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3:52 (토)
스티비원더, 열린 마음으로 "사랑합니다"
상태바
스티비원더, 열린 마음으로 "사랑합니다"
  • 정민호 기자
  • 승인 2010.08.16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악이 세상의 일부가 아닌 가능성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 공연이었다. 그 가능성은 소통의 여지를 열어주는 통로였다.

음악은 그 자체보다 상호작용을 통해 그 가치를 더욱 인정받을 수 있음도 인식할 수 있었다. 특히, 닫힌 눈보다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음악을 통해 몸소 느꼈다.

10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60)의 두 번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스티비 원더 내한 공연’은 소통의 전율이 넘치는 순간들로 그득했다.

이날 태풍의 북상으로 폭우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1만여 관객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하철역과 도로, 체조경기장 앞이 크게 혼잡, 당초 8시로 예정된 공연은 30분가량 늦어졌다. 하지만, 관객들의 얼굴에는 짜증보다 기대감이 어렸다.

드디어 원더가 키보드를 어깨에 메고 나타나 ‘마이 아이즈 돈 크라이(My Eyes Don’t Cry)’로 공연의 포문을 열자 공연장은 초반부터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어 ‘애즈 이프 유 리드 마이 마인드(As If You Read My Mind)’, ‘이프 유 리얼리 러브 미(If You Really Love Me)’, ‘레이틀리(Lately)’ 등의 자신의 히트곡을 연달아 들려주며 객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갔다.

미국의 R&B 스타 앨리샤 키스(29)의 힙합곡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Empire State of Mind)’를 커버하며 색다름도 선사했다. 마이클 잭슨(1958~2009)의 ‘휴먼 네이처(Human Nature)’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들려줬다.

원더의 히트곡이 수도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포 온스 인 마이 라이프(For Once In My Life)’, ‘핑거팁스(Fingertips)’ ‘사인드 실드, 델리버드, 아임 유어스(Signed Sealed, Delivered I’m Yours)’, ‘서 듀크(Sir Duke)’ 등 귀에 익숙한 곡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워낙 유명한 ‘이즌트 쉬 러블리(Isn’t She Lovely)’, ‘아이 저스트 콜드 투 세이 아이 러브 유(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슈퍼스티션(Superstition)’ 등을 부를 때는 관객들 대다수가 따라 부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원더는 공연 후반부 자신의 세 아들을 무대 위에 올려 함께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어 타임 투 러브(A Time To Love)’를 부를 때는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깜짝 등장시켜 팬들을 놀래키는 동시에 동서양의 음악이 만나는 환상적인 순간을 선사하기도 했다. 팬들의 대다수는 초반부터 객석에 일어서서 공연을 즐기며 팝의 거장에게 예우를 갖췄다.

아울러 원더는 소통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 모두 원래 통일된 세상에서 왔다며 남한과 북한도 한가족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또 어렸을 적 시력을 잃은 원더는 전 세계에 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기억해 달라며 누구든 차별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음악적으로 이미 원더와 전율이 일 정도의 소통을 한 팬들은 그 메시지를 모두 빨아들였다. 원더는 우리말로 ‘사랑합니다’를 멜로디에 녹여내 끊임없이 부르고 외치며 끝까지 팬들과 소통하고 호흡하려 애썼다.

그의 해맑은 표정 역시 팬들의 뜨거운 환호로 인한 행복감이 어려 있었다. 물리적인 눈은 일평생 닫혀 있지만, 노래를 부르는 마음의 눈은 소통을 위해 항상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관객들 역시 느낄 수 있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시력을 잃은 원더는 9세 때부터 피아노와 하모니카, 드럼 등을 배워 음악가로 성공했다.

그래미상을 25차례 수상했으며 1983년 ‘작곡가 명예의 전당’, 1989년 ‘록 & 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지난해에는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거슈윈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이 저스트 콜 투 세이 아이 러브 유’ 등 30곡 이상을 빌보드 10위 안에 올렸다. 세계적으로 1억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