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4:21 (일)
[혼라이프] 열 가구 중 세 가구 ‘나혼자 산다’
상태바
[혼라이프] 열 가구 중 세 가구 ‘나혼자 산다’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6.01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혼자 사는 20대 절반 “균형 잡힌 식사하기 힘들어도 혼자가 좋아”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나홀로’ 사는 1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 가구의 30.4%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세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1인 가족인 셈으로, 이 비율은 5년 전보다 9.1%포인트 상승했다. 1인 가구는 생활비 부담과 정부에서 지원해주기를 바라는 부분 모두에 대해 ‘주거문제’를 1순위로 꼽았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9월 전국 1만997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제4차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혼자가 편해요’…1인 가구 10년 전보다 2배 늘어

[사진=구글이미지]
[사진=구글이미지]

국내에서 10가구 중 3가구는 홀로 생활하는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70% 이상은 ‘앞으로도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비혼과 동거, 무자녀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받아들이는 국민 수용도도 높아졌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30일 발표한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9월 전국 1만997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30.4%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인 2015년(21.3%)보다 9.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전통적인 가족 형태인 부부와 비혼자녀로 구성된 가구 비중은 31.7%로 5년 전(44.2%)보다 크게 줄었다.

직장인 박모(29)씨는 대학교 졸업반일 때 독립을 했다. 졸업 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좀 더 해야 했는데 집에는 동생들이 있어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그는 아르바이트로 그동안 모아놓은 돈과 부모님께서 도와주신 돈을 합해 오피스텔을 얻었다. 그는 “15평 원룸이었지만 독립했다는 생각에 행복했다”면서 “이후 직장을 얻어 현재까지도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결혼 생각이 없으니 앞으로도 혼자 살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혼자 사는 다른 직장인은 “혼자사는 것이 마냥 편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식사를 챙겨주는 가족이 없으니 배달 음식이나 편의점 도시락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설문조사 응답자들도 혼자살아서 힘든 점으로 ‘균형 잡힌 식사가 어렵다’(42%),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하기 어렵다’(30.9%), ‘집안일이 어렵다’(25%),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15.2%) 등을 꼽았다.

20대 부부 절반이 자녀 양육 공평 분담

[출처=여성가족부]
[출처=여성가족부]

이번 조사에서는 ‘비혼 출산’이나 ‘무자녀’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수용도 역시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비혼 독신’ ‘비혼 동거’ ‘무자녀 가족’ ‘비혼 출산’에 동의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34%, 26%, 28.3%, 15.4%로, 2015년에 비해 1.6%포인트, 4.9%포인트, 7%포인트, 5.9%포인트씩 증가했다. 특히 네 항목에 대한 20대의 동의 비율은 각각 53%, 46.6%, 52.5% 23%로 더욱 높아, 향후 국내 가족 형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부의 가사 수행에서 아내가 더 많은 몫을 차지하는 경향은 여전했다. ‘식사 준비‧청소 등 가사 노동’, ‘자녀 양육과 교육’을 아내가 하는 비율이 각각 70.5%, 57.9%에 달했다. 특히 12세 미만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준비물 챙기기(83%), 자녀 학습 관리(74.9%) 등 자녀 돌봄을 아내가 도맡아 수행하는 정도가 더욱 강했다.

직장인 권모(43)씨는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을 둔 공무원이다. 그는 “남들은 공무원이라고 하면 정시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줄 알지만 코로나와 같은 비상시기 때는 차출되는 곳도 많고 코로나 관련 방역준수 확인 등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아직 저학년이라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데 꼼꼼하게 봐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남편은 아이들과 놀아주기는 해도 과제나 준비물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생활비 부담 1순위 '주거비'…가장 바라는 지원도 ‘주택 안정’

[자료=여성가족부]
[자료=여성가족부]

한편, 1인 가구로 살면서 가장 부담되는 항목은 주거비(35.7%), 식비(30.7%)와 의료비(22.7%)라는 응답이 이어졌다. 연령별로는 30대(53.0%)가 주거비에 가장 부담을 느꼈다. 40대는 49.4%, 20대는 43.2%, 50대는 40.5%가 주거비를 가장 큰 부담으로 언급했다. 사는 집에 대한 비용을 마련해 준 사람에 대해 20대는 절반이 넘는 51.6%가 ‘부모의 지원’이라고 답했다. 30대는 본인 마련(69.7%) 다음으로 부모의 지원(23.9%)이라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40∼60대는 85.7∼88.6%가 ‘스스로 마련한다’고 답했다. 70세 이상은 81.8%가 ‘본인 마련’이라고 답한 가운데 ‘자녀가 지원한다’는 답변도 10.5%로 조사됐다.

정부에 바라는 지원으로도 1인 가구의 절반인 50.1%는 ‘주택 안정 지원’을 언급했다. 이어 돌봄 서비스 지원(13.4%), 건강 증진 지원(9.7%), 가사 서비스 지원(7.0%) 순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72%가 “향후 혼자 살 의향”…연령과 비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인 가구에 앞으로도 ‘향후 혼자 살 의향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그렇다’(72.1%)는 응답 비율이 ‘아니다’(27.9%)라는 응답의 두 배 이상으로 높았다. 혼자 살 의향은 60대(86.9%)가 가장 강했다. 70세 이상(86.8%), 50대(73.0%), 40대(61.3%), 20대(55.2%)에서도 혼자 살겠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 30대는 45.8%가 앞으로도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1인 가구의 소득은 50만∼100만원 미만(25.2%)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00만원대(25.0%), 200만원대(18.8%), 300만원대(10.3%), 50만원 미만(7.9%) 이라는 응답은 뒤를 이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령화 등의 이유로 1인 가구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고독사 문제로 이어지는 혼자 사는 중·장년층, 비혼 청년층의 주거 문제 등 다양하게 사는 사람들을 위해 정부 정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