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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거리두기 완화로 인기 예식장·스드메 ‘예약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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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거리두기 완화로 인기 예식장·스드메 ‘예약전쟁’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2.05.03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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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예식장은 이미 풀예약...수요 급증에 가격도 인상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손예진, 현빈 결혼식 보도자료용 사진.
손예진, 현빈 결혼식 보도자료용 사진.

내년 하반기 결혼을 앞둔 한 예비부부는 “요즘은 미리미리 결혼을 준비해야 한다”는 친구들 말에 얼마 전 가벼운 마음으로 예식장 상담을 받았다. 이들은 내년 9월 결혼 예정이라 아직은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 그동안은 특별히 식장이나 스드메 등을 알아보지 않았다. 그런데 아직 1년 이상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에 자리가 거의 다 차 있어 깜짝 놀랐다.

예비신랑은 “결혼 날짜는 예비부부 일정이 아닌 예식장 일정에 맞춰 정해야 한다고 친구들이 말했는데 농담인 줄만 알았다”며 “농담이 아니라 실제라는 것을 알고 당황했다”라고 말했다. 4월 29일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를 발표하는 등 일상회복이 가까워지면서 웨딩업계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내가 하고픈 식장은 풀로 예약이 되어 속상해”

@픽사베이
@픽사베이

예비신부 송모(33)씨는 “올해 12월에 결혼하는데 내가 원하는 식장은 이미 다 차 있어서 생각지도 못했던 식장으로 예약했다”며 “가장 행복하고 기쁜 날 내가 원하는 곳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었는데 도저히 일정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비어있는 식장으로 예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결혼을 미룬 예비 신혼부부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예식장은 물론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예약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도권 인기 예식장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까지 주말 낮 12~2시 등 선호도 높은 시간대 자리가 꽉 차 있다. 한 웨딩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4, 5, 9, 10월 등 성수기에만 홀 예약이 어려웠는데 요즘은 일 년 내내 대다수 시간대가 마감돼 있다”면서 “코로나로 결혼을 미룬 이들이 대거 몰려 식장에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예식장은 홀 상담 일정을 잡는 것조차 어렵다.

대부분의 식장이 상담 1~2주 전 오전 10시경부터 전화 예약을 받는데,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10~20분 만에 예약이 마감되거나 전화 연결 자체가 어려워 예비부부를 초조하게 하고 있다.

‘바로 예약 안 하시면 다음 대기자에게 넘어갑니다’라는 말에 몰아치면서 결정

@포스트제공.
@포스트제공.

예식장뿐 아니라 ‘스드메’로 불리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예약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예비부부가 원하는 대로 업체, 전문가, 시간대를 모두 맞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단 이야기가 나온다. ‘다이렉트 결혼준비’ 등 주요 웨딩 커뮤니티에서는 스드메 예약 팁이 공유되기도 한다.

예비신부 나모(35)씨는 “나이가 있어 올해 결혼하려고 지난해 말부터 스드메를 알아봤는데 나름 유명하다는 곳은 예약이 꽉 차 있었다”며 “여러 군데 알아보다가 예약이 취소된 곳이 있어 간신히 하기는 했는데 생각할 시간도 없이 ‘바로 예약 안 하시면 다음 대기자에게 넘어갑니다’라는 말에 몰아치면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을 즐겁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해치우는 듯한 느낌으로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씁씁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스몰웨딩 아닌 대규모 웨딩을 선호해

@롯데호텔 제공.
@롯데호텔 제공.

코로나 이후 인기를 끌던 스몰웨딩 트렌드는 다시 대규모 웨딩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웨딩업계 관계자는 “예식장 인원 제한이 심할 땐 아예 가족, 친지, 가까운 친구만 모이는 스몰웨딩 수요가 많았다”면서 “요즘은 250~350명 수준의 대형 웨딩으로 알아보는 예비부부가 다시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에 결혼한 한 부부는 “코로나로 하객 인원에 제한이 있어서 참석자 리스트를 만들어 수십 번 수정했다”라며 “누구는 초대하고 누구는 안 하면 서운하게 생각할 것 같아 최종적으로 가족 중심으로 식을 올렸다”고 말했다. 한 예비 신랑은 “다음 달 말에 결혼하는데 갑자기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바람에 하객들을 더 초대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며 “소규모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예비부부 수요 폭발로 예식장, 스드메 업체 가격 인상

이런 분위기 속 슬그머니 가격 인상에 나서는 업체도 있다. 예비신부 이모(30)씨는 “이전부터 로망이던 예식장이 있는데 지난해 알아봤을 때와 올해의 견적이 크게 차이가 났다”라면서 “대관료는 100만 원 이상 인상됐고 식대도 견적이 많이 올라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지난해 결혼할 걸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스드메도 마찬가지다. 오는 8월 결혼을 앞둔 진모(34)씨는 “미리 찜해둔 웨딩드레스가 몇 주 만에 50만 원가량 올라 입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며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내기는 했는데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튜디오와 메이크업은 예약이 꽉 차서 촬영을 두 달이나 미뤘다”며 “요즘은 결혼을 결정하면 1년 이상 기간을 둬야 차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웨딩업계 관계자는 “일상 회복이 본격화하면서 웨딩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예비부부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만큼 인기 예식장이나 스드메 업체의 가격 인상이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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