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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TALK] 리셀 시장을 키운 브랜드들의 '리셀 금지' 선언, 합당한 조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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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TALK] 리셀 시장을 키운 브랜드들의 '리셀 금지' 선언, 합당한 조치일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2.10.04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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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리셀 열풍이 부는 가운데, 리셀을 통해 시세 차익을 벌어들이는 일명 '리셀테크족'이 늘고 있다. 리셀 테크란 브랜드 한정판 등 희소성 있는 인기 제품을 정가에 구매한 후 웃돈을 얹어 재판매하는 일종의 재테크 행위다.

한국소비자원 보고서에 다르면 리셀 관련 SNS 언급량은 2018년 15,247건에서 2020년 21,802건으로 43% 증가했다. 그만큼 리셀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MZ세대가 리셀 문화를 선도하면서 리셀 시장은 급속도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단기간에 급성장을 이룬 국내 리셀 시장 규모는 5,000억~6,000억 원. 리셀 시장의 확대는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리셀 시장에 변수가 생겼다. 리셀 시장에서 주목받는 유명 브랜드들이 브랜드 가치를 문제삼으며 '재판매 금지 조항'을 내세운 것. 에르메스 코리아, 샤넬에 이어 나이키코리아도 리셀 목적의 구매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소비자가 리셀 목적으로 제품을 구매한 것이 밝혀질 경우 판매 제한과 주문 취소, 계정 정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예고했다.

나이키 제품이 리셀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나이키의 리셀 금지 선언으로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나이키의 경우 추첨을 통해 한정판 운동화 구매 기회를 제공한다. 돈이 있어도 운이 없으면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한정판'이라는 수식어 자체가 소유욕을 자극하고, 리셀러들은 이 심리를 공략해 시세차익을 누린다. 한 예로,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협업해 만든 퀀도1은 21만 9천 원에 발매됐지만, 출시된 지 하루만에 60만 원대 리셀가가 형성된 바 있다.

리셀 문화를 만든 장본인이 리셀 금지를?

껑충 뛴 리셀가에 나이키를 비롯한 유명 명품 브랜드는 리셀 행위 제재에 나섰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리셀 문화를 만든 브랜드가 리셀 금지를 선언한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한다. 

한 소비자는 "제품을 소량으로 발매해 희소성을 키운 탓에 리셀 시장이 활성화된 것"이라며 "리셀이 성행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놓고 리셀을 금지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말인즉슨,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이 리셀 열풍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려면 추첨에 당첨되거나, 새벽부터 줄을 서야 한다. 샤넬의 경우 매일 같이 오픈런 대기줄이 늘어서 있다. 아침 일찍부터 대기해도 오후가 되어야 비로소 입장이 가능하다. 또 매장에 들어가더라도 원하는 제품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시때때로 들려오는 가격 인상 소식은 소비자들을 애태운다. 웃돈을 주고 리셀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리셀이 브랜드 가치에 '독'이 된다? 

한편 '리셀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높게 책정된 리셀가는 상품의 가치를 높인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은 브랜드 홍보로 이어진다.

물론 리셀 시장에서 외면받게 되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리셀 행위 자체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다는 주장은 타당성을 갖기 어려워 보인다.

리셀 금지 가능할까?

유명 브랜드들이 연이어 '리셀 금지'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재판매 금지' 조항만으로 곳곳에서 일어나는 리셀 거래를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애초에 구매 목적이 재판매였는지, 아니면 사용 목적으로 구매했다가 재판매를 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뿐더러, 개인 간 거래를 제재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리셀 금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리셀 대표 브랜드들의 이 같은 조치가 리셀 시장과 브랜드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향후 전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사캐스트]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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