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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 '책사'] 언어믈리에(?)가 지어낸 32첩 반상의 한국말카세, '말의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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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 '책사'] 언어믈리에(?)가 지어낸 32첩 반상의 한국말카세, '말의 트렌드'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3.01.05 2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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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글자 수 만큼 행복이 커갈 수 있다면. 단 한 권의 책에 깃든 지혜의 책략(?)을 모두 모아 구매욕까지 '업'시켜주는 혼삶인 지적능력 개발 코너.

우리의 현대적 언어를 하나의 채로 걸러보면, '단순한 메시지'와 '세상의 진실'로 분류된다. 그중 곱게 갈린 요즘의 한국어 진실을 32가지 주제로 분석해낸 책, '말의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양태진 기자)

언어가 가진 힘은 뭘까? 단순한 메시지 전달 차원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거나, 원하는 바대로 사로잡아 버릴 수 있는 강력한 무언가에 있을 것이다. 이것이 마치 언어를 활용한 마법이라 여길 수만 있다면, 마법사가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를, 그런 마법 분석서 한 권이 바로 여기 있다. 

현대 언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는 물론이고, 가장 핫한 말의 특징들을 32가지로 뽑아내, 그것이 요즘 세상을 어떻게 바꿔가고 있는지, 그런 변화에 순응하는 방법은 또 무엇일지, 한국어의 다양한 맛과 향을 깊이 음미해 볼 수 있도록 해놓은 언어의 오마카세*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은,

*오마카세 : '맡긴다'란 뜻의 일본어로 메뉴와 요리 방식 모두를 셰프에게 일임하는 랜덤 메뉴의 식사 방식

 

 

일명 '오마카세' 형식을 표방해 만든 일식 요리 메뉴 모습.(상단) 언어, 특히 한국어 또한 이런 메뉴 중 가장 잘 팔리는 것이 무엇일지 따져묻고 싶다면, 이 책을 메뉴판처럼 펼쳐들어도 좋을 것이다.(하단) 이책의 저자 '정유라'는 빅데이터 분석기업의 소셜 빅데이터 연구원으로, 한국 사람들이 온라인 속에서 활용하는 언어에 대한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 그 안에 숨겨진 여러 의미를 찾아내는 열정을 바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책 속 삽화와 무관함.

첫 문장으로 내세운 '텐션'과 '사랑'이라는 단어로, 말이 지닌 효용과 그 가치를 동시에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왜 이런 말을 하지?"

 

라는 질문에서처럼, 눈에 띄는 말들이 새로운 뇌를 자극하는 긴장감은 그 말을 표현한 누군가의 생각을 알고 싶도록 또한 유도하고 있는 것. 이는 곧 우리 사회, 특히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절실하고도 남을, '관심'과 '배려'의 필수 요소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언어 세계로 편입한다는 것은, 그 안에 첫 발을 내딛는 용기로나, 과거의 것을 존중하는 이들의 마음 씀씀이로부터 숭고한 사랑을 들춰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근데 정말, 그것(=새로운 언어 세계)으로부터 우린 진정한 사랑을 발견할 수가 있을까?

 

 

 

말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요즘 말'이 지닌 가치(=사랑)에 주목한 탐구서, '말의 트렌드'

책, <말의 트렌드>의 표지. 이 책의 목차 절반은 다음과 같다. 1부 유행하는 말에는 공통점이 있다 / 1. ‘줄임말’로 가능한 짧게 말한다 / 2. 자주 쓰는 ‘접사’가 시대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 3. 상식을 파괴하는 신박한 언어 조합 ‘하이브리드 언어’ / 4. 시너지를 내는 관계의 언어 ‘묶임말’ / 5. 새로운 시대의 문해력 ‘밈해력’ / 6. 연결되고 확산하며 트렌드를 이끄는 ‘해시태그’ / 7. 클릭을 부르는 새로운 문법 ‘콘텐츠 제목’ / 2부 아이폰보다 더 자주 업데이트되는 말의 지형도 / 1. 인증의 언어,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 2. 호칭의 언어, 뭐라고 불러야 할까? / 3. 관계의 언어, 우리가 무슨 사이인데? / 4. 심리학의 언어, 일상을 이해하는 마음의 말 / 5. 젠더의 언어, 새로고침이 필요한 어휘들 / 6. 차별의 언어, 세상의 이름표를 다시 쓰다 / 7. 자본주의의 언어, 돈의 전성기를 비추는 거울 / 8. 드라마의 언어, 정교한 감상이 명품 드라마를 만든다 / 9. 광고의 언어, 광고가 #광고가 될 때 (사진=시사캐스트)

