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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D아트컨설팅의 Biz. Story] 모든 것이 있는 그곳  파리, '루브르 박물관(Le musée du Lou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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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D아트컨설팅의 Biz. Story] 모든 것이 있는 그곳  파리, '루브르 박물관(Le musée du Louvre)' 
  • 김성민 HRD아트컨설팅 인문학파트 강사
  • 승인 2023.07.13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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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만나는 인문학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성민  HRD아트컨설팅 인문학파트 강사)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루브르 박물관. [사진=픽사베이]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루브르 박물관. [사진=픽사베이]

시간에 대해   

평소 시간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편이다. 원래 음악을 전공했으니 무대 위에서의 짧은 연주를 위해 오랜 기간 연습하고 공연 당일 리허설부터 본 공연까지 계속 시간의 흐름을 예민하게 느꼈던 것 같다. 음악을 정말 사랑했지만 그것이 전공이 되어버리니 공연으로 찾아오는 스트레스도 엄청났던 것 같다. 왜냐하면 음악은 시간예술이라 주어진 시간 속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하고 실수를 하면 번복하거나 수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공부를 위해 유학을 갔지만 그 스트레스가 힘들어서 학교 졸업 후 음악활동을 계속 이어가지 않고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던 것 같다. 그런데 여행을 해도 시간의 압박감은 여전했다. 평소에는 오늘 못하거나 실수하면 내일하면 그만이지만 여행은 마치 무대 위 공연처럼 한 번 못하면 수정이나 번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 역시 일종의 시간예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공연이나 여행이나 결국 시간의 지배를 받으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한 번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으니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들의 삶과도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주인지 애증인지 결국 귀국해서도 여전히 정해져 있는 시간의 압박을 느끼며 강의를 하고 공연해설을 하고 있으니 나는 시간예술을 해야 되는 팔자인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박물관  

파리 중심부를 관통하는 센 강변에 위치한 루브르 박물관은 원래 존엄왕으로 불리는 필리프 2세(Philippe II, 1165~1223) 때부터 태양 왕 루이 14세(Louis XIV, 1638~1715) 때까지 프랑스 왕들이 기거하는 궁전이었다.

하지만 루이 14세는 1678년 왕궁을 베르사유로 옮기기로 결정했고 그때부터 루브르 궁전은 대중들을 위한 미술품을 공개하는 장소로 변해간다. 1792년 왕을 폐위시킨 프랑스 국민의회는 왕립 미술관의 성격이 강했던 이곳을 대중 미술관으로 개조했고 이후 나폴레옹의 문화재 약탈과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수많은 명작들로 인해 1970년대 가 되면 1848년 이후 작품들은 오르세(1986년 개관) 미술관으로 이관하게 된다. 

루브르 박물관은 원래 프랑스 왕들이 기거하는 궁전이었다. [사진=픽사베이]

루브르 박물관은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끊임없는 증축이 일어나 1984년을 정점으로 미술관 전체 규모가 40헥타르 이상 확장되었다. 1989년 완성된 박물관의 입구와 같은 유리 피라미드를 통해 지하로 내려가면 박물관은 드농(Denon)관, 리슐리외(Richelieu)관, 쉴리(Sully)관으로 나눠지는데 회화 작품만 6,000여점에 이르며 전체 박물관의 면적은 축구장 25개에 해당하며 소장하고 있는 작품만 38만점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람을 위해 엄청난 체력이 필요한 곳이다.) 이번 시간에는 많은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모나리자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조물주가 만든 세상을 탐험한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

모나리자의 작가 레오나르도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가장 빛나는 예술가이다. 그에게 있어 세상의 모든 것들은 호기심과 학문의 대상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죽을 때까지 관찰과 실험을 반복하며 메모를 남겼는데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만 7,000 페이지 이상이라고 한다.

그는 회화뿐만 아니라 건축, 토목, 동물, 식물, 조각, 지리,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최후의 만찬으로 알려진 자신의 작품 속에는 성경에 등장하지 않지만 본인이 즐겨 먹었던 장어요리를 집어넣는 유머러스한 사람이기도 했다. 

