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2 10:07 (목)
병역거부 20대 남성 2심서 무죄…오늘부터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접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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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거부 20대 남성 2심서 무죄…오늘부터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접수 시작
  • 이아름 기자
  • 승인 2020.06.30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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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사진=대법원 제공]
[사진=대법원 제공]

지난 24일 병역거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 A 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이목을 끌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3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A 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15년 8월 병무청으로부터 한 달 뒤까지 논산에 있는 육군 훈련소에 입영하라는 통지를 받았지만, 입영일이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입영 거부 전후로 적극적으로 반전, 평화, 생명존중 등의 활동을 한 자료가 없다."라는 이유로 "양심에 대한 A 씨의 신념이 확고하지 않아 보이므로 입영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 씨가 어머니의 영향으로 12살 때부터 여호와의 증인을 믿게 되었고, 2012년부터는 전도 봉사활동을 시작해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 씨는 어릴 적부터 배워온 성서의 영향으로 양심으로써 군 복무를 할 수 없다는 확고한 결정을 내리고, 입영하지 않았다는 통지문과 함께 여호와의 증인 신도라는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A 씨가 과거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고, 종교적 신념을 의심할 수 있는 폭력적인 성향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원심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전했다. 
 
종교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접수 

종교적 신념(양심의 자유)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대체역 편입) 접수가 오늘부터(30일)부터 시작된다.

병무청은 "오늘부터 신앙 등으로 대체역 편입을 희망하는 사람은 '대체역 심사위원회' 또는 지방병무청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고 밝혔다.

희망자는 대체역 편입신청서, 진술서, 가족관계증명서, 부모 및 주변인 진술서(3인 이상), 초중고 학교생활 세부사항 기록부 사본, 신도 증명서(해당자만) 등을 제출해야 한다.

[자료=병무청 제공]
[자료=병무청 제공]

대체역 심사위는 신청서와 진술서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신청인의 학창 시절 선생님이 기록한 내용도 학생기록부에서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온라인·현장 조사와 주변인·신청인 대면조사를 통해 신청인의 양심(신앙)이 어떻게 표출됐는지와 양심에 배치되는 행위가 없는지 등을 살펴보고, 신청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신청인 소속 단체(종교) 공개 게시판 등도 조사한다.

또 신청인이 속한 단체를 직접 방문해 필요한 자료를 확보한 후 단체 관계자는 물론 가족과 주변인 등에 대한 대면조사가 진행된다. 이러한 사실 조사 절차가 끝나면 5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사전심사위원회에서 심의한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국방부 등 6개 기관에서 추천한 심사위원 29명이 토의를 한 뒤 편입 신청에 대해 인용·기각·각하 결정을 내리게 된다.

심사위원은 헌법재판소·대법원 판례, 독일·미국·대만 등 해외 사례, 전문가 의견 등이 반영된 심사기준에 따라 심의하며, 심사위 결정에 불복할 경우 행정심판 청구나 행정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대체역 편입 신청 대상은 현역병 입영대상자,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자, 복무를 마친 예비역 등으로 입영일이나 소집일 5일 전까지 신청해야 하며, 현재 병역을 이행 중인 사람은 신청할 수 없다. 대체역에 편입된 사람은 10월부터 대체복무 요원으로 소집되고, 교정시설에서 군사훈련 없이 36개월 동안 합숙 복무하며 급식·보건위생·시설관리 등의 보조 업무를 한다.

헌재, 병역법 헌법불합치 결정 2년 만에 '종교적 신념에 따른 대체복무' 본격 시행

이번 접수를 계기로 헌법재판소(헌재)가 병역법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2년 만에 종교적 신념에 따른 대체복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헌재는 지난 2018년 6월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대체복무를 병역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에 대해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국회에 2019년 12월까지 대안 법안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대법원도 2018년 11월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종교적 병역 거부 판결과 관련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를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2004년 7얼 종교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던 기존 판례를 14년 3개월 만에 바꾼 것이다. 

이에 국회는 지난해 12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했다.

이로써 그동안 신앙 등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입대를 거부하면 형사처벌을 받았지만, 대체복무제 시행을 통해 합법적으로 군인 복무를 거부할 수 있게 됐다.

모종화 병무청장은 "대체역 심사위 심사·의결 등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며 "엄정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대체복무제가 이른 시일 내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스위스, 러시아 등 50개 이상의 국가에서는 신념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인정하여 면제하거나 이들에 대해 대체복무제로 병역을 대신하도록 하는 등 법률로서 권리를 보호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양심적 병역거부 합법화 이후 용어에 대한 국민정서상의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부분이 여호와의 증인 신자임을 이유로 공식명칭을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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