현대인의 가치를 드러내는 언어의 묘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접사'의 활용에 있다. 이 글의 타이틀과도 매칭되는 이 특별하면서도 익숙한 활용은, '요술 때밀이 장갑'으로 예시화 되고 있는데, 때밀이계의 에르메스*라는 수식어에서 "'정준산업'의 때르메스를 꼭 사세요~!"라는 문장으로 발전한 것만 봐도, 이러한 홍보 글이 입소문을 가속화시켰다는 현상은 '접사'의 효용 가치를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를 빗댄, 이글의 제목 '언어믈리'라는 신조어?처럼, 프랑스어 '소믈리에'에 치킨이 붙은 '치믈리에'나, 그 밖의 쎄한 사람을 감별하는 '쎄믈리에', 맥주를 감별하는 '맥블리에' 등의 단어 및 접사의 조합은 익숙한 것에 또 하나 새로운 차원의 의미를 덧입혀낸, 현대 언어의 가장 단순하고도 특별한 언어유희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에르메스 : 프랑스의 패션 브랜드로 소재와 기능 모두가 최우수의 제품으로 손꼽힌다.

 

 

 

'소믈리에'를 상징화한 캐리커쳐. 서양의 음식점에서 손님이 주문한 요리에 잘 어울릴 만한 와인을 추천해주는 전문가를 '소믈리에'라 칭한다. 주로 '와인'이란 단어를 앞에 추가해 표현하기도.(좌측) 우리가 3D영화를 처음 봤을 때의 인상이란, 입체감이 하나의 눈부신 빛을 뿜어내며 생동감 넘치는 참신성으로 버무려진 것이었다. 언어 또한 이러한 첫인상의 놀라움을 부여해 줄 수 있는 것으로서, 항상 우리의 뇌리에 남아있을 수 있길.(우측)(사진=픽사베이) *책 속 삽화와 무관함.

이런 식의 현대어의 묘미를 관찰자적 시점으로 접근해가던 이 책은 곧, 콘텐츠의 제목으로 언어의 기능을 확장시킨다. 누구나 친절한 배려로 기분 좋을 수밖에 없는 첫 인상. 그와 같은 역할을 하는 모든 것들의 제목(타이틀)은 뭔가 압축적이면서도 참심한 아이디어로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p.91에서 언급한 '평범한 주말'이라는 제목은 단어가 함의하고 있는 의미처럼 정말 그냥 평범하고 말 뿐이다. 하지만, '평범'과 엇비슷한 의미의 '루틴'을 갈아 끼워 넣으면, '주말 루틴'의 형태로서 뭔가 더 생동감 넘치는 참신성을 돋보이도록 해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구체성을 띤 '택배 언박싱'이 '쇼핑 후기'보다는 더 시의적절한 것으로서 잘 언급해 주고 있다.)

 

 

언어는 분명, 우리의 신체 속 또 하나의 근육을 성장시킨다. 이것에 어찌보면 가장 민감해 할 수 있는 MZ세대들 또한, 이러한 근육 키우기에 한 번 매진해 보는 것이 어떨까. 몸 근육은 운동으로, 맘 근육은 말하거나 이 책 읽는 것으로로 말이다.(상단) 사람들이 보다 많은 호감을 갖고, 그 쓰임새에도 훨씬 더 익숙한 언어들이 존재하는 법. 이를 주식에 빗대어 상한가를 친 언어라 칭하던 저자는, 이런 말들이 디지털 언어에도 대거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다. 소위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한 뒤로, 우리의 생활과 밀착되어진 다소 원천이 다른, 그런 색다른 언어 말이다.(하단) (사진=픽사베이) *책 속 삽화와 무관함.

