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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TALK] 오전 9시, 주식 시장에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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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TALK] 오전 9시, 주식 시장에 출근합니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6.28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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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주식 자산 비중 증가... 연령대 낮을수록 보유 비중 상승해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9시.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주식 시장에 출근한다. 장 시작부터 시시각각 변하는 숫자에 촉각을 곤두세우다 보면 어느새 3시 30분, 장 마감 시간이다. 이후에는 종목 관련 이슈, 정보 등을 찾아보며 주식 전망을 내다보고, 앞으로의 투자 방향을 모색한다. 

예전에는 '주식하면 패가망신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면, 요즘에는 여럿이 모이면 안부처럼 주식 이야기를 나눈다. 주식 투자에 부정적이던 사람들도 주변 사람들의 투자 성공 사례를 들으면 귀가 쫑긋해진다.

지난해 KB금융그룹이 한국 1인 가구의 생활을 분석한 '2020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금융자산에서 예·적금 비중이 하락한 반면 현금과 투자자산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식 자산 비중이 전 연령대에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연령대가 낮을수록 보유 비중은 상승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주식 열풍이 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비단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실제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주식 투자에 올인하는 젊은 청년들이 늘고 있다. '모 아니면 도'인 주식 시장에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드는 젊은 초보투자자들은 깜깜한 미래를 밝히기 위해 서툰 손길로 성냥에 불을 붙인다. 

초저금리시대에 예적금 금리는 2030세대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적금 이자가 너무 적다보니 예적금한 돈을 모두 빼서 주식 투자에 사용하게 됐어요.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운이 좋으면 하루 만에 1년 적금 이자 그 이상을 벌게 되니 안할 수 없는 거에요." (29세 직장인)

취업, 연애, 결혼, 내 집 마련, 육아 등 모든 것들이 넘기 힘든 산이 되어 청년들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N포세대에게 주식 투자는 산을 오르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물론 주식 투자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위험부담이 따르는 주식이 늘 해피엔딩일 수는 없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단기간에 몇 백 만원의 수익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식을 시작하게 됐어요. 근데 저는 뭣 모르고 시작한 탓인지, 오히려 돈을 잃게 되더라고요..." (34세 직장인)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보투자자 일명 '주린이'들은 주식 공부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투자의 위험성을 느낀 2030세대는 주식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철저한 분석 하에 투자를 결정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경로로 초보투자자들을 위한 주식 정보가 공유되는 가운데 젊은 층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플랫폼은 '유튜브'다.

경제 분야 1위 유튜버로 꼽히는 '신사임당'은 자신이 운영한 쇼핑몰과 부동산 등으로 억대 수익을 올린 노하우를 비롯해 주식, 금융 등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올바른 주식투자, 재테크 비법을 공유한다. 

증권 펀드매니저 출신이자 약 15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슈카월드'는 주식 투자는 물론 다양한 경제, 경영, 금융 관련 지식과 이슈를 분석해 설명해준다. 

유튜브 외에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다양한 정보가 교류된다. 주식 투자라는 공통 관심사로 형성된 오픈카톡방이나 주식 커뮤니티에서 자유롭게 의견과 정보를 나누고 걱정과 고민을 털어놓는다. 때때로 같은 상황에 놓인 투자자를 만나면 끈끈한 동지애를 느끼기도 한다. 

지역별로 주식 스터디 모임이 형성되기도 하는데,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여럿이 모여 주식에 대해 공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밖에 주식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투자의 올바른 방향을 스스로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주식 열기가 높아지는 요즘 젊은세대들은 호기롭게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인다. 이들은 지식과 정보를 무기로 삼는다. 어찌보면 이는 젊은 층들이 팍팍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를 찾는 길이다.

다만, '빚투'와 '영끌'을 서슴지 않는 청년들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를 간과할 수는 없다. 여러 전문가들은 '투자는 여윳돈으로 하는 것'이라 조언한다. 주식 시장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투자는 우리의 통제 하에 이뤄지는 부분이다.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인 우리는 스스로를 통제하는 능력을 결코 잃어서는 안 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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