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8:07 (금)
[김선우의 컬러스피치] 선한 의도에도 상대방이 짜증을 낸다면?
상태바
[김선우의 컬러스피치] 선한 의도에도 상대방이 짜증을 낸다면?
  • 김선우 스페셜MC대표
  • 승인 2022.05.02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선우 스페셜엠씨 대표)

 

흔히 남녀 사이에 많이 발생하는 일이다. 주로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위해 준비했지만, 의도치 않게 짜증을 내는 상황이 발생한다.

필자가 스키를 처음 배우고 2번째 타는 날 남자친구와 남자친구의 친구들과 스키를 타러 갔는데, 남자친구의 친구들이 짓궂게 최상급 코스로 가자고 해서, 리프트를 타고 정상에 도착했을 때, 급경사에 무서워서 울며 겨자 먹기로 겨우 혼자서 기어서 내려온 적이 있다. 

스키를 타고 와서 다음 날, 남자친구가 스키를 잘 타는 방법이 나와 있는 책을 내게  선물했는데, 그 책을 보자마자 짜증이 올라왔다.

왜 그랬을까?

첫째, 내가 스키를 잘 타고 싶어 하는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스키를 못 타니까, 스키 교본을 선물하면 좋아하겠지?라는 단편적인 생각이었겠지만, 나는 스키를 잘 타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았다.

둘째, 남자친구와 친구들의 장난이었지만, 너무 높은 코스는 2번째 스키를 타는 내겐 너무 버거웠다. 거기다가 기어서 겨우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얼른 오라며 웃으며, 가버리는 남자친구와 친구들을 보며 스키를 더 배우고 싶은 마음보다는 스키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그 책을 보자마자, 남자친구와 친구들의 비웃음이 먼저 떠올랐던 것이다. 

아마도 남녀 사이에는 여러 가지 사례로 의도치 않게 선한 의도의 상대는 어리둥절하고, 선한 의도에도 짜증을 내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또한 일을 하면서도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분명 누군가는 선한 의도로 도와주고자 했지만, 의도치 않은 퉁명스러운 대답을 들을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나의 선한 의도를 상대는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상대가 '그것을 원하느냐.'이다. 원치 않은 도움이나 조언은 상대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게 짜증을 내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면,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하는 생각은 '나의 선한 의도와 달리 상대가 원한 것을 무엇이었을까?'이다. 

아마 그 질문을 던진다면 '상대가 원한 것은 이게 아니었구나. 상대가 원치 않는 것을 더 해주려고 할 때 오히려 더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사람 간의 관계는 참 어렵다. 내가 아무리 선한 의도를 가진다 하더라도 상대가 원하지 않는다면 좋지 못한 소리를 듣게 될 것이고, 그렇다고 무관심하면 또 무심하다고 한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먼저 앞서기보다는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도 생각하고, 항상 상대가 왜 그랬는지 물음표를 던져보자. 그러면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며, 상대가 이해되기 시작할 것이다.

최근 필자는 넷플릭스를 통해 '블랙독'이라는 드라마를 접했는데, 기간제 교사가 정교사가 되기까지 얼마나 힘든지, 기간제 교사가 정교사들 사이에서 얼마나 잘 버텨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이는 교사 뿐 아니라, 세상에 비정규직에 대한 목소리였다. 필자는 드라마를 통해 또 다른 직업들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기간제 교사였던 친구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간제의 상황 속에서 동료 교사와의 갈등으로 자주 연락이 왔었는데, 그 상황이 되어보지 않으니, 늘 100% 다 이해하지는 못했었다. '그 친구 정말 힘들었겠구나. 많이 불안했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 드라마를 좀 더 빨리 접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아무리 선한 의도에도 상대방이 원치 않았던 것이라면 의도치 않게 싫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을. 마음은 보이지 않아서 내 마음대로 해석이 가능하고, 상대의 마음을 다 알기란 어렵겠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은 서로를 더 끈끈하게 만들어 주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시사캐스트] [사진=픽사베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