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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라이프] “굳이 결혼 안 하고 아이 낳지 않아도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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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라이프] “굳이 결혼 안 하고 아이 낳지 않아도 행복해요”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8.17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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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33.2%·여성 46.1% ‘비혼’ 선호 ‘혼자 살 것’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30대 여성 16%는 ‘절대 결혼은 안 할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20, 30대 미혼 청년 10명 중 절반이 아이를 출산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는 결혼 의향이 ‘아예 없다’고 밝혔다.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 크고 심리적으로도 안정되지 않아 ‘혼자 사는 삶’이 오히려 낫다는 이유다. 20대보다 30대에서 이같은 경향이 강했고, 30대 여성은 16%가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라고 답했는데 직장 만족도가 높은 경우엔 다소 양상이 달라졌다. 직장 만족도가 높을수록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았고 출산에 대해서도 크게 거부감이 없었다.

10명 중 4명 “결혼 의향 없어”.. 여성 2명 중 1명 꼴 ‘비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발표한 ‘결혼·출산에 대한 2030세대의 인식’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20~39세 미혼 청년 10명 중 4명이 결혼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남성과 여성의 ‘비혼’ 응답률이 각각 36.4%, 50.2%로 여성은 2명 중 1명 꼴로 ‘비혼’에 대한 경향을 더 강하게 드러냈다. 20대 남성은 33.2%, 여성은 46.1%가 결혼 의향이 없다고 답했고, 30대에선 남성의 비혼 응답률이 41.0%, 여성은 56.6%로 나타났다. 30대의 비혼 

의향이 전반적으로 20대보다 높고 성별 간 인식 차이도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절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 답한 30대 여성은 16.3%로 같은 연령대 남성 응답률인 8.7%보다 2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해 결혼 망설여진다

남녀 모두 가정에 얽매이는 삶보다는 “혼자가 편하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남녀 모두 가정에 얽매이는 삶보다는 “혼자가 편하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남성의 비혼 이유는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서’(42.6%), ‘결혼 조건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서’(40.8%) 순으로 나타나, 자신의 경제적인 상황과 현실적인 조건을 비혼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작가 임모(40)씨는 여자친구는 있지만 결혼 계획이 없다. 그는 “여자친구와 사귄 지 3년이 됐지만, 결혼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라며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는 결혼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는데 여자친구 역시 ‘결혼을 목적으로 남자를 만나지는 않는다’고 말해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사귄 여자친구들은 처음에는 ‘결혼을 안 해도 상관없다’고 말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언제 결혼하냐’고 추궁해 부담이 컸다”라며 “난 직장도 수입도 일정치 않아 가족들을 책임지기가 힘든 사람”이라고 밝혔다.

직장인 김모(36)씨도 “직장 내에 트러블이 있어 회사를 몇 번 옮기고 나니 30대 중반을 넘었다”라며 “방 한 칸도 없는 불안정한 내 조건을 좋아할 여자는 없을 것 같아 결혼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었으니 결혼해야겠다가 아니라 어느 정도 조건이 갖춰지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지금은 열심히 일하며 저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혼 여성들, 가정에 얽매이는 삶은 싫어 “혼자가 편하다”

‘2030’ 미혼청년 절반은 결혼해도 ‘아이는 낳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2030’ 미혼청년 절반은 결혼해도 ‘아이는 낳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반면 여성은 ‘혼자 사는 삶이 더 행복할 것 같아서’(46.3%), ‘다른 사람에게 맞춰 살고 싶지 않아서’(34.9%)를 비혼 이유로 답했다.

프리랜서 강모(38)씨는 “결혼한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사소한 오해로 싸운다거나 시댁과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제일 행복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담아두지 못하는 성격으로 결혼하면 분명 분란이 일어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가부장제와 양성불평등에 대한 거부감’(34.4%)이 남성(8.2%)보다 높아, 결혼 이후에 변화하는 삶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미혼 응답자의 47%는 ‘자녀를 낳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남성의 비출산 응답비율이 38.5%, 여성은 56.8%로 집계됐다. 성별에 따른 ‘비출산 의향’의 격차는 ‘비혼 의향’ 차이보다 4.5%포인트(p) 높아 출산에 대한 남녀 인식차가 결혼보다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양육 시간·경제적 비용’ 문제.. 해소될 경우 결혼 의향↑

출산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남성은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서’(43.6%), ‘자녀를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1.5%) 순으로 답했다. 여성은 ‘육아에 드는 개인적 시간·노력을 감당하기 어려워서’(49.7%), ‘자녀를 바르게 양육할 자신이 없어서’(35.1%) 순으로 나타났다.

학원강사 길모(37)씨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출산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아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아이를 낳기 전과 후가 많이 다른데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라며 “3~4만 원짜리 티셔츠 한 장을 사는데도 몇 번을 고민하고 결국 못 사고 나오는 모습을 보니 짠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행복을 느끼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아이를 키우고 성장시키는 것보다 나를 위해 투자하고 가꾸는 게 더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결혼에 부정적 의사를 밝힌 20~39세 미혼 응답자(603명) 가운데 결혼의 걸림돌이 해결될 경우에 결혼할 의향(결혼의향 유동성)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0%정도로 나타났다. 또 출산의 경우에도 부정적으로 응답한 20~39세 미혼 응답자(662명) 중 24.5%가 비출산 원인 해소되면 출산할 의향(출산의향 유동성)이 있다고 답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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