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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싱글라이프’ 만족도 높아진 시대, 비혼·동거·계약결혼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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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싱글라이프’ 만족도 높아진 시대, 비혼·동거·계약결혼 늘어난다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5.17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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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연애하고 싶어”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사회에서 결혼은 언제부턴가 개인의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 설령 결혼을 해도 가급적 늦게 하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렇게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의 이면에는 경제적 어려움,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감 등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미혼으로 사는 것에 만족하는 2030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을 결심해도 그것이 꼭 기존의 전형적인 결혼 형태일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강해지는 듯하다. 경제적 비용이나 가사노동 분담 등을 계약사항으로 명시하는 ‘계약결혼’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생각하거나, 아예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는 미혼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미혼자 10명 중 4명만 ‘결혼이 필요한 편’이라고 밝혀

[사진=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진=한국보건사회연구원]

1인가구 등 ‘싱글라이프’에 만족하는 미혼남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기존 결혼제도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 한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49세 미혼 남녀 1050명을 대상으로 결혼의 필요성과 계약결혼 및 동거에 대한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혼자 10명 중 4명만 ‘결혼이 필요한 편’이라고 밝힌 가운데 ‘결혼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미혼자는 해마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미혼자 상당수는 결혼하지 않은 현재의 삶에 만족해하는 것으로 보였으며 전체 응답자의 74.5%가 직업이 있고, 능력이 있다면 연애만 하며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주장에 공감한 것이다. 반면 결혼제도에 대한 거부감은 커 보인다. 미혼자 대부분이 사랑을 한다고 해서 결혼이라는 것을 꼭 선택할 필요는 없고(75.2%), 앞으로 결혼제도에 얽매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것(84.4%)으로 전망했다. 결혼하기 보다는 직장에서 일로 인정받으며 살고 싶다는 바람(동의 48.8%, 비동의 27.7%)도 미혼 여성을 중심으로(남성 39.4%, 여성 58.1%) 강한 편이었다.

자녀양육·경제적 부담 때문에 결혼 미루거나 안 하는, 못 하는 2030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미혼자들이 결혼에 대해 가장 염려하거나, 걱정하는 부분은 자유로운 생활이 없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50.6%·중복응답)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누리고 있는 ‘싱글라이프’에 대한 만족감이 높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남성(45.1%) 보다는 여성(56%) 미혼자들이 결혼을 함으로써 자유로운 생활을 잃게 될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자녀양육(49.8%)과 결혼 비용(46.2%), 새로운 가족관계(46%), 가정을 꾸려나가는 경제적 비용(39.4%)에 대한 부담감도 매우 컸지만, 결혼으로 인해 자신의 독립된 삶이 방해 받게 되는 것을 꺼리는 미혼자들이 그 이상으로 많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남성은 결혼생활의 경제적 부담감(남성 59%, 여성 19.8%)을, 여성은 새로운 가족관계에 대한 부담감(남성 29.1%, 여성 62.9%)을 상대 이성보다 훨씬 많이 느끼는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미혼자들은 향후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을 결심하게 되더라도 기존의 전형적인 결혼생활과는 다른 형태의 삶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상황에 따라 결혼 대신에 동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실제 미혼자 10명 중 6명(60.1%)은 만약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기로 결심을 하게 될 경우 동거를 고려해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결혼 대신에 동거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미혼자가 그만큼 많은 것으로, 이는 작년 같은 조사(55.6%)에 비해서도 소폭 증가한 결과다.

동거에 대한 의향은 남성(남성 68.4%, 여성 51.8%)과 젊은 세대(20대 65.1%, 30대 61.7%, 40대 53.4%)에게서 더욱 뚜렷했으며, 주변에 동거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존재할 경우에 동거의향(주변 경험 있음 69.6%, 없음 52.9%)이 높은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향후 동거를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미혼자들은 결혼을 한다면 짊어져야 하는 책임들이 많아진다는 점(38%·중복응답)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성별(남성 36.8%, 여성 39.7%)과 연령(20대 38.2%, 30대 39.8%, 40대 35.8%)에 관계없이 결혼으로 인해 부여되는 책임을 회피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비슷했다. 결국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32.5%)는 것으로, 언제든 본인의 의지에 따라 상대방과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다(30.1%)는 생각 역시 동거를 고려하는 중요한 이유였다.

미혼여성 “결혼 전제로 하지 않은 ‘혼전동거’ 부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미혼여성의 절반 이상은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혼전 동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결혼을 전제로 한 혼전 동거에는 미혼여성 10명 중 7명꼴로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 전문지 ‘보건복지포럼’에 실린 ‘미혼 인구의 자녀 및 가족 관련 생각’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44세 미혼 인구(남자 1140명, 여자 1324명)의 결혼·가족 관련 견해를 파악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조사 결과 미혼여성은 이혼이나 무자녀에 대해서는 더 개방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혼 대신 동거하거나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두는 데는 미혼남성보다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부정적 인식, 편견에 더 노출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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