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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화웨이 공포증에도 독불장군식 '화웨이 사랑'...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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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화웨이 공포증에도 독불장군식 '화웨이 사랑'...이유는?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02.15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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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확산되는 가운데 화웨이를 놓지 못하는 LG유플러스를 향한 국민들의 비난이 거세다.

사드 문제 등으로 한국인의 반중 감정이 심화된 것도 하나의 이유다. 하지만 무엇보다 화웨이가 보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업체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더욱이 국민들은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제품을 고집하는 이유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연방정부의 중국산 통신장비,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했다.

장비 사용 금지의 근거는 '해킹 칩'을 비롯한 보안 문제였다.

또 화웨이가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며 거액의 과징금과 벌금을 물리는 등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동맹국들에게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할 것을 경고하며 계속해서 입김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인도, 프랑스, 일본 등이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했다.

여러 국가들이 화웨이 제품 사용 중단을 발표하자, 한국 업체들도 하나둘씩 화웨이와의 이별을 선언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KT는 지난해 11월 화웨이 제품을 차세대 5G 통신망 구축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의 거듭된 경고와 타통신사의 변심에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는 여전히 화웨이 제품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가 삼성이나 노키아, 루슨트 등의 장비에 비해 30~40% 저렴하고 5G 통신을 실용화한 것은 화웨이가 처음"이라며 화웨이 장비 사용 이유를 설명했다.

예상대로 여론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가 전국에 5G 기지국을 4000여곳 설치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올라왔고, 이 기사에 달린 700개 이상의 댓글들 중 90%는 화웨이 장비 도입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SKT와 KT로 통신사를 옮기겠다', '화웨이한테 기술력 파는 엘지 쓰지 말자', '엘지가 매국한다' 등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사용을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국민들이 이 같은 반응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다.

통신은 국가기간망이고 개인정보와 밀접히 연결돼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구축과 컨설팅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화웨이가 서울지하철 1~4호선, 7~8호선 노후 통신망 개선사업을 수주함에 따라 국민들은 앞으로 지하철에서 와이파이로 스마트폰 등을 이용할 경우, 개인정보가 어딘가로 유출될 수 있다는 걱정까지 떠안게 됐다.

화웨이가 경쟁사들보다 20~30% 저렴한 구축 비용을 내세우며 뛰어난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SKT와 KT는 '보안 문제'를 우려해 화웨이 장비를 선택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염려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는 LG유플러스는 보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알맞은 조치를 취하겠는 입장을 내놨지만, 여론의 흐름은 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람들은 LG유플러스가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를 안고 가면서까지 화웨이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보안 논란에도 새 이동통신 장비 납품 사업자에 화웨이를 포함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하 부회장은 "현재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새 이동통신 기술은 LTE와 연동하게 돼 있어 LTE 기지국 장비와 제조사가 같아야 했고, 가격, 기술 경쟁력과 품질 등에서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미 화웨이 네트워크 장비는 170개 이상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기지국 장비만 LG유플러스 홀로 채택했을 뿐 전송장비 등 유선 네트워크에 설치되는 장비 쪽은 화웨이 것을 안쓰는 곳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를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LG유플러스의 해명에도 불구, 화웨이 장비 선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화웨이 장비에 민감한 국민들이 유난스러운 걸까.

국민들의 부정적 반응에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

지난 2013년 5월, 화웨이 간부는 "모든 나라의 정부가 다른 나라의 정보를 빼낸다"며 해킹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실제로 산업스파이 사건이 발생해 지난 2016년 9월 화웨이 코리아 임직원 4명이 기소된 일도 있었다. 화웨이 코리아 임원이 LTE 통신 기지국 및 프로그램 등 회사 기밀을 빼돌리라고 주문한 사건이었다.

이 밖에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정황이 계속 나오면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화웨이 측의 강한 반발에도 '화웨이 경계론'은 미국을 중심으로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나 미국에서는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주한미군이 소속 군인과 군무원들에게 LG유플러스 서비스 해지를 지시하기도 했다. 이 역시 화웨이 장비 사용으로 인한 보안성 약화가 이유였다.

화웨이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어떠한 해명을 내놓은들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저비용·고품질'과 '보안 위협'의 딜레마에서 LG유플러스가 내린 결정이 과연 옳은 것인가. 이 질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옳지 못하다'라는 답을 내놓고 있다.

미온적 조치로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 도입을 강행하는 이상, 국민들의 불신과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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