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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2030 “비혼동거도 혼인신고 안 해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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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2030 “비혼동거도 혼인신고 안 해도 괜찮아요”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2.02.17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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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가디언, 한국 젊은 층 혼족·비혼 증가…‘성 불평등·가치관 변화 등 원인’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배우 김서형 인터뷰 캡처.
배우 김서형 인터뷰 캡처.

‘비혼(非婚)’은 결혼을 못한 미완성 상태라는 사회적 편견이 반영된 ‘미혼(未婚)’ 대신 자발적 선택으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사회의 변화, 다양한 가치관의 등장으로 전통적 결혼관이 과거보다 약화되고 있다. 일면에서는 결혼 및 혼인제도를 개인의 자유와 선택이라는 관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결혼을 통해 전통적인 가족제도에 편입될 경우 새로 짊어져야 할 부담감이나 책임을 거부하는 흐름이다. 비혼 개념도 더욱 확장되고 있다. 결혼하지 않고 사는 연인끼리의 동거부터 혼자 사는 비혼, 마음이 맞는 하우스메이트와의 동거까지 다양한 방식의 비혼이 자리한다.

여러 삶의 형태 중 내가 선택한 것은 ‘비혼’

건축가 김 모 씨(46)는 비혼의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그는 “20대와 30대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봤지만 결혼이라는 제도가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마흔이 되던 해 드디어 싱글라이프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선택해 홀로 된 삶이라 후회는 없다.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빠가 아닌,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한국 사회에서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가십거리가 될 수 있고 기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내몰리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내 인생의 선택과 집중, 결과까지 모두 나의 몫”이라며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모자라서 비혼을 택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삶의 형태 중 하나를 선택한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 긍정적이다" 49%, 20대 여성은 80%나 긍정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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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사회지표,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결혼인식조사 등 최근 주요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40대 이하, 여성을 중심으로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49%가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여성의 60%, 40대 이하 응답자에서는 60% 이상이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20대에서는 남녀의 인식차가 특히 두드러졌는데, 20대 여성은 80%가, 남성은 46%만이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결혼을 전제로 남녀가 함께 사는 것에 대해 10명 중 7명(70%)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결혼 전제조건 없이, 결혼을 하지 않은 남녀가 함께 사는 것에 대해 물었을 땐 43%만이 긍정적이라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던 20대와 30대에서는 60% 이상이, 40대에서는 50%가 결혼하지 않은 남녀의 동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나, 50대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결혼에 대해서는 남녀 차이가 확연했으나, 결혼을 전제하지 않은 동거에 대해서는 남녀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20대 남성(61%)과 여성(63%), 30대 남성(58%)과 여성(62%) 모두 60% 정도가 결혼을 전제하지 않은 동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5~29세 여성 4명 중 3명, 비혼 긍정적으로 생각

@듀오제공.
@듀오제공.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38)씨는 “현재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다. 오랫동안 만나온 남자친구여서 가족, 친구 심지어 직장동료까지 남자친구의 존재를 알고 있다”며 “결혼만 안했지 실상 남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웃들은 남편으로 알고 있는데 굳이 ‘아니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우리는 동거라는 틀 안에서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고 앞으로도 크게 이변이 없는 한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혼인 이혼 인식 보고서’ 결과를 발표했다. 가족 형태와 가족 제도에 대한 설문 결과, 10년 후 성행할 결혼 형태로 ‘전통 결혼’(31.3%)보다 ‘사실혼’(49.4%)을 꼽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혼인제도 외 필요한 제도로도 ‘사실혼 법제화’(48.9%)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았다. ‘혼전 계약서’(21.4%), ‘동성결혼’(17.7%), ‘졸혼’(7.3%)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 듀오 관계자는 “5년 전의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이혼, 재혼, 비혼과 사실혼에 대한 미혼남녀의 긍정 인식이 모두 늘었다”며 “앞으로 기존 결혼제도 외의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법적 제도와 사회적 인식 변화의 필요성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英가디언, “1인가구에 인식·제도 뒤처져” 지적

직장인 김모(37)씨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결혼이란 함께 살 집을 장만하고 아이를 낳아 키워야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라며 “검소한 결혼식과 단칸방 신혼집으로 새 출발을 한다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집 없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여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면서 “결국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청년들에게 비혼은 지극히 합리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구글이미지.
@구글이미지.

이런 가운데 영국 일간 가디언이 한국 젊은 세대에서 ‘혼족’과 ‘비혼’을 선택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며 원인을 분석 보도했다. 가디언은 혼족에 대해서 “한국어 ‘혼자서’와 ‘부족’이 합쳐진 말”이라며 “남의 판단에 신경 쓰지 않고 의욕적으로 자신 있게 행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혼’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2020년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31.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30대가 1인 가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혼족과 비혼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으로 가디언은 ‘비용’을 먼저 꼽았다. 가디언은 “젊은 세대가 높은 생활비와 주택 비용을 비난하면서 결혼과 출산율이 최저를 기록했다”라며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집을 소유하는 것이 결혼의 전제조건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가디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1인가구에 대한 정부의 태도나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 정부는 '가족' 개념에 동거나 한 부모 가정을 포함했지만, 여전히 한 부모 가정에 대해서는 사회적 낙인이 찍혀있다고 지적했다. [ 시사캐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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