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7 11:01 (금)
[경제포커스] “내 집 마련했는데도 걱정… “대출이자가 너무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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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내 집 마련했는데도 걱정… “대출이자가 너무 비싸”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2.11.29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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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족 "차라리 부모님께 얹혀사는 것이 마음 편해"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플랫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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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30대 절반 이상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집 살 돈이 없어 독립하지 못하고, 취업을 못해 부모님과 함께 산다고 말한다. 자신들을 사회가 내몬 ‘캥거루’라고 부른다.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미혼 인구 중 부모와 동거하는 사람의 비율은 54.8%로 절반을 넘어섰다. 30~34세의 경우엔 57.4%, 35~39세도 50.3%로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인구 중 42.1%는 취업을 못한 상태로 조사됐다. 

“직장인 월급으로는 내 집 마련은 꿈같은 이야기 전셋값도 비싸” 

직장인 박모씨(34)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캥거루족’이다.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은 왕복 두 시간이 좀 넘는다. 지하철 노선을 두 개 갈아타고, 버스도 타야 한다. 그는 출퇴근 시간을 줄이기 위해 회사 근처에 오피스텔을 구해보기로 했지만, 월급에 비해 비싼 편이라 적당한 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분당에 직장이 있는 그에게 맞는 원룸들은 너무 작고 주변에 마땅한 편의점 하나 없었고, 괜찮은 곳은 보증금이 너무 비쌌다. 결국 박씨는 한 달 가까이 집을 보러 다녔지만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해 부모님의 집에서 그냥 살기로 했다.

시흥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정모씨(35)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독립을 꿈꿨다. 하지만 7년 가까이 4개의 집을 전전하며 정씨가 느낀 건 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단열이 안 되는 곳, 보안에 취약한 곳들도 많았고 무엇보다 2년꼴로 집을 옮겨야 하니 늘 불안했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버티는 집주인들도 있었다. 결국 지난해부터 부모님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요즘 집값이 하락세라고 해도 직장인들에게는 꿈도 못 꿀 이야기”라며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요즘 이자가 너무 비싸 그 또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까지 부모님집에 얹혀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전했다. 

KOSTAT 통계플러스 봄호…저(低)혼인 심층분석

@통계청 통계개발원 제공.
@통계청 통계개발원 제공.

청년 고용불황과 비혼·만혼이 심화하면서 30대 미혼남녀 절반 이상이 ‘캥거루족’으로 불리는 부모동거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개발원이 펴낸 KOSTAT 통계플러스 2021년 봄호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저(低)혼인 시대, 미혼남녀 해석하기’(박시내 통계개발원 서기관) 연구가 실렸다. 연구에 따르면 만 20~44세 미혼남녀 중 부모동거 가구(캥거루족) 비중은 30~34세 57.4%, 35~39세 50.3%를 차지했다.

나홀로 가구(1인 가구) 비중은 30~34세 25.8%, 35~39세 32.7%였다. 30대 캥거루족 비중이 나홀로족 대비 각각 31.6%포인트(p), 17.6%p 더 높았다. 캥거루족의 70.7%는 자가 주택에 거주한 반면, 나홀로가구는 59.3%가 월세에 거주했다. 또 나홀로가구의 취업자 비중이 부모동거 가구보다 16.7%p나 더 높았다.

취업난에 이은 주택난으로 캥커루족 비혼 선택 높아져 

@통계청 제공.
@통계청 제공.

결혼에 대한 인식은 미혼 여성이 미혼 남성보다 더 부정적이었다. 결혼하지 않은 30∼44세 남녀를 대상으로 결혼 필요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은 남성이 13.9%, 여성이 3.7%로 10.2%포인트 차이가 났다. “하는 편이 좋다”는 의견은 남성이 31.5%, 여성이 17.7%로 13.8%포인트 벌어졌다. 이에 비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견해는 남성이 45.9%, 여성이 61.6%로 여성이 15.7%포인트 높았다.

또 “하지 않는 게 낫다”는 답변은 남성이 6.4%, 여성이 15.5%였다. 비혼의 주된 이유는 미혼 남성의 경우 가장 많은 18.4%가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를 꼽았다. 이어 “소득이 적어서” 15.0%, “결혼에 적당한 나이를 놓쳐서” 10.9% 순이었다.

미혼 여성도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가 23.4%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2순위는 “결혼보다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19.3%), 3순위는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12.4%)로 남성과 차이가 있었다.

“내 집 마련해서 좋아라 했는데 생활은 더욱 빈곤해져”

실제로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57.9%에 그친다. 경제적 자립도가 낮은 게 독립을 못하는 주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공무원인 양모씨(40)는 “‘지난해 영혼까지 끌어모아 노원구에 집 한 채를 마련했다. 대출을 3억 넘게 받았다. 투자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 교육 때문에 노원에 자리잡게 됐지만 대출이자와 종부세가 부담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대출이자가 너무 높아 월급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어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내 집을 마련했다고 좋아했는데 1년도 안 돼서 생활이 더 빈곤해졌다”며 “이 집 한 채가 전부인데, 청년층을 대상으로라도 종부세 감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에 호의적인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의 청약제도는 가입기간, 부양가족 등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다”며 “세대별로 경쟁을 하게 하는 등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원룸 중심인 청년주택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이 원하는 집은 ‘진짜 집’”이라며 “방 2~3칸의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며 “대출규제·LTV(주택담보인정비율) 완화도 병행해야 취업조차 힘든 청년들의 소외감과 박탈감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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