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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중간요금제 또 나오면 통신비 부담 진짜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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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중간요금제 또 나오면 통신비 부담 진짜 줄어들까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02.20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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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정부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새로운 중간 요금제 출시를 추진한다. [사진=픽사베이]
정부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새로운 중간 요금제 출시를 추진한다. [사진=픽사베이]

윤석열 정부가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새로운 중간 요금제 출시를 추진한다. 올해 상반기 내 40~100㎇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출시하는 게 목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어 “통신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과점 형태를 유지하는 정부의 특허사업”이라며 “많이 어려운 서민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노력과 함께 업계에서도 물가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직접 통신업계를 압박하고 나선 건 가계통신비 지출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계 통신비 지출은 월 13만1000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수치다.여기에 통신 장비(스마트폰)와 통신 서비스(이동통신·유선전화·인터넷), OTT 플랫폼 사용료를 더하면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 물가 상승률이 고공행진 중인 요즘 가계 지갑 상황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압박에 통신업계도 대응책을 내놓긴 했다. 고객을 대상으로 한정적으로 쓸 수 있는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는 3월 모든 성인 가입자에게 무료 데이터 30㎇를 제공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전 가입자에게 사용 중인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과 동일한 데이터를 추가 지급한다. 제공된 데이터는 3월 한 달 동안만 사용 가능하다. 직접적 수혜 대상은 약 3373만명이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30㎇ 데이터는 한 달간 넷플릭스·티빙·웨이브·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HD급 고화질로 30시간 즐길 수 있는 용량이다. 

5G 요금제가 고가인 탓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사진=SK텔레콤]
5G 요금제가 고가인 탓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사진=SK텔레콤]

무료 데이터 제공이란 특단의 대책을 꺼냈는데도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미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무료 데이터 제공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 정부가 원하는 ‘통신비 부담 경감’이란 취지를 고려하면 차라리 요금을 일부 감면하는 게 더 현실적인 대책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정부 역시 이통3사에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인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게 새 중간요금제다. 이통3사의 기존 5G 요금제는 ‘중간’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데이터 10㎇ 이하의 저렴한 요금제, 혹은 100㎇ 안팎의 고가 요금제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6㎇ 수준이었기에 사실상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00㎇ 사이 중간요금제 출시의 필요성이 고개를 든 이유다.  

지난해 30㎇ 안팎의 단품 중간요금제를 내놓긴 했지만, 데이터 구간을 더 세분화해야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쏟아졌다. 5G의 다양한 콘텐츠를 누리려면 30㎇ 데이터는 실사용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40~100㎇ 구간을 6만원대에 누릴 수 있는 요금제다. 

이통3사 주요 5G 요금제. [자료=스마트초이스]
이통3사 주요 5G 요금제. [자료=스마트초이스]

문제는 이 요금제가 이통3사의 수익성을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중간요금제를 한차례 출시한 상황에서 고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만한 요금제 설계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면서 “그간 5G 인프라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한 만큼 지금과 같은 요금제 구조를 대폭 바꾸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40~100㎇ 구간의 중간요금제가 나오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의 요금제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얘기다. 현재 이동통신 3사가 제공 중인 무제한 요금제 중에서 가장 저렴한 라인이 7만원대 안팎에 제공되고 있는데, 이들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 제공량은 100㎇ 수준이다. 여기서 6만원대 요금제가 추가된다면 기존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 대다수가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또다른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꾸준히 소비자 선택권 강화 측면에서 중간요금제 출시를 강조해 왔던 만큼 요금제가 출시되긴 할 것”이라면서 “다만 구색 맞추기에 그칠 가능성이 커 실제 고객들의 가계 통신비 부담이 줄어들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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