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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IFE] “나 혼자 살아도 좋고, 동거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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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IFE] “나 혼자 살아도 좋고, 동거해도 괜찮아”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4.25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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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굴레 안에서 얼마나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갈지 의문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1인가구가 급격히 늘면서 비혼 독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대한민국의 가족 형태가 부모와 미혼 자녀로 이뤄진 전통적인 모습에서 비중이 줄어들고 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젊은층에서 비혼 독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 앞으로도 이런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정부가 우리나라 가구 구조의 향후 30년을 내다보는 장래가구 추계 모형을 개선키로 했다. 인구추계에 이어 가구추계 역시 발표 주기를 5년에서 2년으로 좁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직 경제적으로 자립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결혼은 힘들어”

지난해 취업한 직장인 김모(30)씨는 여자친구가 있지만 결혼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사귄 지 2년 정도 돼서 결혼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경제적으로 자립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며 “여자친구도 이런 상황을 이해한다고는 하지만 내심 서운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 가족의 평균 가구원수는 2.3명으로 2010년 2.9명, 2015년 2.8명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1인가구 비중은 2015년(21.3%)에 비해 9.1%포인트 늘어나 30.4%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가구 비중은 31.7%로 2015년보다 12.5%포인트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 인식 변화로도 나타났다. 가족의 다양한 생활 방식ㆍ가치관에 대한 국민 수용도가 2015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비혼 독신(34.0%), 비혼 동거(26.0%), 무자녀(28.3%)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결혼이라는 굴레 안에서 얼마나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갈지 의문

[이미지=인크루트 제공]
2030세대 대부분이 결혼은 선택이라고 답했다. [이미지=인크루트 제공]

특히 비혼 독신에 동의하는 20대는 53%로 모든 연령층 중에 가장 높았다. 20대는 비혼동거(46.6%), 무자녀(52.5%)에 동의하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20대 다음으로는 10대가 비혼독신(47.7%), 이혼ㆍ재혼(45.0%), 무자녀(47.5%)에 대해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방송인 사유리처럼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비혼출산에 대한 동의 비율은 15.4%로 2015년보다 5.9% 포인트 올랐다. 직장인 34세 서모씨는 “주변에 남자친구들은 많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남자 사람 친구일 뿐 사귀는 남자친구는 없다”라며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결혼이라는 굴레 안에서 얼마나 행복하게 삶을 영위해 나갈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롭게 다니고 자유롭게 생각하는 편이라 결혼보다는 독신이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강모(24)씨는 “요즘 선배들을 보면 동거를 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라며 “꼭 결혼한 후에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바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정심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20대의 절반 정도가 비혼 독신, 비혼 동거, 무자녀에 대해 동의하고 있어 앞으로 가족 형태의 다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1인 가구에 가장 부담되는 것은 ‘주택문제’  

그렇다면 1인 가구에게 가장 부담되는 항목은 무엇일까. 1위는 주거비(35.7%), 다음으로는 식비(30.7%)와 의료비(22.7%)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30대(53.0%)가 주거비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며 1인 가구의 절반(50.1%)은 정부에 바라는 지원으로 주택 안정 지원을 들었다. 혼자 살면서 겪는 어려움으로는 대부분의 싱글들은 “균형 잡힌 식사를 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다음으로 “아프거나 위급할 때 혼자서 대처하기 어렵다”, “가사를 하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직장인 공모(36)씨는 “대학 졸업 후 독립해 10년 넘게 혼자 살았다”라며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인지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부담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보장제도는 대부분 4인 가구 기준으로, 1인 가구에는 4등분해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기초생활보장제도상 주거비나 생계비의 경우 1인이 실제 생활하기 어려운 수준이 된다. 1인가구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 맞춰 사회보장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가구구조 급변…2050년 905만 1인가구·70만 비친족가구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 책 이미지 [사진=동녘 제공]

최근 가구구조 변화의 중심은 비친족가구와 1인 가구다. 비친족가구는 일반가구 가운데 8촌 이내 친족으로 구성되지 않은 5인 이하 가구다. 법적으로 혼인이나 부양책임 등으로 묶이길 원치 않는 연인들, 동성(同姓) 부부, 마음 맞는 친구들 간의 동거, 경제적인 주거 공유 관계 등이 포함된다.

2021년 기준으로 비친족가구는 47만2660가구다. 앞으로는 2025년 53만2000가구, 2030년 59만8000가구, 2040년 68만1000가구 등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중은 2021년 30% 초반대에서 2050년 40%에 달하게 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1인가구 등이 변동성이 크다 보니 가구추계가 어려운 부분이 있고 통계치와 실측치간 차이를 채우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인구추계 주기가 2년으로 당겨지면 가구추계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기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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