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4 16:23 (금)
[금주의 신간/음반] 장발장, 뱅크 7.5집 ‘From Vitalsigns’ , 앤드류 로이드 웨버 ‘클래시컬 트리뷰트(Classical Tribute)’
상태바
[금주의 신간/음반] 장발장, 뱅크 7.5집 ‘From Vitalsigns’ , 앤드류 로이드 웨버 ‘클래시컬 트리뷰트(Classical Tribute)’
  • 이민정 기자
  • 승인 2008.06.20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발장

빅토르 위고 지음, 안선형 그림

‘장발장’은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원작으로 한 동화다. 원작이 워낙 방대한 작품이다 보니 원작을 완역한 작품은 드물고 ‘장발장’이란 제목으로 줄거리만을 축약한 번역본들이 국내에 다수 소개되고 있다.

장발장은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이다. 그는 순진한 시골 농부로 살다 굶을 처지에 놓여 있는 조카들이 걱정돼 빵 한 조각을 훔치다 붙잡혀 5년 형을 선고받고 뚤롱에 있는 감옥에 보내진다.

형기를 마칠 무렵 조카들이 걱정된 나머지 탈옥을 감행하다 체포돼 형기가 늘어나고 이후에도 탈옥이 반복된 끝에 19년이란 긴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고 만다.

감옥에서 나온 장발장은 46세가 돼 있었고 사회는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감옥에서 나와 잠잘 곳을 찾지만 어딜 가나 쫓겨나는 신세인 자신을 발견한다.

한 노부인의 안내로 미리엘 주교의 주교관을 찾은 장발장은 친절과 온정을 베푸는 미리엘 주교에게 인간미를 느끼지만 주교가 잠든 사이 은그릇을 훔쳐 달아난다.

장발장은 헌병에게 붙들려 미리엘 주교 앞에 끌려 와 다시 감옥에 보내질 위험에 빠지지만 미리엘 주교는 오히려 장발장에게 은촛대까지 주며 정직하게 살 것을 호소한다.

미리엘 주교에게 감화된 장발장은 거듭 태어나 사업가로 큰 부를 이루고 시장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사업가와 시장으로서 장발장은 늘 가난한 이들과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 일생을 산다.

‘장발장’에는 장발장의 극적인 인생사뿐만 아니라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뜨거운 사랑이야기와 프랑스의 격동적인 혁명의 역사도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거인, 192쪽, 8,000원

뱅크 7.5집 ‘From Vitalsigns’

뱅크 7.5집 음반은 창작곡이 아닌 리메이크 곡으로 채워져 있다. ‘재회’,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같은 하늘 아래’, ‘미련’ 등 70~90년대 널리 불려지던 곡들을 새로운 연주와 감각으로 담아냈다.

‘편곡은 새로운 창작’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리메이크 음반의 명반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확히 말하면 뱅크의 7.5집 음반은 리메이크 곡인 동시에 창작곡이기도 하다.

대중음악에 있어서 과거와 단절된 순수한 창작곡이란 있을 수 없다. 팝의 신화라고 하는 비틀즈조차도 초창기에는 50년대의 곡들을 리메이크해 부르기도 했다.

리메이크 곡이 원곡을 능가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좋은 예가 있다. 심수봉이 부른 ‘백만송이 장미’다. ‘백만송이 장미’는 본래 러시아의 민요를 원곡으로 하고 있다.

장대하고 유려한 율조는 러시아만의 대곡 스타일을 느끼게 한다. 이 곡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노래한 심수봉은 자신이 부른 많은 곡들 중에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인권이 불러 유명해진 ‘사랑한 후에’도 ‘알 스트어트’의 원곡보다 오히려 호평을 받고 있다.

뱅크의 7.5집 음반을 듣고 있으면 리메이크 곡이 원곡보다 훌륭한 곡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알게 된다. 리메이크가 단순한 모방에 근원한 것이 아니라 고민과 열정의 산물이라는 생각도 든다.

특히 앨범의 4번 곡인 ‘사랑의 서약’은 한동준의 1995년 곡을 원곡으로 하고 있는데 호소력 있는 보컬과 투명한 피아노, 경건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오르간과 박력 있는 드럼 등 어느 한 요소도 부족함이 없는 명곡이다.

2000년대 들어 복고 바람이 불면서 리메이크 음반이 붐을 이루고 있지만 뱅크의 7.5집 음반이야 말로 리메이크의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 ‘클래시컬 트리뷰트(Classical Tribute)’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을 모은 ‘클래시컬 트리뷰트’는 로이드 웨버의 60회 생일을 기념해 출시됐다.

로이드 웨버라는 이름도 보통명사화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이름보다 ‘에비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캣츠’, ‘오페라의 유령’, ‘애스펙츠 오브 러브’등 뮤지컬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그의 작품들은 작품을 실제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작품명만큼은 낯설지 않다.

로이드 웨버는 뮤지컬 작곡가라기보다 클래식의 작곡가 같은 인상을 풍긴다. 흔히들 20세기 초반까지 활동한 구스타프 말러를 마지막으로 클래식의 거장을 사라졌다고 말한다.
 
말러의 교향곡들은 대가다운 기품과 난해함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말러 이후 클래식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작곡가는 정말로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작품들은 모차르트나 바그너의 오페라에 비결될 정도로 클래식의 반열에 올랐다고 평하는 것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로이드 웨버는 음악이 단지 ‘소리’에 머물러 있다면 의미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래서 소리와 연기의 결합인 뮤지컬을 창작하고 있는 듯하다.

그의 뮤지컬이 오페라와 다른 것은, 그래서 클래식의 부류에 포함되지 않는 이유는 대중음악적인 요소가 다분히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그의 뮤지컬을 두루 듣다보면 클래식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오페라의 유령’처럼 락적인 성격이 강한 곡도 발견할 수 있다.

오히려 뮤지컬이라는 한 장르 속에 여러 부류의 음악을 혼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로이드 웨버의 위대성을 발견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로이드 웨버의 60회 생일을 맞아 발매된 ‘클래시컬 트리뷰트’ 음반은 뮤지컬 입문자나 로이드 웨버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