽤 높다. 

디즈니플러스는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한국에선 월 이용료는 9900원, 계정 하나로 최대 7개까지 프로필 생성이 가능하고, 4명의 동시접속을 허용한다. 7명이서 나눠쓸 시 1인당 월 1400원만 내면 되는 셈이다.

디즈니플러스 한국서비스.[사진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 한국서비스.[사진 디즈니플러스]

글로벌 최대 IT 기업 애플의 OTT 서비스 ‘애플TV플러스’도 비슷한 시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애플TV플러스의 가장 큰 장점은 월 6500원이라는 저렴한 이용금액이다. 계정 하나를 최대 6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어서 월 1100원만 내면 애플TV플러스의 각종 콘텐츠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애플TV플러스는 한국 시청자를 겨냥해 특별한 오리지널 콘텐트도 선보였다. 배우 이선균 주연의 ‘닥터브레인’이 대표적이다. 애플TV플러스는 하반기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 주연의 ‘파친코’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은 한국 시장에 IPTV 사업자를 파트너로 삼았다. 애플TV플러스는 SK브로드밴드와 손을 잡았고, 디즈니플러스는 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었다. IPTV가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점유율 강자로 꼽히는 만큼,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TV 리모컨에 해당 OTT의 전용 버튼을 넣거나, 요금을 할인하는 식으로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이렇게 진출한 새 OTT 사업자를 둘러싼 평가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디즈니플러스는 자막 품질을 두고 유저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서체로 표현한데다, 일부 사용 환경에서는 화면과 자막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다. 성의 없는 번역을 보이거나, 세계관 용어 이해에 미숙한 사례가 다수 벌어지고 있다는 누리꾼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인기 콘텐츠로 거듭난 오징어게임.[사진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로 거듭난 오징어게임.[사진 넷플릭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완성도가 낮다는 비판도 많다. 화면 잠금이 지원되지 않거나, 유저 인터페이스가 너무 불편하게 설계됐다는 평가다.

평소 마블 세계관의 팬이라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하게 됐다는 직장인 김연희씨(34세)는 “넷플릭스와 비교해 영상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기능도 눈에 띄지 않고, 검색 기능도 부실해 보고 싶은 콘텐츠를 손쉽게 볼수 없다는 점이 불만”이라면서 “마치 구글 번역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자막을 보다보면 몰입도마저 깨져 오래 구독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애플TV플러스는 소비자 관심도가 너무 낮아서 문제다. 애초에 OTT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꼽히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숫자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애플TV플러스는 70여개 오리지널 영화·드라마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데, 수천 수만 단위의 독점 콘텐츠를 보유한 경쟁 플랫폼과 비교하면 빈약한 라인업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콘텐트 투자에 잠깐이라도 소홀해 볼만한 콘텐트가 없다면 소비자가 언제든 구독을 해지할 수 있는 게 이 시장의 냉정한 논리”라면서 “아직 진출 초기이긴 하지만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에 이어 ‘지옥’을 연이어 히트시킨 상황에서 후속 플랫폼의 당장의 선전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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