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희정 기자)
7일 국회에서는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고영태 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출석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증인들에게 최순실과의 관계를 추궁했지만 이들 모두 최 씨와의 직접적인 관계를 부인하고 책임은 최순실에게 돌렸다.
또한 비선실세 핵심증인 최순실은 불출석했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우수석의 장모 감장자는 동행명령장을 받지 않기 위해 잠적해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이에 핵심 증인이 빠진 맹탕 청문회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국조특위는 차후 강제동행명령을 통해 최 씨와 우 전 수석을 19일 5차청문회에서 출석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우선 김기춘 전 실장은 세월호 7시간, 고(故) 김영한 민정 수석의 비망록 관련 내용을 모두 “모른다”로 말했고 최순실 또한 알지 못하고 접촉한 일도 없다고 답했다. 우병우 민정 수석 발탁 계기도 박 대통령의 지시에 면담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죄송하다, 나이가 들어서, 모른다 등의 말만 되풀이했다. 게다가 김 전 실장은 최순실의 전 남편이자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 이었던 정윤회도 모른다고 강하게 버텼다.
이에 같은 검사 출신으로 부장검사를 지낸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김기춘 증인 당신은 죽어서 천당 가기 쉽지 낳을 것 같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윤회 문건 보고서'에 최순실이 정윤회의 처로 기록돼 있다고 지적하고 최순실 관련 설명이 흘러나오는 2007년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을 제시하자 김 전 실장은 “최순실이란 이름은 이제 보니까 내가 못 들었다고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
최근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에야 최순실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이날 청문회 도중 밝혔다가 약 6시간 만에 말을 바꾼 것이다.
한때 최순실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최 씨와 남녀관계가 아니라며 최순실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2년 정도 전부터 모욕적인 말과 밑 직원들을 사람 취급 안하는 행위를 해서 싫어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종 전 차관에 대해서는 최 씨의 수행비서 같은 역할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 밖에 고 씨는 최 씨의 지시로 박 대통령의 옷 100여벌과 가방 40개가량을 제작했고 돈은 최 씨에게 받았다고 말해 ‘뇌물죄’ 여부도 쟁점이 될 여지를 만들었다.
김종 전 차관은 최 씨와의 관계를 추궁하는 의원들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고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
일각에서는 김기춘 전 실장이 청문회 자리에 나온 것이 김종 전 차관의 입단속을 위해 출석했다는 추측성 소문이 나오기도 했다.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은 일본에서 머무를 당시 최 씨가 전화해 허위 증언을 지시했다고 폭로했으나 박 대통령과의 독대나 청와대 보안손님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최순실의 문화체육관광부 고위직 임명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최순실이 먼저 요청해서 제가 장관님과 수석님 몇 분을 추천드렸다"며 최순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차 전 단장은 최순실의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최순실 씨가 문화창조 콘텐츠 관련 생각을 써달라고 해서 써줬는데 어느 날 대통령 연설문에 포함돼 나온 적이 있다"고 연설문 개입 사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 뒤늦게 출석한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는 박 대통령이나 이모 최순실에 관한 의혹을 전부 부인했다
장시호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관해선 "최순실 이모가 만들라고 해서 지원서를 만들어 드렸고 계획서를 김종 차관에게 냈다"고 최순실에게 책임을 전가했고 "나는 최순실 씨가 지시하면 따라야하는 입장이고 이모여서 거스를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은 7일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했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 지원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김종 차관 만날 때 제일기획 다른 사장과 같이 만났고, 차관 말씀에 부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트린 국정 농단 가해자들은 결국 청와대 비선 실세인 최순실의 지시에 따라 모든 일이 이뤄졌다고 모든 책임을 최 씨에게 전가했다. 국민들의 눈에는 국정 농단의 가해자들이 위기에 빠지자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으로 보여졌다.
한편 '최순실 국조특위'는 7일 비선 최순실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불출석 증인들을 부르기 위한 5차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세월호 사건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한 정송주 미용사에 대한 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