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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분석] 메타버스, 2030 눈·귀 홀린다 … 가상공간에 빠진 싱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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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분석] 메타버스, 2030 눈·귀 홀린다 … 가상공간에 빠진 싱글족들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06.29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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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경기도 시흥시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종국씨(남·가명)는 최근 VR기기 ‘오큘러스(Oculus)’를 구입해 즐기고 있다. VR기기를 통한 가상공간에 접속해 ‘랜선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다. 이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야외 활동이 제한되는 가운데 가상세계에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덜 외로운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2030 싱글 직장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취미는 단연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데, 쉽게 말하자면 3차원으로 이뤄진 가상의 공간을 의미한다.

낯선 이름이지만 들여다보면 쉽다. 현실이 아닌 가상의 공간이라면 모두 메타버스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가령, 1990년대 한국의 대세였던 싸이월드에서 아바타에 옷을 입히고 방을 꾸며봤던 이들은 모두 메타버스를 경험한 셈이 된다. 증강현실(AR)을 이용해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던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도 메타버스에 속한다.

다만 요즘 주목받는 메타버스는 이보다 훨씬 더 고도화했다. 가령 미국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선 이용자가 단순히 게임만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게임을 만들고,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즐길 수 있다. 게임을 사고팔며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렇게 로블록스를 즐기는 이용자만 하루 4210만명에 달한다. 한국의 토종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스튜디오’에선 지난해 9월 인기 가수 ‘블랙핑크’의 팬 사인회가 열렸다. 아바타로 진행된 가상의 사인회였음에도 이날 방문한 이용자만 4600만명에 달했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대한민국 정부]
메타버스를 활용해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대한민국 정부]

업계 관계자들은 메타버스의 인기 이유로 “메타버스를 통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메타버스가 단순한 오락수단에서 벗어나 경제활동, 문화생활 등 현실 못지않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로 가상세계에서 3차원 가상세계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 활동하는 메타버스가 떠오르는 트렌드로 부상한 셈이다.

이 영향으로 2030 싱글족이 부쩍 지갑을 열기 시작한 제품이 있다. 바로 AR·VR 기기다. 메타버스를 실감나게 즐기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장치가 AR·VR 기기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는 전 세계 AR·VR시장이 2019년 464억 달러(약 51조원)에서 2030년 1조5000억 달러(1678조원)로 3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이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는 MS와 페이스북 등이 꼽힌다. MS는 2015년에 AR 기기 ‘홀로렌즈’를 공개하고 꾸준히 제품 개발 및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힘써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혼합현실용 홀로그래픽 컴퓨터인 ‘홀로렌즈2’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SK텔레콤이 판매하는 오큘러스 VR 기기.[사진=SK텔레콤 홈페이지 캡쳐]
SK텔레콤이 판매하는 오큘러스 VR 기기.[사진=SK텔레콤 홈페이지 캡쳐]

페이스북은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판매를 시작한 VR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가 주력 제품이다. 높은 해상도와 향상된 화면 주사율 등 성능을 크게 개선했음에도 가격은 40만원대로 전작보다 저렴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 첫날부터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돈이 있어도 못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과 애플이 다시 VR·AR 시장에 참전할 가능성도 커지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VR과 AR을 합한 혼합현실(MR) 헤드셋·컨트롤러 특허를 제출했고, 최근에는 트위터에서 AR글라스 시제품으로 추정되는 제품 영상도 공개됐다.

스타트업에도 메타버스는 기회의 땅이다. 앞으로 메타버스 관련 VR·AR 콘텐츠는 물론 장비와 플랫폼,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갈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한 정부 12개 부처는 올 한 해에만 600억원을 투입해 ‘비대면 분야 유망 스타트업 육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VR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급부상하곤 있지만 특정 플랫폼이나 장르를 선점한 업체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이라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젊은 세대의 눈과 귀를 홀릴 것”이라면서 “특히 레드오션을 피해 새 먹거리를 찾는 IT 스타트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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