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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수작(秀作)으로 승부 보는 펄어비스, 두 번째 작품 '붉은사막'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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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수작(秀作)으로 승부 보는 펄어비스, 두 번째 작품 '붉은사막' 기대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8.14 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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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이현주 기자)

'게임회사'하면 떠오르는 몇몇 기업들이 있다. 대중에게 익숙한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지만, 국내 게임시장에는 수많은 게임사들이 존재한다. 언젠가 빛을 보리라는 믿음 하나로 게임 개발에 몰두하지만 끝내 빛을 보지 못한 채 존폐의 기로에 선 회사들도 많다. 그만큼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처럼 개발력이 뛰어난 회사는 저절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 ci.

2010년 게임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펄어비스'는 단기간에 대형 게임회사 반열에 오르며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을 긴장케 하는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게임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펄어비스의 첫 작품은 2014년 12월에 출시된 '검은사막'이다.

검은사막을 만든 주역들, 그 중심에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이 있다. 김 의장은 '릴 온라인', 'R2', 'C9'을 개발, 흥행에 성공하며 게임 개발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게임업계에서 이름을 알린 김 의장은 펄어비스를 설립하고,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로 '검은사막' 개발에 주력했다.   

일명 김대일 사단이라 불리는 창립 멤버 7명이 김 의장과 뜻을 함께 했고, 4년여 만에 검은사막의 실체가 공개됐다. 소수의 개발진이 적은 개발비로 만든 작품은 펄어비스를 성공 가도로 이끌었다.

펄어비스는 상용 게임 엔진이 아닌 자체 개발한 게임 엔진으로 검은사막을 제작했다. 자체 엔진으로 유연하고 빠른 개발 환경을 구축함은 물론, 기술 자립을 실현했다.  

기술력을 앞세운 검은사막은 뛰어난 그래픽과 강렬한 연출로 게이머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고, 150개국 2천만 명이 플레이하는 펄어비스의 대표 MMORPG로 자리매김했다. 검은사막의 글로벌 흥행으로 펄어비스는 지난 2017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손에 꼽히는 게임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검은사막은 서비스 10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모험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스테디셀러 게임으로 각광받고 있다. 펄어비스는 ▲이용자 중심 업데이트 ▲유저와의 소통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검은사막을 캐시카우로 만들었다.

사진=검은사막
이미지=펄어비스

게임의 열기는 금방 시들기 마련이다.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주기가 짧아지면서 게임 수명도 짧아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게임산업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의 평균 수명은 37.6개월, 모바일 게임은 6개월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검은사막은 9년째 불씨를 이어오고 있다.

검은사막의 장수 비결은 꾸준한 업데이트다. 펄어비스는 지난 9년간 매주 이용자 중심의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 왔다. 

오래된 게임에서 신작의 향이 풍긴다. 익숙한 듯 낯선 매력으로 이용자들을 매료시킨 검은사막으로 펄어비스는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사진=펄어비스
이미지=펄어비스

최근 업데이트된 신규 대륙 '아침의 나라'는 화제몰이 중이다. 아침의 나라는 기존의 중세 판타지 배경이 아닌 한국의 중근세 왕조 국가 조선을 배경으로 제작된 가상의 국가다. 한국의 신화, 민담, 설화 등을 바탕으로 주요 스토리를 구성하고, 한국 판타지 속 존재들과 전래동화 이야기 등 다양한 모험 요소를 첨가했다. 모험가들은 NPC 돌쇠의 안내를 받아 아침의 나라 모험을 시작한다. 메인 의뢰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되며, 각 메인 의뢰는 15개 챕터로 구성돼 모험가가 원하는 챕터를 직접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 

아침의 나라는 검은사막 기존 전투 방식과는 다른 '우두머리 토벌 콘텐츠'를 추가해 모험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우두머리 9종에 맞서는 방식으로 각 우두머리들은 독립적인 이야기와 개성, 고유한 공격 방식을 지니고 있다. 클래스별로 우두머리를 토벌한 시간에 따라 랭킹을 부여하는 '토벌 순위' 시스템은 모험가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특히 아침의 나라를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속성 공격력과 방어력을 적용해 기존 이용자들은 물론 신규 이용자들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새로운 시도와 변화로 검은사막의 불씨가 타올랐다. 아침의 나라는 글로벌 콘텐츠 평점 집계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81점의 높은 점수를 받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신규 유저 유입량이 크게 늘고 대부분의 서버는 '매우 혼잡'과 '혼잡' 상태를 이어갔다. 펄어비스는 급격히 늘어난 이용자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서버를 오픈했지만, 이 서버마저도 포화를 이뤘다.

