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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CFD가 뭐길래…투자자 울리는 SG증권 주가폭락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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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CFD가 뭐길래…투자자 울리는 SG증권 주가폭락 사태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05.15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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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가 주가 조작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가 주가 조작 논란으로 번지면서 심상치 않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를 뒤흔들고 있는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는 지난 4월 24일 선광, 하림지주, 세방,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이 갑작스러운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발생했다. 폭락은 계속돼, 일주일간 증발한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8조원에 달했다. 

느닷없는 주가 폭락에 이 종목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순식간에 큰 손해를 입었다. 국회에 따르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로 피해를 본 일반투자자는 7만2514명, 추정 피해액은 7730억원에 이른다. 특히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해당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반대매매 공포에 빠졌다.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라덕연 H투자자문 대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의사 등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의 이름이 드러나면서 사회적인 이슈로도 번졌다. 

현재까지 드러난 의혹은 다단계 수법을 통한 일종의 폰지사기다. 라덕연 대표가 투자자들을 모집해 8개 종목의 주가를 3년여에 걸쳐 천천히 끌어올리는 식으로 주가조작 범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 유명인들을 위주로 투자자를 모집한 뒤 다단계 방식으로 새로운 투자자를 소개할 경우 수수료를 지급하기도 했다는 거다.

특히 금융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투자자 개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주식을 거래했다. 종목들도 유통량이 적어 주목도가 낮은 것으로 골랐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가스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서울가스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금융당국은 8개 종목 모두 프랑스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Societe Generale)의 창구를 창구를 통해 대량 매도 물량이 나왔던 점을 주목하고 있다. 주가의 급작스런 하락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문제는 이 8개 종목이 특별한 공통점을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 도시가스, 해운, 운송, 지주사, 증권사 등 종목이 달랐고, 주가 역시 1만원대에서 50만원대까지 제각각이었다. 유일한 공통점이 SG증권이 ‘매도 폭탄’을 던졌다는 거다.

구체적인 수법으론 주식을 얼마에 사고팔지 정해놓고, 거래하며 주가를 올리는 ‘통정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때 주가조작 세력이 활용한 건 CFD(Contract for Difference, 차액결제 거래)다. 애초에 8개 종목이 급작스레 폭락한 것 역시 8개 종목을 담은 CFD 계좌가 손실 구간에 들어가면서 증권사가 결제 청산을 위해 고객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하한가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천리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삼천리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CFD는 등록한 개인전문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투자한 주식의 진입가격(매수가격)과 청산가격(매도가격)의 차액만 현금 결제하는 증권사의 장외 파생상품이다. 투자방법은 신용거래와 비슷한데, 일정 수준의 증거금만 있으면 거래할 수 있다. 최대 2.5배까지 레버리지가 가능하다. 주식이 없어도 증권사를 통해 레버리지 투자(빚투)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CFD 거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주로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거래돼서, 한국인 투자자가 거래해도 최종 거래는 외국인으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CFD 관련 통계를 따로 모으지도 않는다. 복잡한 금융거래인 만큼 일반 투자자들은 접근하기도 어렵다.

이처럼 위험한 투자 방식인데도 금융당국은 2019년 11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에 나서면서 CFD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개인 전문투자자의 진입 요건을 금융투자계좌 잔고 5억원에서 5000만원, 총자산 10억원 이상에서 5억원(거주 주택 제외) 이상으로 대폭 낮췄다. 규제 완화에 CFD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CFD 거래가 가능한 개인 전문투자자 수는 2019년 3390명에서 2021년 2만4365명으로 8배 가까이 증가했다. 거래규모 역시 1조9000억원에서 70조100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금융투자 전문가는 “주가조작 관련 피해를 피가히 위해선 기본을 바탕으로 충실하게 투자의 안전성을 높이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면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에 투자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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