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유나 기자)
사회초년생, 특히 혼자 사는 1인가구인 기자는 돈 관리가 무척 어렵다. 대학생때 용돈 받아 생활하던 시절과는 너무나도 달라진 경제 상황에 어디서부터 무얼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러던 기자도 다양한 재테크 도서의 지침에 따라 단계별로 공부하다보니 어느 정도 해답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 만든 체크카드만 줄곧 사용해온 기자에게 신용카드는 최근까지도 흥미의 대상이 아니었다. 언제 어디서나 체크카드로 어떤 것이든 결제가 가능한데 ‘굳이?’ 싶기도 했고, 그동안 받아온 체크카드의 혜택만으로도 꽤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신용카드 발급의 유혹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다. 가령 비싼 물건이 사고 싶어 할부 결제가 간절할 때가 그러했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오직 일시불 결제만 가능하다. 체크카드로 비싼 가격대의 물건을 사려면 이미 그 금액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거나 몇 달 동안 돈을 모아서 구매하는 것만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 할부의 유혹은 굉장히 크게 다가오곤 했다.
종종 신용카드로 본인인증을 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을 맞닥트릴 때에도 신용카드 발급을 고민했다. 기자의 경우 ‘알뜰폰’을 가입하려던 시기 신용카드 인증이 필수였고, 결국 신용카드가 없어 알뜰폰 개통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누군가는 신용카드 하나 정도는 발급해도 큰 타격이 없을텐데, 뭘 그렇게까지 매사에 포기하며 사냐며 나를 향해 혀를 찼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나는 내가 이제껏 체크카드만 사용해온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되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신용카드는 혜택이 아닌 ‘빚’이다
신용카드의 화려한 혜택과 이미지에 눈이 멀어 소비자들이 신경 쓰지 못하게 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신용카드를 긁는 순간 ‘빚’이 쌓인다는 사실이다. 신용카드는 외상으로 돈을 빌린 후, 그 다음달 대금을 갚는 식이기 때문에 엄연히 빚을 지는 것이다. 카드를 긁을 때마다 계좌의 잔고가 바로 줄어드는 게 아니라서 그 다음달 갚아야할 금액에 대해 실질적으로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위험요소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에서 많은 돈을 빌린 후 갚지 못한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된 3명 중 1명이 10~30대의 청년층이었다. 이 통계는 돈 관리에 능하지 못한 사회초년생의 경우 신용카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게 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사회초년생이 스스로 월급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기도 전에 신용카드를 긁는 재미에 빠지게 된다고 생각해보자. 갚아야 할 카드 대금이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될 것이고, 월급을 받는 즉시 모조리 카드대금으로 빠져나가고, 카드빚이 점차 쌓이다 못해 월급으로도 그 대금을 갚지 못해 카드빚이 쌓이게 되는 상황에 놓일 것이다.
또 카드빚은 무시무시한 이자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신용카드 연체 이자율은 매우 높아 최저 이자율이 15% 밑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카드빚에 대한 사회초년생들의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용카드 혜택, 더 많은 소비만 부추긴다
신용카드는 언제나 다채로운 혜택과 이미지로 광고를 한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신용카드가 없으면 오히려 경제적으로 손해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신용카드를 사용하기만 하면 다양한 곳에서 할인도 받고 포인트까지 쌓이며, 신용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니 이야말로 현명한 소비를 하는 것이라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용카드는 일정한 금액 이상을 사용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더 많은 소비에 더 많은 혜택을 얹어주기 때문에 소비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신용카드가 현명한 소비 수단이라고 표현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다.
물론 할부 결제를 할 수 있다는 건 신용카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일 것이다. 또 신용카드는 일시불 위주로 일정 금액 이상 연체 없이 꾸준히 이용하면 신용평가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할부 또는 리볼빙 서비스를 과도하게 이용하게 될 경우 오히려 신용평가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신용카드는 되도록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요즘은 체크카드의 혜택 또한 신용카드 못지 않게 알찬 상품이 많이 등장하는 추세이니 부디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전에 둘러보기 바란다. 스스로의 소비생활에 꼭 필요할 것 같은 혜택들을 따져본다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조건만 지닌 운명같은 체크카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영화 '쇼퍼홀릭'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