모든 인류의 얼굴이 표현된 모나리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 [사진=픽사베이]

모나리자만큼 유명하면서 왜 유명한지 모르는 작품이 있을까? 실제 이 작품을 주문한 사람이나 돈을 지불한 사람의 기록조차 없다. 가장 널리 알려진 기록은 1550년에 출간된 조르조 바사리의 [예술가 열전]이라는 책인데 바사리가 8살 때 레오나르도는 프랑스에서 사망했고, 31년 후 책이 출판되었으니 바사리는 직접 모나리자를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글을 썼을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사실은 레오나르도는 1505년 즈음 피렌체에서 모나리자를 그리기 시작해서 1519년 프랑스에서 죽을 때까지 개인적으로 이 그림을 간직하고 있을 만큼 그에게는 중요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사업가 프렌체스코 조콘도(Francesco del Giocondo)의 어린 부인이라 이탈리아에서는 조콘다 부인(La Gioconda), 혹은 그녀의 긴 이름(Lisa di Antonio Gherardini)의 첫 부분을 빼서 리자 부인(Mona Lisa)으로 불리는 그녀는 특히 오묘한 표정으로 인해 정말 다양한 평가를 받았다. 어떤 이들은 성스러운 성모 마리아로 비유했지만 또 다른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저속하고 비열한 여인이라고도 했다.

그녀의 심리상태 또한 알쏭달쏭한데 바사리의 글에 의하면 악사와 광대 때문에 웃고 있는 상태라고 말하고 또 어떤 전문가는 어딘가 슬퍼 보이며 어두운 옷을 입고 있는 그녀는 얼마 전 자녀가 죽어서 괴로워하는 모습이라고도 한다. 왜 이렇게 다양한 해석들이 나올까??

이 작품에는 레오나르도가 즐겨 썼던 스푸마토 기법(멀리 있는 부분을 뿌옇게 처리하여 원근감을 표현하는 기법)이 담겨져 있다. 또한 초상화가 생동감이 없어 보일까봐 배경의 지평선이 수평이 아니라 오른쪽이 조금 올라가게 그려 초상화의 생기를 더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이 여인의 얼굴 속에서 남성과 여성, 청년, 노인의 모습이 동시에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그녀의 표정 속에는 인류가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이 다 들어가 있다. 조물주가 만든 모든 부분에 호기심을 느꼈던 레오나르도는 모나리자의 얼굴 속에 인류의 모든 얼굴을 집어넣었던 것이다. 그래서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모나리자의 표정에 대해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기타 등등. 스프가 식기 때문에

문화와 역사, 그 모든 것이 있는 그곳 파리. [사진=픽사베이]

67세의 나이로 죽은 레오나르도가 남긴 마지막 글이다. 아마 글을 쓰고 있을 때 식사가 준비되었다고 하녀가 불렀던 것 같다. 이 부분을 보면 엄청난 천재였던 레오나르도도 우리와 같이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야하는 일상의 시간에 지배받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술가 열전]이라는 책의 저자 바사리는 레오나르도가 마지막 순간에 신에게 받은 재능에 비해 자신이 더 열심히 살지 못한 것 같아 신과 인류에게 큰 죄를 지었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시대를 초월한 인류보편의 천재가 마지막 순간에 남겼던 글과 말을 보면 그 화려하고 대단했던 삶에 비해 그 끝이 너무 초라하고 허탈하기까지 하다. 

요즘 친구들의 부모님이나 주변에 아픈 분들이 많다. 내 나이가 40대 중반이니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은데, 20대 때 전공을 하면서 느꼈던 시간에 대한 생각이 30대 때 여행을 하며 이어졌고 이제는 일과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고 우리들의 시간은 언젠가는 끝이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주변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고 영원히 일할 것처럼 행동하는 것 같다.  

귀국 날짜가 명확한 여행을 떠나면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하고 나와 함께하고 있는 주변사람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비록 우리가 레오나르도와 같이 큰 재능을 받지 못했을지라도 시간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 나름의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간다면 분명 어떤 만남이나 일에서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 사랑하면서 살기에도 우리들의 삶은 너무 짧다. [시사캐스트]

 

김성민 HRD아트컨설팅 인문학파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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