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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소식] '들어오는 즉시 완판’…역대급 매출에 백화점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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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소식] '들어오는 즉시 완판’…역대급 매출에 백화점 호황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6.16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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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해외유명브랜드 매출 50%↑…“해외여행 풀리면 손님 뺏겨” 우려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에르메스 홈페이지.
@에르메스 홈페이지.

30대 직장 여성은 그동안 샤넬백을 사기 위해 적금을 들어왔다. 많지 않은 월급을 꾸준히 모아 지난 4일 새벽부터 ‘샤넬 오픈런’에 뛰어들었다. 60대 여성은 현재 임신 중인 며느리를 위해 에르메스 가방을 선물하기로 결정하고 매장을 방문했으나 살 수 있는 가방이 없어 줄서기 대행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마침내 성공했다. 하루 줄서기 평균 일당은 10만원,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사면 성공보수를 포함해 30만원을 받는다. 그는 “며느리가 시집온 지 5년만에 임신을 해 너무 기쁘다”면서 “그동안 갖고 싶어 했던 가방을 출산선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보수까지 지급하며 획득한 가방이라서 더욱 기쁘다”며 “며느리가 좋아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억눌렸던 감정 한꺼번에 분출되며 ‘보복소비’ 현상 나타나

[사진=구글이미지]
[사진=구글이미지]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5월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간대비 57.1% 증가했다. 2019년(24.3%)과 지난해(28.2%) 매출신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에서도 명품 매출은 56% 늘었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수천만 원대 명품시계와 보석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한 명품시계 브랜드 매니저는 “너무 잘 팔려서 무서울 정도”라며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기저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와 주얼리 매출이 증가한건 ‘보복소비’ 현상으로 풀이된다. 보복소비는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것을 뜻한다. 또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명품 수요가 국내로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샤넬 등 3대 명품의 국내 매출은 2조4000억원으로 일명 ‘에루샤’로 불리는 이들 명품의 단일 매장 매출은 연간 7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명품 매출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호캉스’ 고고…백화점서 불티나게 팔린 제품은?

@리사마리페르난데즈 홈페이지.
@리사마리페르난데즈 홈페이지.

지난해 내내 고전한 수영복 매출 역시 반등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데다 예년보다 빨리 날씨가 더워지면서 호캉스 수요가 일찍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수영복 상품군 매출이 지난 3월부터 이달 7일까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수영복 매출은 전년보다 55% 줄었다. 올 1월 매출은 70%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상황이 반전된 건 2월 실내 체육시설이 다시 문을 열면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아레나, 스피드 등 실내 수영장에서 입을 수 있는 기능성 수영복을 중심으로 매출이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수영복 매출도 같은 기간 58% 늘었다. 이 기간 현대백화점의 수영복 매출은 신규 점포인 더현대서울을 제외하고도 94%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는 날씨가 더워지며 여름휴가와 호캉스를 위한 패션 수영복 수요가 늘고 있다.

비키니와 래시가드 등 호텔과 풀빌라에서 사진으로 남기기 좋은 수영복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수영복은 보통 3월께 기능성 상품들이 나오고 6월부터 디자인에 중점을 둔 신제품들이 출시된다”며 “이달 들어 수영복 매출이 11% 증가했는데, 이는 패션 수영복에 매출이 집중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가라인 화장품 매출 ‘쑥’… 패션업계도 모처럼 활기 찾아

@라프레리 홈페이지.
@라프레리 홈페이지.

화장품 판매도 회복세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하면서 지난해 화장품 관련 매출이 급감했다. 하지만 여름휴가와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로 관련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올 1월만 해도 화장품 판매액은 전년 동월보다 21.7% 감소했다. 화장품 판매액 증감률은 2월 ―0.1%로 감소폭이 작아지더니 3월에는 11.7% 증가하며 오름세로 돌아섰다.

올 4월에는 소비 증가율이 15.5%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화장품 관련 기획전 매출도 늘었다. 최근의 친환경 트렌드에 부합하는 클린뷰티 브랜드 중심의 화장품이 특히 잘 팔리고 있으며

@통계청
@통계청

대용량이나 추가 증정을 내세운 기획 상품들을 찾는 이도 많았다. 아울러 고가라인들 역시 꾸준한 판매를 올리고 있다.

패션업계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패션 잡화 부문의 4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3% 늘었다. 특히 여성정장(30.4%) 남성의류(31.9%) 등 백화점 3사(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패션 상품군의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패션 부문은 코로나19로 ‘집콕’이 대세가 되면서 불황을 겪은 대표 상품군 중 하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7월부터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단체 여행으로 해외에 갈 수 있게 되는 등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비도 정상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해외여행 본격화되면 고객 이탈 가능성 높아질 듯”

@구찌 홈페이지.
@구찌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문제는 코로나19 종식 후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들에 한해 괌과 싱가포르 등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을 추진하고 있다. 접종에 속도가 붙을수록 면세점과 해외여행 쇼핑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위메프에 따르면 코로나19 잔여 백신 예약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해외 항공권 예약은 직전 일주일 전 대비 442% 증가했다. 각 여행사들은 올 추석 연휴를 겨냥한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해외여행이 재개될 경우 백화점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명품 매출신장률은 벌써 낮아지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전년 동월대비 21.9%를 기록했던 백화점 해외유명브랜드 매출신장률은 3월 89%까지 치솟았다가 4월 57.5%로 꺾였다. 반면 면세점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5574억 원으로, 지난해 1월(2조247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후 최대 매출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유통업체별로 희비가 또다시 엇갈릴 것”이라며 “반사이익을 얻었던 식품업체와 백화점 명품 브랜드 매출이 크게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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