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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에코프로 주가 그래프에 울고 웃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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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에코프로 주가 그래프에 울고 웃는 개미들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07.31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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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주변에서 에코프로로 수익을 냈다는 지인들이 부쩍 늘어났다. 실적으론 설명할 수 없는 급등이란 건 알았지만, 당분간 그 거품이 더 이어질 거란 전망도 적지 않아 투자했는데, 지금은 손실 구간에 빠졌다. 언론에선 에코프로에 투자하지 않은 사람들은 거지가 됐다면서 ‘에코거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대했는데, 지금은 투자해서 거지가 됐다. 그저 주가가 더 떨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자료 에코프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자료=에코프로]

30대 직장인 개인투자자 황동영씨의 푸념이다. 에코프로는 올해 한국 증시가 낳은 최고의 스타 종목이다. 올 초 주가가 11만원에 불과했던 에코프로의 주가는 매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지난 3월 말 50만원을 돌파했다. 

4월엔 70만원과 80만원 고지를 연이어 넘어선 뒤 잠시 주춤하다가, 7월엔 한국 증시의 새 역사를 썼다. 주당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하면서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 종목)에 등극한 것이다.

우선주를 제외하고 종가 기준 100만원을 넘긴 것은 1996년 7월 1일 코스닥 개장 이후 에코프로가 다섯 번째다. 에코프로는 2007년 9월 7일 동일철강이 110만 2800원까지 오른 이후 16년 만에 등장한 황제주다.

에코프로의 질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7월 25일엔 주가가 132만원을 돌파했고, 지난 26일 장중 주가가 153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에코프로 뿐만 아니라 에코프로 3형제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도 급등했다.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기업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약40%를 차지하는 핵심소재다.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과 함께 이차전지 4대 소재로 꼽힌다. 생산능력 역시 세계에서 손을 꼽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

에코프로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에코프로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에코프로의 주가가 유례없이 급등한 것 역시 이차전지가 차세대 주력 산업이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미래의 차는 모두 전기차로 대체될 것으로 보일 만큼 전기차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 역시 가팔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도 에코프로의 급등은 과열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연매출 5조원을 돌파하면서 실력 행사를 했고 성장성 자체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황제주에 어울릴 만한 덩치를 갖추고 있는 지는 미지수다.

예를 들어 7월 28일 기준 에코프로의 PER은 771.49배였다. 주가가 적정한 수준인지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PER을 보면 해당 기업 주가가 1주당 벌어들이는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통상 PER이 30배 이상이면 고평가됐다는 꼬리표가 붙는데, 에코프로는 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그래서인지 7월 마지막 주엔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 회사 주가는 7월 27일 폭락하며 100만원대 주가가 ‘9일 천하’로 막을 내렸다. 이날 24만 3000원(19.8%) 급락한 98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차익 실현 매물 등이 출회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튿날엔 다시 전 거래일 대비 12.08% 오른 110만4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황제주에 복귀했다. 

에코프로비엠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에코프로비엠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에코프로의 주가 향방은 증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에코프로에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가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중에선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도 적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2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5656억원으로 연초(1930억원) 대비 193% 증가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증권사가 고객의 주식·채권 등 거래에 따라 받아야 하는 미수채권이다. 대부분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 등에서 발생한다. 당장 주식을 매수할 현금 없이 일단 증거금만으로 주식을 거래한 미수거래가 이렇게 많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앞으로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2차전지 수요가 폭증하기 때문에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관련 종목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고, 거품이 너무 많이 꼈다는 분석도 비등하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 그래프는 이성적으론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과거 전기차 업체 테슬라 역시 그런 그래프를 보인 적이 있다는 걸 고려하면 또 납득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변동성이 너무 높은 지금 시점에서의 투자는 신중히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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