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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두산그룹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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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두산그룹의 빛과 그림자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4.09.09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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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식품·출판 정리하며 중공업 길 ´착착´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으로 치명타 입고
자살 부른 형제의 난 ´상처 짙어´

(시사캐스트, SISACAST=윤진석 기자)

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장수 기업은 올해로 118년을 맞은 두산그룹이다.

이에 따라 최장수 두산그룹의 빛과 그림자도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두산은 창업주인 고 박승직 회장이 1896년 8월 서울 종로에서 면직물을 판매하기 위해 세운 박승직상점이 효시다.

초대회장은 창업주의 아들 박두병 회장이다.

박승직상점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은 그는 1945년 소화기린맥주회사를 인수해 동양맥주로 상호를 변경했고, 1951년 10월에는 두산상회 설립, 1953년 두산산업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오늘날 두산그룹의 길을 닦았다.

이후 두산은 1966년 두산시기품, 1967년 두산기계, 1970년 한국병유리, 1974년 두산개발, 1980년 오비씨그램 등을 설립했다.

1981년에는 박두병 초대회장의 장남인 박용곤 씨가 그룹의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박용곤 회장은 두산컴퓨터 흡수합병, 백화양조 베리나인, 동아출판사 인수 등을 거쳐 1989년 1월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고, OB맥주를 중심으로 식음료, 건설, 전자 등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1990년대 초 상수도를 오염시킨 부도덕한 재벌 도마에 올라 위기를 겪는 등 전환점을 맞게 된다.

1991년 두산전자 구미공장에서 일으킨 낙동강 페놀 오염사고가 국민 공분을 부채질하면서 두산제품 불매운동 확산, 당시 박용곤 두산그룹 회장 대국민사과 및 사퇴 등으로 이어졌다.

박용곤 회장의 복귀는 1993년에 이뤄졌다. 박용곤 회장은 환경불감증 논란으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불식시키고자 수질오염 방제 운동에 앞장섰다. 덕분에 두산은 1996년부터 3년 연속 정부로부터 모범환경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서 두산은 1995년 창업 100주년을 맞아 소비재 위주의 사업을 수출 중심의 중공업을 천명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전후 구조조정작업에 착수했다.

두산그룹의 세 번째 회장은 박두병 초대회장의 2남인 박용오 씨다.

박용오 회장이 1996년 취임한 이후 9개 계열사를 1개사인 (주)두산으로 흡수합병해 나갔다. 또 1997년 주력 사업인 음료 부문을 코카콜라에 매각한데 이어 1998년 두산씨그램 지분을 캐나다 씨그램 본사에 양도하며 주류사업에서 철수했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한국중공업(옛 현대양행)과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하고 두산인프라코어로 사명을 통일화하는 등 중화학 중공업 기계 등 중후장대형 사업 중심의 재편을 본격화했다.

두산은 이를 반영하듯 2001년 OB맥주 지분을 해외업체에 매각, 2008년 주류사업 부문을 롯데에 매각, 2010년 미국 의류브랜드인 폴로 랄프로렌과의 계약을 끝내며 의류업체에서도 물러났다.

최근에는 식품·출판서적 사업에서도 완전히 손을 떼고 있다. 2012년 버거킹 매각, 2014년 KFC매각, 두산동아 매각 등 비핵심계열사를 착착 정리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편 두산은 형제의 난으로 인한 상처가 짙은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두산그룹 형제의 난은 2005년 7월 박두병 창업주의 3남인 박용성 회장 취임 전후로 벌어졌다.

이 시기 박용권 명예회장은 가족회의에 따라 그룹 회장직을 박용성 회장에게 넘길 것을 박용오 당시 회장에게 요구했고, 이에 반발한 박용오 회장은 그룹의 치부가 담긴 경영상 편법 활용이라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박용오 회장이 밝힌 진정서에는 박용성 회장이 1700억원 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등의 비리 내용이 고발돼 있었다. 이에 검찰은 두산그룹이 10여년간 326억원의 비자금을 횡령한 것 등을 밝혀냈고 관련자 3명을 불구속 기소처리했다.

비리 투서 사건을 계기로 박용성 회장 등 두산그룹 총수 일가는 박용오 회장을 가문에서 퇴출했고, 응징 및 압박을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오 회장은 아들인 박중원 씨가 횡령혐의로 구속된 이후 2009년 11월 4일 집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두산그룹은 박두병 초대회장의 5남 박용만 회장이 그룹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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