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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해법 없는 ‘빚더미 자영업자’ 출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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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해법 없는 ‘빚더미 자영업자’ 출구 전략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06.27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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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원재료 물가 상승에 수도세와 전기세까지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이 빚더미에 놓여있다. [사진=픽사베이]
원재료 물가 상승에 수도세와 전기세까지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이 빚더미에 놓여있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말이면 코로나 때 받았던 대출 거치기간이 종료됩니다. 이제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갚아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어요. 원재료 물가가 오르면서 음식가격을 불가피하게 올렸는데, 손님들 발길이 뚝 끊어졌습니다. 수도세 전기세도 올라서 팔아도 마진도 안 남는데 이러다 장사를 접어야 할 판입니다.”

부천시 중동에서 10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영훈(가명·37세)의 한탄이다. 제법 사람이 몰리는 상권이어서 매출이 적지 않게 나오는 편이지만 여전히 고정비용을 벌기에도 벅차다. 급격하게 늘린 대출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지만 경영상황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자영업자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 이후 저금리 대출을 받았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계속되는 불경기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높은 이자까지 떠안게 된 실정이다. 매출을 온전히 회복하지도 못한 채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속절없이 흘렀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 및 증가율. [자료=한국은행]
자영업자 대출 잔액 및 증가율. [자료=한국은행]

자영업자들이 받은 대출 규모는 연일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한은)의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말(684조9000억원)과 견줘 보면 50.9% 늘어난 규모다.

한은은 “취약차주·비은행권·대면서비스업 위주로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자영업 부채의 질도 악화했다”며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현재 1.00%로 과거 장기 평균(2012~2019년·1.05%)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의 대출 리스크는 비非자영업자의 대출 현황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중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비주담대) 비중은 58.6%로 비자영업자(15.1%)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만큼 상업용 부동산 경기에 큰 영향을 받을 거란 거다.

자영업자 대출의 일시상환방식 비중과 단기대출 비중 역시 각각 44.2%, 73.2%로 비자영업자(각각 37.7%, 37.6%)에 비해 높았다. 1인당 대출규모(3억3000만원)로 따져 봐도 비자영업자(9000만원)의 3.7배 수준이다.

자영업자 비자영업자 대출 성격 비교. [자료=한국은행]
자영업자 비자영업자 대출 성격 비교. [자료=한국은행]

한은은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추정한 올해 말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위험률은 3.1%다. 연체위험률은 연체가 시작(5영업일 이상)됐거나 세금을 체납한 자영업자가 보유한 연체위험 대출잔액이 전체 대출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이중 취약차주(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빚을 내 코로나 시기를 버텼지만 금리 인상기에 이자 부담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리스크 관리를 위해 단기적으로 취약차주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 채무재조정을 촉진할 필요가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정상차주에 자발적인 대출 상환을 유도하는 한편 부채구조를 단기에서 장기로, 일시상환에서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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