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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오늘도 혼밥 하세요?"...혼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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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오늘도 혼밥 하세요?"...혼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6.24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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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성인 절반 이상 하루 한끼 이상 ‘혼밥’
혼밥 빈도 높을수록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커져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우리나라 성인 절반 이상이 하루 한끼 이상은 혼밥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성인 절반 이상이 하루 한끼 이상은 혼밥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2030 젊은세대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혼밥’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점심은 개인의 휴식 시간으로, 동료들과 친분을 쌓기 보다는 회사 내 감정노동을 피하고 싶다는 인식이 많았다. 여유 시간에는 수면이나 운동, 동영상 시청 등을 원했다. 이처럼 혼자 끼니를 때우는 ‘혼밥족’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잦은 혼밥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전체 성인의 절반 이상이 하루 한 끼 이상 나 홀로 식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10명 중 1명은 하루 하루 세끼를 나 홀로 식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혼밥은 허리둘레·공복 혈당·혈압 등 대사증후군 위험도 높여 하루 두 끼를 혼자 식사 하는 사람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지인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의 1.3배였다. 

302명 대상 분석…10명 중 1명은 세끼 모두 혼밥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은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5302명을 대상으로 나 홀로 식사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에게 ‘최근 1년 동안 대체로 아침·점심·저녁 식사를 할 때,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했는지’를 물었다. 이어 세 끼 모두 가족 등 타인과 함께 식사한 그룹, 하루 한 끼 타인과 식사한 그룹, 하루 두 끼 타인과 식사한 그룹, 하루 세끼 모두 나 홀로 식사한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하루 한 끼 이상 혼밥을 하는 성인 비율은 전체의 53.6%였다. 하루 세끼 모두 대체로 다른 사람과 식사한 사람의 비율은 전체의 45.6%였다. 하루 한 끼 타인과 식사한 비율은 30.4%, 하루 두 끼만 타인과 식사한 비율은 13.8%, 하루 세끼 모두 나 홀로 식사한 비율은 9.4%였다.

혼밥하는 사람 전체적으로 신체활동 비율이 낮아

혼밥하는 사람일수록 신체활동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이는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은 하루 세끼 모두 혼밥을 한다는 뜻이다. 직장인 김모(35)씨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혼자 산다”라며 “직업도 프리랜서라서 직장동료들과 점심을 먹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다 보니 아침, 점심, 저녁 혼자서 먹는 일이 많다”라며 “처음엔 좀 쓸쓸했는데 지금은 적응되어 괜찮다”라고 말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과 독거층에선 하루 세 끼 혼밥을 하는 비율이 전체 성인의 2% 이상을 차지했다. 70세 강모 할머니는 “자식들이 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있고, 남편은 3년 전에 세상을 떠나 혼자 산다”라며 “매일 혼자 밥을 먹다 보니 밥맛이 없고, 한 번에 몰아서 먹는 경우가 있어 건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하루 세끼 모두 혼밥하는 사람은 신체활동 비율이 낮았다. 허리둘레와 공복혈당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유병률도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혼자 식사하는 빈도가 높을수록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커졌다”며 “칼로리를 과잉 섭취할 가능성도 큰데 특히 탄수화물 섭취는 많고, 단백질 섭취는 적었다”고 지적했다. 

“‘혼밥’하면 외로워…가족들과 함께 식사하고 싶다”

외로움을 느끼면서 먹는 밥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소개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마치 담배 15개비를 매일 피는 것처럼 조기 사망 가능성을 최대 29% 높인다. 외로움을 느끼면서 먹는 밥 또한 각 연령층에 취약한 방향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최근 들어 활발하게 진행되는 중이다.

비베크 머시 PHSCC 단장은 “외로움은 배고픔이나 갈증처럼 생존에 필요한 무언가가 빠졌을 때 몸이 보내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외로움을 느끼면서 먹는 ‘혼밥’은 우리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쉽다. 어린 아이들은 행복감을 덜 느낄 수 있다.

올해 발표된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혼자 밥을 자주 먹을수록 아동의 행복감은 더욱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밥을 먹는 12∼18세 청소년 또한 우울감을 느낄 위험이 다른 아이들보다 최대 2.7배 높아진다는 한국교원대 가정교육과 연구팀의 논문도 올해 발표된 바 있다.

중학생 이모양(15)양은 “아빠 엄마가 함께 일하셔서 늦게 오신다”라며 “외동딸이다 보니 언니나 오빠, 동생도 없어 방과 후 집에오면 늘 혼자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밥을 먹을 때 외로워서 TV를 본다”라며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싶다”라고 전했다. 

“혼자 먹는 노인, 노쇠 빨라진다”

나이가 든 노인층도 마찬가지다. 2018년 성균관대 의대 가정의학교실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혼밥을 하는 노인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노인보다 자살 생각 위험이 최대 33% 높았다. 노화 속도가 빨라질 위험도 있다. 올해 보고된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의 연구에서는 동반 식사를 하다가 2년 후 혼밥으로 바뀐 노인들은 줄곧 동반 식사였던 노인들보다 노쇠 위험이 61% 높았다.

전문가들은 어쩔 수 없이 혼밥을 하게 된다면, 균형잡힌 영양소 구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혼밥으로 인한 우울증 위험을 덜어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녁 식사 후 빠른 걸음으로 걷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기분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도 충고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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