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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계층 사다리 올라가고 싶은데…투자할 곳 없는 '2030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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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계층 사다리 올라가고 싶은데…투자할 곳 없는 '2030세대'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2.11.10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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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뭉칫돈이 있어도 투자할 만한 데가 없다. 넣기만 하면 상승 그래프를 그리던 지난해와는 상황이 딴판이다. 주식 시장이 망했고, 코인판도 망했다. 예금 적금 수익률이 올랐다지만, 과거 재테크를 통해 올렸던 수익률을 생각하면 도무지 성에 차질 않는다. 그나마 투자하고 싶은데 투자할 데가 없는 내 상황이 낫다. 빚까지 져가면서 투자했다가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더 큰 빚을 지게 되는 요즘 청년들보단 말이다.”

30대 싱글 직장인 장원식(가명)씨는 스마트폰으로 주가 호가 창을 들여다보면서 담담히 말했다. 연말 상여금을 받으면 투자를 통해 규모를 불리고 싶은데, 뽀족한 투자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지난해만 해도 열심히 목돈을 불리면 집도 사고 차도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허황된 꿈이었다”면서 “샐러리맨의 월급으론 자산을 불리는데 한계가 있지만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가”라고 한탄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웬만한 투자처는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18.58%나 폭락했다. 올해 초엔 2977.65로 거래를 시작했는데, 11월 9일엔 2424.41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하락률은 더 심각하다. 무려 30.89%나 떨어졌다. 1000선을 웃돌던 코스닥지수는 현재 700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나스닥 1년 수익률.[구글 캡처]
나스닥 1년 수익률.[구글 캡처]

암호화폐 시장은 더 암울하다. 코인판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1년 전과 비교해 70% 넘게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7800만원을 웃돌던 1비트코인의 가격은 현재 23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의 낙폭도 비트코인과 비슷했다. 500만원 수준이던 이더리움의 가격은 현재 16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1월 나스닥지수는 1만5000대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1만대를 겨우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자산시장이 무너지면서 그나마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 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렸지만, 레고랜드 사태, 흥국생명 콜옵션 미이행 등 악재가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문제는 이런 자산시장의 약세 움직임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산시장의 수익률이 나빠진 건 전 세계적으로 투자금이 줄었기 때문인데, 그 원흉이 바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행보다. 시중에 풀린 자금을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다. 

미 연준은 얼마 전에도 기준금리를 올렸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6월, 7월, 9월에 이은 네번째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00%가 됐다. 금리인상 네번 만에 기준금리가 3%포인트나 치솟은 셈이다. 올 2월까지 제로금리(0.0~0.25%)였다는 걸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비트코인 1년 수익률.[구글 캡처]
비트코인 1년 수익률.[구글 캡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 중단에 대해 생각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라면서 “우리는 갈 길이 멀다”며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오래 유지할 방침임을 확인했다.

10월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0.25%포인트로 좁혀졌던 한미 금리차는 1.0%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11월 24일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다. 한은 역시 11월에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시중의 유동성이 더 줄어들게 될 거란 얘기고, 자산시장의 수익률 전망도 밝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수신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5%대에 달하면서 그나마 형편이 낫기 때문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은행 정기예금은 56조2000억원 증가했다.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진 못하지만 안정적인 이자 수익에도 만족할 수 있는 투자자들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엔 불필요한 대출은 최대한 줄이고 예·적금 등 안전자산을 적극 활용한 재테크 전략을 세우는 게 현명하다”면서 “변동성이 높아진 위험자산보다는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최대한 활용해 여러 상품에 분산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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