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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TALK] 무인점포시대의 명(明)과 암(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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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TALK] 무인점포시대의 명(明)과 암(暗)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7.07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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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주인없는 가게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무인점포시대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편의점, 카페는 물론 정육점, 옷가게 등 무인점포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무인점포는 인건비를 절약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창업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인건비에 부담을 느끼게 된 많은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인점포로의 변신을 꾀한다. 또 'N잡'이 직장인들 사이에 트렌드로 여겨지며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않고도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업으로 무인점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비대면 수요가 높아졌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곳곳에 무인점포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비일상적인 것이 서서히 일상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무인점포는 현재 과도기에 있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무인점포는 양면성을 갖는다. 인건비 절감, 그 뒷면에는 일자리 감소가 있고, 편리성에 대한 호평 뒤에 디지털 사각지대의 호소가 들려온다.

요즘 아르바이트 면접은 일반 회사 면접만큼이나 까다롭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한 곳에 수많은 지원자가 몰려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생 대신 키오스크를 활용한다. 손님이 기계를 통해 직접 주문을 하게 되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가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키오스크는 자영업자의 필수품이 되고 있다. 

무인시스템의 도입으로 일자리 창출에는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무인점포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반응도 극과 극을 달린다. 

-"주문할 때 눈치보지 않아도 되니 좋은 것 같아요." -29세 A씨
-"기계 사용법을 잘 모르니 답답하더라고요. 직원이 한 명도 없는 무인점포는 물어볼 사람도 없고... 기계 앞에서 혼자 끙끙댄 적이 많아요." -59세 B씨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비대면 거래 방식에 빠르게 적응하며 디지털 전환 속도에 발을 맞춰간다. 반면 고령층, 저소득층,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불편을 느끼며, 이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사각지대가 형성되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 소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인 단말기(키오스크)사용이 능숙하지 못한' 비율은 전체적으로 11.5%였지만, 연령대별로 봤을 때 50대는 23.7%, 60대 이상은 33.9%로 기기 사용에 있어 고령층이 느끼는 어려움이 비교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설문대상자는 무인점포가 확대될 시 소외될 것으로 예상되는 그룹에 고령층(60.9%)과 장애인(35.7%)을 꼽았다.    

비대면 시대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응답자의 55.3%는 '시간과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긍정적이라 답한 반면, 44.7%는 '디지털 정보격차 심화, 디지털 취약계층 소외' 등을 이유로 부정적이라 답했다.

한편 디지털 소외 예방을 위한 정책지원으로는 '디지털 기기의 취약계층 맞춤형 개발(25.3%), '디지털 서비스 지원 조직 및 인력 확충(19.8%)', '디지털 기기보급(18.0%) 등을 꼽았다. (*자료 출처: 경기연구원 <비대면 시대의 그림자, 디지털 소외> -배영임 연구위원)  

무인점포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은 채 불어나고 있다. 무인점포가 과도기를 넘어 일상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소외 등 가시화된 문제에 대한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리성과 효율성을 내세우며 등장한 무인시스템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도록 무인점포의 어두운 그림자에 빛을 비출 때이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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