펄어비스의 과감한 변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자체 엔진 기술로 검은사막의 글로벌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진행, 업계 최고 수준의 리마스터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그래픽 리마스터링을 통해 극적인 광원 효과와 사실적인 사물 표현을 구현하고, 100여 곡이 넘는 배경음악과 130여 개의 NPC 음성을 리메이크 수준으로 적용했다. 리마스터와 거듭된 업데이트, 결국 펄어비스의 꾸준함이 빛을 발하며 역주행 신화를 만들었다.

사진=펄어비스
이미지=펄어비스

펄어비스는 이용자 중심의 운영으로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용자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 '검은사막 페스타'를 마련해 오프라인에서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검은사막 페스타는 매년 여름에 개최되는 이용자 간담회 '하이델 연회'를 확장한 축제로, 이번 행사에 검은사막 모험가 약 400명이 함께했다. 펄어비스는 이용자들이 게임 속 모험을 현실에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부스를 마련하고, 아침의 나라를 연상케 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아울러 업데이트 계획을 밝히며 모든 모험가들에게 역대급 보상을 지급했다. 펄어비스는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에 이어 검은사막 페스타의 성공적 개최로 검은사막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용자들과의 소통은 펄어비스 성장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펄어비스는 '소비자민원평가대상' 게임 부문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유저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이용자 니즈를 반영한 업데이트를 추진해 온 결과다. 펄어비스는 지난 2019년부터 전 세계 검은사막 이용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듣는 'Voice Of Adventurers(이하 VOA)'를 전개해 오고 있다. VOA 외에도 매년 두 차례 진행되는 이용자 간담회와 유저들을 직접 초청해 만나는 meet&greet 등 다양한 유저 소통 행사가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오프라인 소통을 통해 이용자 니즈를 파악한 펄어비스는 또 다시 새로운 변화에 시동을 건다.

사진=펄어비스
이미지=펄어비스

PC 온라인으로 물꼬를 튼 검은사막은 모바일, 콘솔로까지 플랫폼을 확장해 가며 플랫폼 다변화에 성공했다. 지난 2018년 2월 출시된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5시간 만에 100만 건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하루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인기차트 1위를 차지했다. 단시간에 화제작에 오른 검은사막 모바일은 2019년 12월 전 세계에 공개됐고, 글로벌 모바일 시장으로 펄어비스의 영향력은 빠르게 퍼져갔다. 

같은해 검은사막 콘솔도 출시됐다. 검은사막 콘솔의 경우 국내 콘솔 MMORPG 최초로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플레이스테이션4(PS4), 엑스박스 원(XBO)을 이용하는 유저들이 한 서버에 모여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크로스 플레이 이후 콘솔 복귀 이용자는 350% 늘었으며, 신규 이용자 수는 250%, 동시 접속자 수도 126% 증가했다. 크로스 플레이 전략으로 검은사막 콘솔 역시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후 펄어비스는 차세대 기기 PS5, XBOX Series X에서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등 플랫폼간 경계를 허물며 완성도를 높였다. 검은사막 콘솔은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올해 즐겨야 할 PS5와 XBOX Series X용 MMORPG TOP10'에 이름을 올릴 만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검은사막 IP의 글로벌 확장과 플랫폼 다변화는 펄어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펄어비스는 기존 IP의 수명주기를 강화하는 한편, 신규 IP 확보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펄어비스
이미지=펄어비스

펄어비스는 차기작인 '붉은사막' 출시를 예고하며 분위기 예열에 나섰다. 오는 23일 독일에서 열리는 게임쇼 '게임스컴 2023'에서 붉은사막의 플레이 영상이 공개된다. 붉은사막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광활한 파이웰 대륙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화려한 그래픽, 광대한 오픈월드 등을 내세운 붉은사막은 트리플 A급 게임 시장을 목표로 한다.

펄어비스는 연내 붉은사막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으며, 외부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테스트에서도 트리플A급 게임에 걸맞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검은사막을 장수 게임으로 만든 펄어비스의 경험과 노하우, 독보적인 기술력이 붉은사막에 깃들어 있다. 이는 펄어비스가 차기작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다.

붉은사막에 이어 공개될 신작 '도깨비'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깨비는 붉은사막과 같은 블랙 스페이스 엔진을 사용한다. 이 엔진을 통해 붉은사막의 모든 리소스와 환경을 공유받아 개발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잘 만든 게임 하나, 열 게임 안 부럽다는 말을 증명하듯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하나로 게임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다작(多作)보다는 수작(秀作)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꾀하는 것이 펄어비스가 지향하는 길이다. 새롭게 공개되는 붉은사막이 수작으로 인정받아 펄어비스의 두 번째 캐시카우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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