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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성인 4명 중 3명, ‘혼밥·혼영'이 더 편한 나홀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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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성인 4명 중 3명, ‘혼밥·혼영'이 더 편한 나홀로족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12.15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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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시간이 가장 여유롭고 행복해”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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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놀고 혼자 드라이브를 한다. 수업도 혼자 듣고, 영화도 혼자 보고, 심지어 캠핑도 혼자 다니는 ‘나홀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혼자서도 큰 불편 없이 자유롭게 떠나고 싶을 때 여행하고 주말 아침 일찍 눈이 떠지면 조조영화를 보는 젊은층들은 “친구들과 서로 스케줄을 확인하며 시간 맞추지 않아도 되고 혼자 여기저기 다니면서 배고플 때 먹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으니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혼자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 줄며 나홀로족 증가

지난 10월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알바천국과 잡 서치의 조사에서는 성인의 4명 중 3명이 자신을 “나홀로족에 가깝다”고 대답했다. 연령별 비율을 보면 30대, 40대가 82.9%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78.3%였다. 나홀로족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인 의견(75%)이 부정적인 의견보다 세 배나 높았다.

문화평론가인 김헌식 교수(동양방송예술대학)는 “나홀로족은 결혼이나 주거형태에 상관없이 평소의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1인 가족이나 싱글족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혼자 행동할 때 느끼는 불편함은 주로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들어 혼자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줄어들면서 나홀로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무런 터치 받고 싶지 않아”…내 시간은 나를 위해 쓴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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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 모 씨(32)는 독립해 살고 있다. 그는 금요일 퇴근 후 마켓에서 필요한 것들을 잔뜩 사놓고 주말동안은 집에서 푹 쉰다. 하루 종일 넥플릭스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그는 “요즘은 친구를 만나거나 모임 등에 거의 참석하지 않는다. 술을 잘 못 마시기 때문에 술자리 가는 것이 썩 즐겁지 않은데 코로나 때문에 모임자리가 많이 축소되어 한편으로는 좋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동안 외출이라고는 강아지 산책을 위해 1시간 남짓 공원을 도는 것이 다이다. 그는 “영화 보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주말 내내 거의 영화를 본다거나 드라마 등을 즐겨본다”면서 “혼자서 누워서 맥주마시며 보는 영화는 꿀”이라고 표현했다. 주말인데도 친구들을 만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친구들 역시 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 친구를 만나지 않아도 혼자 외롭지 않게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다”고 답했다.

변호사 나모씨(38)는 주말동안 게임을 하며 신나게 주말을 보낸다. 그는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데 평일에는 아무래도 야근할 때가 많아서 주말에 몰아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싱글라이프의 장점인데, 굳이 연인을 만들어서 신경을 쓴다거나 감정적인 소모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젊은층, “혼자 살아서 외로운 것보다 다양한 ‘관계’ 때문에 힘들다” 

사진-모노튜브 제공 (트와이스 정연의 홀로 떠난 강원도 캠핑 )
사진-모노튜브 제공 (트와이스 정연의 홀로 떠난 강원도 캠핑 )

이처럼 나홀로족의 등장배경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복잡한 사회 속에서 자유를 선망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들 수 있다. 현대사회의 개인화 문제를 연구해온 신경아 한림대(사회학과) 교수는 “80년대 중반 이후에 서구사회에서 진행된 개인화 현상이 200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나홀로족”이라고 정의했다.

신 교수는 “집단주의가 강한 우리사회에 반발하여 가족이나 남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의 심리가 자발적인 나홀로족이나 싱글족의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혼자 살아서 외롭다는 의견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관계’에서 야기된 스트레스로 힘들다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나홀로족의 증가에 대해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나홀로족을 ‘일종의 관계로부터의 회피’라고 정의하며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관계를 맺을 시간과 에너지를 상실한 사람들이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심리”라고 분석했다.

다른 심리학 박사 역시 “나홀로족 중에는 어린 시절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면서 “왕따나 학교폭력 등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 소통이나 인간관계가 취약해지면서 스스로 집단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도 여기에 속한다”고 말했다. 

“‘나홀로족’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과 적성의 문제일 뿐”

허그맘허그인 동대문센터 제공
허그맘허그인 동대문센터 제공

고시생 박모(38)씨는 “고시 준비로 몇 년째 혼자 생활하며 혼밥을 해서 그런지 혼자서 하는 모든 것들이 익숙하다”면서 “내가 원할 때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어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중구에서 혼자의 삶을 즐기는 김 모(33)씨는 “예전에는 누군가 혼자 여행을 다닌다고 하면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봤는데 요즘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며 “나 역시 혼자서 캠핑을 다니고 있는데 생각할 시간이 많아 좋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혼자 다닌다고 하면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나’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나홀로족’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과 적성의 문제일 뿐 사회생활을 하는데 전혀 문제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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