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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우리 아이가 설마…초등생 40% 성인용 영상 시청 ‘4년 만에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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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우리 아이가 설마…초등생 40% 성인용 영상 시청 ‘4년 만에 2배로’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6.27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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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청소년 음주 경험 13.7%, 흡연 경험 4.2%로 나타나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우리 아이는 아직 관심 없어요.”
“초등학생인데 벌써 성인물을 보겠어요?”

국내 초등학생 10명 중 4명이 성인용 영상을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은 보통 성인물에 대해 본인의 아이들은 아직 관심이 없고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초등학생 10명 중 4명이 음란물과 폭력물 등 성인용 영상을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2022년 청소년 매체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4∼6학년)·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71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전체 청소년의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은 47.5%로 2년 전인 2020년의 37.4%보다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초등학생 이용률은 2018년 19.6%, 2020년 33.8%, 올해는 40.0%로 늘었다.

“성인물을 본 아이와 어떻게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머리가 복잡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김모(44)씨는 얼마 전 아이의 컴퓨터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아이의 학원 숙제를 검사하기 위해서 아들 컴퓨터를 켰는데 낯선 파일들이 있어 열어 봤다”라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야동 파일들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가슴이 막 뛰면서 언제부터 본 건지, 아이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머리가 복잡했다”고 밝혔다.

13살인 장모군 역시 “학교에서 친구들이 성인물을 본 것을 서로 이야기 한다”라며 “특히 형이나 누나들이 있는 경우 음란물을 빨리 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을 보면 부모님 앞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할 뿐 부모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6학년 송모군은 “보통 5학년 정도가 되면 어른이 된 것 같은 착각들을 하는 것 같다”라며 “그러다 보니 성인물들을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는데 ‘진짜 뭘 알고 저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의 메타버스 이용률 70.6%…음주 경험 13.7%, 흡연 경험 4.2%

[자료=여가부 제공]
성인용 영상은 불법 음란물, 폭력물과 같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 영상물이 포함된다. [자료=여가부 제공]

성인용 영상에는 불법 음란물, 폭력물과 같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 영상물도 포함된다. 최근 1년간 이용한 매체로는 인터넷 개인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96.7%)가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의 메타버스 이용률은 70.6%에 달했다. 중학생은 37.3%, 고등학생은 15.2%로 조사됐다.

중·고등학생 음주 경험은 13.7%로 2020년(11.6%)보다 늘었다. 흡연 경험은 4.2%로 2020년(4.6%)보다 소폭 감소했다. 청소년의 ‘진통제’(펜타닐 패치) 사용 경험은 10.4%, 환각성 물질인 식욕억제제(나비약) 복용 경험은 0.9%로 나왔다.

흡연 경험이 있는 16살 박모군은 “친구들과 호기심에 담배를 피워봤다”라며 “나의 경우 독하기만 하고 무슨 맛인지 알지도 못하겠는데 친구들은 담배를 피우면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성인이 되면 피울 수 있는데 부모님, 선생님 몰래 숨어서 피워야 하는게 싫어서 몇 번의 경험 후 아예 피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진통제 사용자의 경우 구매 방법(복수 응답)은 ‘병원에서 처방’ 응답이 94.9%로 높았다. ‘다른 사람(성인)에게 얻어서’는 9.6%로 조사됐다. 펜타닐은 암 환자나 수술 환자 등 고통이 극심한 환자에게 투약하는 마약성 진통제다. 미국에서는 펜타닐에 취한 젊은이들이 좀비처럼 걸어 다닌다고 해서 ‘좀비 마약’으로 불린다.

“나만의 루틴이 있는데 ‘맨날 게임만 하냐’고 타박해 대화하기 싫다”

1년간 온라인 도박성 게임 중 카드와 화투게임을 했다는 청소년은 4.6%로 집계됐다. 이어 온라인 도박게임(2.8%), 인터넷 스포츠베팅(1.6%), 인터넷 복권 구입(0.9%) 순으로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살 양모군은 “요즘 엄마가 가장 많이 싸우는 이유가 게임 때문이다”라며 “엄마는 모든 것을 다 끝내고 게임을 하라고 하는데 나는 학원에 다녀와서 게임을 한 후 숙제 등을 하고 싶어 매일 다툰다”고 말했다.

이어 “나만의 루틴이 있는데 엄마는 ‘맨날 게임만 하냐’고 타박해 대화하기가 싫다”고 전했다. 최근 1년간 중·고등학생 중 콘서트 티켓, 굿즈(기념품),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한 소액대출서비스(대리입금)를 이용한 비율은 3.4%로 횟수는 1~2회가 49.8%로 가장 많았으며 10회 이상도 22.2%로 나타났다.

아울러 중고등학생의 최근 1개월간의 음주 경험율은 13.7%, 흡연 경험률은 4.2%로 나타났다. 음주 경험률은 2020년(11.6%)에 비해 2.1%p 증가했으며 흡연 경험률은 2020년(4.6%)에 비해 0.4%p 감소했다.

룸카페 이용 13.8%…식욕 억제제 복용 경험은 0.9%

불법 음란물 시청 및 약물 복용을 위해 멀티방이나 룸카페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픽사베이] 

중·고등학생의 최근 1년간 환각성 물질 및 약물 복용 경험을 조사한 결과 식욕억제제(나비약) 복용 경험은 0.9%, 진통제(펜타닐패치) 사용 경험은 10.4%로 나타났다.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중 청소년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멀티방·룸카페’(13.8%)였다.

이어 숙박업소가 3.1%, 비디오·DVD방이 1.7%, 무인숙박업소 1.4% 등이었다. 여가부는 이번 실태조사 주요 결과를 반영해 지난달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신·변종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 보호 강화방안’을 역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박난숙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최근 매체 환경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청소년들은 더 어린 시기부터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고, 마약이나 도박 등 다양한 유해 요인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이번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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