이외에도 이 책은, 사용해선 안될 말 만큼은 꼭 짚고 넘어가는 것 외에, 사람들이 돈을 안 쓰면서도 돈 쓰는 법을 터득했다는 말로, 언어를 통해 시간을 현금화 하는 방식까지 추천해 주고 있다. 이것은 유튜버 영상에 붙은 광고를 시청한 후에, 해당 광고주에게 댓글을 달아 시청자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이러한 방식으로 언어를 활용하는 것 또한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자존감'과 '덕질' 등의 단어들은 나 스스로의 존재감을 드높이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MZ세대들에게 있어선 이것이 가장 중요한 감각과도 같은 것으로 자리잡았다는 저자의 말은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방식을 넘어, '특유의 디테일'에 멈춰 선다. 어느 하나의 영역에 관심과 사랑을 쏟아부으면, 곧 그 언어 또한 풍부해지며 다차원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뒷면 표지. 이 책의 목차 나머지 절반은 다음과 같다. 3부 MZ세대는 왜 그렇게 말할까? / 1. ‘취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 2. MZ세대의 코어 근육 ‘자존감’ / 3. ‘나’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가꿀까? / 4. 행복은 디테일에 깃든다 / 5. 별걸 다 꾸미는 사람들 / 6. ‘이름’을 따라서 놀고 먹고 사는 / 7. 주말은 ‘전체 공개’가 아닙니다 / 8. 모여라 민초단! 공감을 따라 헤쳐 모이다 / 9. 세계관에 지배당하는 자들 / 10. ‘미침’이 부끄럽지 않은 세대 / 11. 작고 하찮은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 12. 다정함이 병인 사람들 / 4부 우리에겐 언어 감수성이 필요하다 / 1. 건강한 마음 밭에서는 건강한 언어의 새싹이 나온다 / 2. 좋은 언어도 전염된다 / 3. 새로운 언어를 만드는 자에게 길이 열린다 / 4. 세상에 몰라도 되는 이름은 없다 / Epilogue 좋은 언상을 지니셨군요! (사진=시사캐스트)

이는 곧, 어휘의 풍성함은 취향과 기호에 따른 해당 영역에 대한 애정(=사랑)의 크기와도 비례한다는 말로 풀이 되고 있다.  ♡장구

 

"구수한 원두라고 말하는 것과 구운 마시멜로와 그레이엄 크래커 맛이 나는 농염한 원두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는 커피를 대하는 태도와 온도 차를 보여준다."

- P.211

 

이 세상을 멈추는 가장 큰 힘, 귀여움. 저자는 또 갑자기 온라인 속 '텐션'을 마구 건드려댄다. 그만큼 온라인이란 공간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라는 것. 이에 그 안에서 가장 큰 힐링을 얻을 수 있는 요소로서 귀여움을 꼽는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이 언어적 미묘함을 넘어선 너무도 강력한 무장해제용(?) 존재감은 언어의 활용에서도 큰 힘을 발휘해 낼 수 있을 만한 방법은 무엇일지, 그 새 지평을 열어 주는 것이었다. (귀여운 말씨, 귀여운 단어 표현 등등..)

현대인들은 수많은 언어의 향기에 휩싸여 산다. 하지만 스스로 코가 너무도 과한 향에 무뎌져 있다거나, 말과 글이 지닌 향기에 그저 민감하기만 하다면, 그로부터 안정을 취할 필요가 다분한 것. 그 방편으로 이 책의 정독을 권하는바, 물론 한 번 읽었다고 해서 득달같이 언어적 유희의 편안한 감성이 찾아와 주진 않을 것이다. 보통의 말에 깃든 의미를 충분히 되새기는 건 물론이고, 새로운 언어 또한 무작정 받아들이기 보단, 내 안에 깃든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매일의 단어장을 업데이트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삶을 성장시키는 유일한 방편으로, 언어는 어느새 우리의 가장 좋은 친구를 닮아있을지도 모르겠다.[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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