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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먹는 치료제 나오면 정말 팬데믹도 끝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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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먹는 치료제 나오면 정말 팬데믹도 끝날까요?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12.27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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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간편하게 먹는 치료제가 나왔다면서요. 병원에 안가고 집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면 코로나19 팬데믹도 사라지는 게 아닐까요. 이젠 일상을 회복하고 싶어요. 방역지침을 지키는 것도 너무 힘듭니다. 백신 부작용 소식이 계속 나오는 가운데 백신을 꾸준히 접종하는 것도 무섭고요.”

코로나19를 둘러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제약사들이 먹는 치료제를 잇달아 긴급사용승인하면서다. 미 FDA는 12월 22일(현지시각)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항바이러스 알약 ‘팍스로비드’를 가정용으로 긴급사용하는 걸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FDA는 이튿날인 23일엔 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를 긴급사용승인했다.

국민들이 먹는 치료제에 거는 기대는 크다. 치료제 자체가 귀할 뿐만 아니라 정맥주사로만 가능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했던 코로나19 환자들이 초기에 집에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먹는 치료제가 감염병의 확산을 막은 사례가 있다. 2009년 5월 신종플루가 창궐할 때가 대표적이다. 

멕시코에서 처음 발생한 이 질병은 사망자가 150명 넘게 나오고 각국으로 급속히 확산했다. 국내에서도 그해 7월부터 감염자가 늘기 시작해 8월에 첫 사망자가 나왔다. 이후 유행이 퍼지면서 일부 지역은 휴교령이 내려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먹는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신종플루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이후 신종플루 백신이 조기 생산·도입되면서 이듬해 무렵에는 계절 독감 수준으로 위험도가 낮아졌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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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먹는 치료제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다. 실제로 화이자에 따르면 팍스로비드의 효과는 상당해서다. 백신 미접종자 중 비만이거나 당뇨병·심장병 등 고위험군인 코로나 환자 1219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한 결과 실제 팍스로비드를 복용한 775명은 위약(僞藥)을 먹은 다른 환자군에 비해 입원·사망이 89% 감소했다. 코로나에 감염된 지 5일이 지나고 투약해도 입원·사망 예방 효과가 85%로 높게 나타났다. 

결국 이 치료제가 국내엔 언제 들어올지가 관건이다. 확진자 수는 5000~7000명대를 넘나들고 있고 위중증 환자는 1100명대로 치솟았다. 질병관리청은 거리두기 효과가 감소할 경우 1월 말 하루 확진자가 최대 84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병상 가동률은 80% 돌파를 앞두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부는 이미 밝힌 7만명분보다 훨씬 많은 30만명 분 이상의 치료제 구매 협의를 화이자사와 진행해 왔고, 이제 그 계약이 곧 마무리될 단계”라면서 “조만간 질병청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먹는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금세 코로나19가 종식될 거라곤 보지 않고 있다. 특히 치료제가 개발·상용화돼도 백신은 계속 맞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전염병 권위자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하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먹는 치료제를 개발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알버트 볼라 역시 “(먹는 치료제 때문에 백신 접종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건) 끔찍한 실수”라며 “치료제 개발 소식이 (백신을 맞지 않아)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고 가정과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경구용 치료제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건 백신과 치료제의 기능 차이 때문이다. 치료제는 감염된 초기 환자들의 증상 발생을 막기 위한 것인 반면, 백신은 항체를 형성시켜 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것으로 역할이 다르다는 거다.

결국 경구용 치료제는 감염 초기에 먹어야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반면 백신은 감염과 중증·사망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다. 백신과 치료제 효과를 혼동해선 안되는 이유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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