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은서 기자)

 

직장인들의 N잡 열풍이 거세다. 바야흐로 ‘N잡러’들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며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직업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가치관이 달라지면서 N잡러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잡코리아가 재능거래앱 긱몬과 함께 직장인 832명을 대상으로 ‘올해 N잡 시도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펼친 결과, 직장인 46.4%가 ‘올해 N잡을 시도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미 N잡러의 길에 뛰어든 직장인 23.2%까지 더하면 이미 직장인 10명 중 7명은 N잡러라로 볼 수 있다.  

직장인들이 N잡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도 다양하다. 경제력 향상을 이유로 N잡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자아실현, 자기개발 등을 목적으로 N잡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창업이 직장인들의 새로운 N잡 루트가 되고 있다. 창업에 뛰어드는 이들은 2030보다 4050대에 집중되고 있다. IT 전문가이자 무인빨래방 점주로 N잡러의 삶을 살고 있는 ‘탑워시케어’ 남현점 ‘신식’ 점주를 지난 4일 매장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매장과 점주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탑워시케어 남현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식’이라고 합니다. 저는 프로그래머와 정보보안 컨설턴트로 오래 일한 IT 전문가로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빨래방까지 투잡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매장은 셀프빨래방과 무인카페가 같이 있는 멀티숍인데요, 빨래도 하고 편안하게 커피도 마실 수 있는 우리동네 가장 큰 빨래방이라고 소개 드리고 싶네요.

Q) 셀프빨래방+무인카페가 결합된 매장입니다. 이러한 매장을 어떻게 구성하기로 결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셀프빨래방 외에도 아이스크림, 밀키트, 무인카페 등의 무인점포들이 나타났고 코로나 펜데믹을 계기로 그 규모가 엄청나게 확장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전 유인 점포에 비해 매출 규모가 한참 모자라는 실정이었죠. 이에 매출 확대를 위해 많은 무인 점포들이 콜라보를 시도하게 됐습니다. 

빨래방은 그 특성상 고객이 세탁을 하면서 한 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해서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탑워시케어 남현점은 아예 규모를 크게 하여 실평수 28평을 2개의 공간으로 나눠 셀프빨래방과 무인카페로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Q) 셀프빨래방과 무인카페 모두 1인 가구들이 자주 이용하는 생활편의 플랫폼입니다. 소비자들의 매장 이용이 연계되는 부분이 있는지?

빨래방과 무인카페가 1인 가구들만 이용하는 시대는 지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저희 매장은 젊은 1인 가구들도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가족 단위 고객들도 많습니다. 제가 고객들을 보기에는 거의 50 대 50 수준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남현동 특징인지 몰라도 고객층이 20~30대와 60~70대로 구성되어 40~50대는 별로 없습니다. 부부나 가족 단위로 오셔서 빨래방을 이용하고 남은 시간에 무인카페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무인카페를 거의 매일 이용해 주시는 동네 아주머니들도 몇 팀 있습니다.

Q) 해당 지역에서 셀프빨래방+무인카페 형태의 매장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매장이 위치한 입지적 특성을 설명해주신다면?

저희 매장은 이전에는 편의점이 있던 자리입니다. 제가 2년 전 추석 때 부모님 댁에 왔다가 산책하다 우연히 빈 매장을 보았고 그 위치가 빨래방에 아주 적당한 입지라고 판단했습니다. 

사당역이 가까워 젊은 1인 가구들도 많고 아파트, 빌라가 많아 주거 인구도 많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또한 동네 주민들이 매일 차나 도보로 지나가는 주 이면도로 삼거리에 위치한 것도 장점입니다. 이용하는 고객들의 주차 공간도 필수적인데 건물 주차장과 매장 앞 도로를 이용하면 4대 정도의 주차가 가능합니다.

Q) 셀프빨래방에 무인카페가 결합된 멀티숍 형태 창업으로 보입니다. 창업비용과 수익성을 대략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매장은 일반적인 빨래방에 비해 2~3배 큰 규모입니다. 고객들은 좁고 세탁장비가 적은 빨래방보다 공간도 넓고 세탁장비도 넉넉한 빨래방을 선호합니다. 실제로 다른 동에서 차를 타고 와서 이용하는 고객들도 자주 있습니다. 

창업 시 일반 매장에 비해 창업비용이 더 들었는데 2억 5천만원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빨래방과 무인카페 매출이 지속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고 수익은 매출액의 40프로 정도 수준입니다. 세탁 비즈니스 쪽은 매출이 날씨와 아주 상관관계가 많은데 아주 추운 겨울, 여름 장마철, 그리고 고객들이 쉬는 주말과 공휴일이 매출이 좋습니다. 

Q) 현재 직장을 다니시며 투잡을 하고 계신 점주님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저도 나이가 50대 중반이고 보통 이 나이대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을 시기입니다. 재직하는 업무에 지장이 없으면서 일정 수준의 수입이 보장되는 아이템을 찾게 되었고 무인점포 형태인 빨래방, 밀키트, 무인카페, 문구점 등을 조사했습니다. 가장 적당한 것이 셀프빨래방+무인카페 형태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현재 점포 자리를 보고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 셀프빨래방과 무인카페 모두 점주님의 운영 방침이 중요한 업종으로 여겨집니다. 점주님의 매장 운영 철학이 궁금합니다. 
보통 무인점포는 점주가 상주해 있지 않는 관계로 정리나 청소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그 부분이 저도 이용객일 때 늘 불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객들이 정리까지 가능하도록 드라이시트 빈봉투나 음료컵을 정리하기 쉽게 구성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보이는 곳만 아니라 매장 구석구석까지도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매장이 깨끗하니 고객들도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오히려 매장에 흩어진 쓰레기들을 정리해 주시는 고객들도 있습니다.

Q) 부업으로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이 많습니다. 점주님이 운영하시는 매장의 창업아이템에 대한 설명과 창업아이템 선정 시 고려해야 할 요인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셀프빨래방과 무인카페는 부업에 적당한 스타일입니다. 주업으로 하기에는 업무 시간이 너무 적은 스타일이고 사실 무인점포에 점주가 있으면 부담을 가지는 고객들이 있습니다. 빨래방 창업을 고민하신다면 공간이 넉넉하고 고객들이 편히 머물 수 있는 무인카페를 같이 구성하는 것이 매출과 고객 만족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위분들이 빨래방 창업에 대해 문의할 때 항상 해주는 말이 있는데, 빨래방을 주업으로 하려면 3~4개를 오픈하라고 합니다. 3~4개면 그중에 잘 되는 곳이 있을 것이며 관리 시간도 주업으로 하기에 적당할 것 같아서입니다. 물론 창업 비용이 많이 들텐데 빨래방은 워낙 소자본창업이라 3개를 오픈하는 비용이면 웬만한 규모의 식당, 카페, 베이커리 매장 비용과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앞으로 탑워시케어 남현점 가맹점의 확장 계획과 점주님의 인생 계획이 궁금합니다.

다른 분들에게 얘기했듯이 저도 이런 빨래방 매장 3개를 가지는 것이 꿈입니다. 국내에 빨래방이 8,000여 개인데 셀프빨래방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던 초기에 개점한 10평 이내의 매장들이 대부분입니다. 앞으로는 이 매장들이 숍인숍이나 멀티숍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창업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 은퇴 이후에는 집사람과 같이 매장 관리하면서 맛집과 여행 다니는 것이 희망입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