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선우 스페셜엠씨 대표)
초등학생들의 권장도서, '착한아이 사탕이'라는 책이 있는데, 사탕이는 누가 보기에도 착한 아이이고, 매번 괜찮다는 말을 하며, 자신의 마음은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다. "사실 저는 이건 싫어요."라고 말하고 싶으면서 그러지 못한다. 그렇다면 진짜 그 모습이 내가 맞는 걸까?
필자도 학창 시절, 항상 먼저 양보하고, 배려해서 '착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어떤 날은 내가 먹고 싶은 음식도 있고, 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나가기 싫은 날도 있었다. 그런데,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다 맞춰주었더니, 어느 날,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선우는 우리가 이렇게 진행해도 괜찮지?"
"거봐. 선우는 착해서 우리 하는 대로 다 따라준다니까!"
어떻게 보면 칭찬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결국 나만의 색깔이 없었던 것이다.
친구들의 의견에 무조건 다 따라주고, 다 맞춰주는 착한 친구.
정말 난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나도 사람이기에 하기 싫은 것도 있고, 거절하고 싶은 순간도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그게 나중에는 친구들에게 기대치를 줘서, 의견이나 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선우가 변했다. "라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나는 정말 변한 걸까? 사실은 좋고 싫음을 표현하는 사람일 뿐인데 말이다. 표현하지 않던 사람에서 표현하는 사람으로 변화된 것은 맞지만, 그것을 표현했다고 해서 섭섭해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상황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결국 표현하지 않은 나로부터 온 것이다.
난 이런 게 좋더라. 난 이게 정말 싫어. 라고 정확하게 얘기 했다면 친구들은 그것을 기억하고 부탁을 하거나 요청을 할 때도 참고했을 텐데, 내가 나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무조건 얘기나 부탁을 들어주는 착한 사람이 되어, 친구들에게 엄청난 기대치를 주는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이 경우에는 늘 ‘좋다, 괜찮다.’라고 얘기했기 때문에 조금만 아쉬운 모습을 보여도 상대방은 크게 실망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모든 결론은 나로부터 온다. 좋고 싫음을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나는 늘 좋은 사람이 되어, 친구들의 기대치에 부응해야하기 때문이다.
분명 이렇게 해오던 사람인데!
분명 이렇게 할 사람인데!
우리는 사람을 알아가면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라는 인상이 남게 되고, 어느 정도의 기대감과 함께 어울리게 된다.
이 사람은 평상시 잘 웃으니까, 긍정적이겠지?
이 사람은 평상시 약속을 잘 지키니까, 이번에도 잘 지키겠지?
이 사람은 평상시 나를 배려하니까, 매번 나를 배려하겠지?
등 어떤 행동을 보면 거기에 대한 기대치로 그 사람을 기억하게 된다.
사실 실망한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방에게 기대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번 차로 집 앞에 나를 데리러 왔으니 이번에도 데리러 오겠지?
원래 배려심이 많으니까, 이번에도 이해해주겠지?
그렇다면 이렇게 매번 배려했던 사람이 화가 나거나, 폭발하는 시점은 상대가 좋기 때문에 일부러 배려해서 집에 매번 데리러 간 건데, 그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부터다. 또는 상대방을 매번 이해해줬더니,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결국 나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시점부터이다.
그래서 우리는 멀리 함께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내가 매번 배려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내가 이렇게 돌아가야 하지만 집 앞에 데리러 오는 것은 네가 집에서 나오는데 불편할까봐 배려하는 거야."
"내가 매번 이해했던 것은 너니까 그랬던 거야."
'착한아이 사탕이'에서 벗어나, 나의 단점도 알아야하는데, 그걸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는 매번 그럴 것이라는 기대치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정작 친구들에게 알려주지 않았기에 난 뭐든 해도 불평하지 않는 친구가 되고, 마냥 편한 친구가 되는 것이다.
이런 착한 아이 증후군을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더라도 그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기 위함이니,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까를 생각하기 보다는, 지금 이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상대가 기분 상하지 않게 얘기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 좋다. 최대한 간결하고 정확하게 표현하길 추천한다.
둘째, 사람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수도 없고, 내가 아무리 좋은 모습만 보여줘도 상대방은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다. 예를 들어, TV를 보면 자신의 생각을 좋든 싫든 거침없이 말하는 연예인을 보고, ‘진짜 너무 솔직하네.’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와! 진짜 쿨하다.’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셋째, 내가 진짜 괜찮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한다. 정말 아무거나 먹는 게 괜찮은지, 상대방이 약속을 매번 어기는 것이 정말 아무렇지 않게 괜찮은지 등 스스로에게 질문을 자주 던져서, 최대한 마음의 불편함을 없애야한다. 나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아야 결국 이 관계는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