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지난 31일 "향후 공약으로 내걸겠느냐"는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제 입장은 이것은 계속 추진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이를 두고 박 전 대표가 대선을 2년여 앞두고 이대통령과 직접 맞서는 대신에 자신의 외연 넓히기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와 신공항이 다르다고도 설명했다. "세종시는 법으로 국회에서 통과된 것이고, 이번 공항 문제는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입장을 이 대통령과 충돌하지도 않고 영남 민심도 거스르지 않기 위한 '절충점'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이 번 정치 행보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박 전 대표가 너무 늦게 유연성을 회복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한 정치컨설팅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지난 번 세종시 문제 때 이번처럼 유연성을 보여줬어야 했다"며 "하지만 그 때 너무 꼿꼿했고, 그런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신공항 계속 추진'이라는 말을 하자마자 여러 언론들이 '이 대통령과의 충돌'로 보도한 것만 봐도 박 전 대표의 현재 이미지가 어떤 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친이(이명박)계 초선의원은 "박 전 대표가 세종시와 신공항이 다르다고 하는데, 경제성이 없다는 큰 틀에서 같다"며 "박 전 대표가 두 개를 구별하지만 그다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의 한 중립성향 재선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과의 충돌은 피했지만 외연을 넓히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당장 이재오, 김무성, 김문수등이 '잘못된 공약은 바꿔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이들과 박 전 대표가 뚜렷이 구별되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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