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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초박빙 승리’ 윤석열, 이념·세대 갈라치기 통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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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초박빙 승리’ 윤석열, 이념·세대 갈라치기 통합할 수 있을까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2.03.10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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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총 1639만 4815표(48.56%)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1614만 7738표, 47.38%)와의 격차는 24만7077표(0.76%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1987년 치러진 13대 대선 이후 최소 득표차를 기록했다.

개표 중반까진 이 후보가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개표율 51% 시점에 윤 후보가 처음으로 역전했고, 이후로도 0.6~1.0%포인트의 격차를 유지했다. 개표율이 90%를 넘어섰음에도 당선인을 확정 짓지 못하는 초박빙의 대결이었다. 

보수진영 입장에선 이번 선거로 5년 만에 정권을 탈환에 성공했다. 부동산 이슈를 해소하지 못했고, 코로나19 민생 대책이 허술하단 평가를 받으면서 전국 민심은 ‘정권 심판론’에 기울어 있었다.

윤 당선인은 10일 대선 승리가 확정된 뒤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오늘 이 결과는 저와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와 함께한 국민의당의 승리라기보다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쟁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두고도 “이제 우리의 경쟁은 일단 끝났다”면서 “모두 힘을 합쳐서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위로했다. 

제20대 대선 현황.[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0대 대선 현황.[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윤 당선인은 취임 일성으로 협치를 강조했다. “당선인 신분에서 새 정부를 준비하고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선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은 의석수가 적다. 재보선 선거에서 확보한 4석을 더하더라도 110석에 불과하다. 국민의당과 합치더라도 113석에 그친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172명이나 된다. 국민의힘의 현재 의석수로는 당장 정권 초대 국무총리 인준부터가 쉽지 않다. 본회의 인준 표결을 거쳐야 해 민주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새로운 정부 초대 장관들은 모두 민주당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청문회를 치러야 한다.

여야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쟁점 법안 처리도 쉽지 않다. 민생 안정과 국가 경제 경쟁력 제고를 강조한 공약을 이행하려면 법안을 만들거나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이 역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출구조사 발표부터 개표 막판까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이면서 헌정사상 최소 득표 차 기록까지 세웠다는 점도 윤석열 당선인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나머지 절반은 윤 당선인을 뽑지 않았다는 뜻으로,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진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이 윤 당선자를 선택한 것도 매력적인 공약 때문이라기 보다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 힘입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국민의힘 측이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을 기뻐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국민의힘 측이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을 기뻐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무효표가 30만표나 나온 것도 의미심장하다. 19대 대선 당시 무효표(13만5천733표), 18대 대선 당시 무효표(12만6천838표)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치일뿐만 아니라 두 후보간 표차(26만표)보다도 많다. 국민의당 안철수,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의 후보직 사퇴 뿐만 아니라 역대급 비호감 선거로 불리던 이번 선거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의사표현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가뜩이나 이번 대선은 선거 운동을 벌일 때도 지역·이념 갈등뿐만 아니라 세대·젠더 갈등까지 격화했다. 이런 갈등은 표로 잘 드러났다. 호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영남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20대 대선 개표 결과 이 후보는 호남에서 80% 이상, 윤 당선인은 영남에서 70%이상 지지율을 기록했다. 각각 싹쓸이에 가까운 득표를 했다.

세대별 갈등도 확연히 드러났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경우 이재명 후보 36.3% 윤석열 당선인 58.7%, 20대 여성은 이재명 후보 58.0% 윤석열 당선인 33.8%를 각각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당선인이 이대남(20대 남성)에게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은 만큼, 이대녀(20대 여성)가 이 후보를 지지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강화’ 등 젠더 갈라치기 공약을 내세운 것이 이번 대선에서 2030 여성 다수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는 30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0대 남성은 이 후보 42.6%, 윤 당선인 52.8%, 30대 여성은 이 후보 49.7%, 윤 당선인 43.8%를 득표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윤 당선인은 30대 남성들로부터도 비교적 높은 지지를 얻었지만, 30대 여성들로부터는 이 후보가 높은 지지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윤 후보는 20·30대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던 셈이다. 

통합과 협치가 새 정부를 여는 최대 과제로 떠오른 이유다. 윤석열 당선인은 10일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당선인으로서의 첫 발을 뗐다. 당초 오전 10시부터 참배하기로 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오전 10시 10분부터 20분까지 전화 통화를 하느라 일정이 다소 지체됐다.

윤 당선인은 현충탑에 헌화하고 분향한 후 방명록에 “위대한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의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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