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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비혼주의 증가...비혼 독신자들도 친양자 입양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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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비혼주의 증가...비혼 독신자들도 친양자 입양 가능할까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2.01.24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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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만난 가족들도 당당히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입양된 아이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것만으로 충분해요”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책 표지 캡처.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책 표지 캡처.

시대가 변했다. 그만큼 가족의 구성원도 바뀌고 가족의 형태도 달라졌다. 예전처럼 꼭 핏줄로 이어진 집합체의 가족이 아닌 가슴으로 낳고 사랑으로 보듬을 수 있는 관계도 가족으로 당당히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되는 시대가 왔다. 그래서일까.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독신 입양’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 사회는 아직 입양에 대한 선입견이 여전한 데다, 더욱이 독신 입양은 조건과 절차가 꽤 까다로운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맺어진 입양 가족은 “세상에 태어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한다.

비혼주의자지만 홀로 남겨진 친구의 아이 때문에 입양 결심

MBC뉴스화면 캡처.
MBC뉴스화면 캡처.

직장인 곽모(35)씨가 입양에 관심을 두게 된 건 지난해 친구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난 후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자매처럼 지내던 절친이 갑작스레 암에 걸린 후 1년 정도 치료를 받다가 하늘나라로 갔다. 문제는 친구가 결혼 후 딸아이를 낳았는데 결혼하는지 3년 만에 이혼을 해 혼자서 4살짜리 딸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아이의 아빠는 재혼해 가정을 꾸리고 있었고 이미 새 가정에서 아이도 낳았다. 혼자남은 친구의 딸은 외할머니댁으로 가게 됐지만, 할머니 역시 고령으로 언제까지 아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말 가족보다도 더 친한 친구였습니다. 서로가 숨김없이 다 터놓고 지낼 만큼 믿고 의지했는데... 친구가 떠난 자리도 이리 허탈한데 아이는 엄마의 빈자리가 얼마나 그리울까요. 저는 아직 결혼하지 않아서 엄마의 심정으로 아이를 바라볼 수는 없지만 앞으로 이 아이가 어떻게 커갈지 걱정되고 불안합니다.” 

사실 곽씨는 비혼주의자다. “20대 때는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었어요. 남자친구도 없으면서 어떤 드레스를 입을지 부케는 어떤 꽃으로 할지 미리 다 생각해 놨었어요. 그런데 30대가 되고 난 후 ‘난 결혼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자친구보다 내 일이, 내 생활이 우선이다보니 매번 같은 문제를 두고 다툼을 했습니다.”

[자료=여성가족부]
[자료=여성가족부]

그런 그가 친구의 죽음으로 친구의 딸을 한 달에 두 번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함께 지내며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엄마 자리를 메워줄 만큼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지만 적어도 세상에는 할머니 외에 이모도 이렇게 너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은 느끼게 해주고 싶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할머니가 아이를 돌봐주시지 못할 상황이 되면 이 아이를 입양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인터넷으로 독신 입양을 찾아보고 비혼 카페에서 독신 입양의 자격이나 절차 등을 알아보고 있다.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한 명 더 입양하고 싶다”

SBS집사부일체 화면 캡처.
SBS집사부일체 화면 캡처.

주부 김모 씨(54)는 성인인 큰아들과 고등학생인 둘째 아들, 중학생이 된 딸 하나를 둔 자식 부잣집이다. 특이한 점은 큰아들을 빼곤 둘째와 셋째가 모두 입양을 통해 가족이 됐다는 사실이다. 둘째는 돌 무렵, 막내는 4개월일 때 입양됐다.

“남편이 연구원이라서 결혼 후 바로 미국으로 가게 되었어요. 미국에서 신접살림을 차리고 결혼생활을 하던 중 큰 아이를 낳았고, 아이를 키우며 평범한 주부로 살았습니다. 제가 살던 버지니아주에서 가끔 봉사활동을 했는데 어느 날 한국 아이가 버려져 보호센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후 그 아이를 돌보기 위해 종종 센터를 방문했는데 집에 올 때면 마음이 너무 아리고 아파서 도저히 그곳에 홀로 두지 못하겠더라고요. 한 달가량 남편과 긴긴 상의 끝에 아이를 입양했습니다.” 

그는 아이를 키우며 행복했고 이런 행복은 함께 누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아동보호센터를 방문, 딸 아이를 입양했다. 그는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한 명 더 입양하고 싶다”면서 “내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 ‘나는 혼자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다’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가족형태가 구성되는 만큼 보는 이들의 시각도 변해야 해

[사진=구글이미지 캡처]
[사진=구글이미지 캡처]

이제는 일반적으로 ‘정상 가족’으로 받아들여 지는 형태에서 벗어나 입양, 비혼 동거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핏줄로 이어지지 않았거나 결혼하지 않았어도 남들과 비슷한 평범한 가족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이런 관계를 ‘비정상적’이거나 ‘이상한 가족이란 기존 인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고 다양한 가족형태가 구성되는 만큼 보는 이들의 시각도 변해야 한다.

김 씨는 “학교에서조차 모를 땐 아무 문제가 없는데 아이들이 입양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다른 시각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런 시선이나 태도들이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큰 상처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꼭 내 핏줄만이 가족이 아닌 가슴으로 만난 가족들도 당당히 존중받고 사랑받아야한다”면서 “입양은 슬프거나 주눅들 일이 아닌 가족이 생겼다는 즐거움을 느끼며 축하받아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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