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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 ‘찰나ㆍ영원회귀, 같은 시공간의 다른 기억’ 한가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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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 ‘찰나ㆍ영원회귀, 같은 시공간의 다른 기억’ 한가윤 작가
  • 김은서 기자
  • 승인 2023.08.18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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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rdinary day, Special moment’,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에 대한 고찰과 메시지 전달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은서 기자)

 

한가윤 디자이너&작가.

“기회가 되면 전시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의 느낌들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재밌을 것 같아요. 사람마다 같은 장면을 보고도 다른 기억을 하고 다른 감정을 느끼니까요.”

지난 7월 종료된 ‘찰나ㆍ영원회귀, 같은 시공간의 다른 기억’ 개인 전시회를 진행한 한가윤 작가의 말이다. 이번 전시는 그녀가 2019년부터 해오던 ‘Ordinary day, Special moment’ 작품 시리즈의 연장선이다. ‘Ordinary day, Special moment’는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이른바 ‘#소확행’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을 겪고 다시 일상을 되찾은 지금,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에 대해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가윤 작가겸 디자이너를 만나 그녀의 작가로서의 삶과 인생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한가윤 디자이너&작가님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가방 디자이너이자 순수미술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분야에선 19년차이고 현재 가방 및 스카프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외부 업체 디자인제공 및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로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시를 시작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연세대학교에 입학해 생활디자인전공한 이후 2007년 뉴욕주립 패션전문학교에서 패션공부를 시작하셨습니다. 패션 디자인에 뛰어든 이유가 있을까요? 

한가윤 작가가 디자인한 가방과 미술작품들.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부에 의류환경으로 입학을 했는데 졸업할 때 생활디자인 전공을 택하여 졸업했습니다. 생활디자인전공은 의류환경과 주거환경에서 새로 파생된 전공으로 제품디자인, 패션디자인, 시각 디자인 등 디자인 전 분야를 골고루 체험하면서 Creative Director를 양성하는 전공이라고 할 수 있죠. 

본래 제품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지만 다른 4학년들처럼 취업에 포커스가 맞춰지다 보니 당장 제가 준비가 되어있는 패션 쪽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대기업부터 규모가 작은 회사까지 여러 형태의 회사를 경험하다 보니 패션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경력을 쌓아보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합법적으로 취업을 하려면 현지 학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F.I.T를 가게 됐죠. 

F.I.T 와 파슨즈에 대학 졸업생을 위한 단기로 맞출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시기적으로 F.I.T가 가장 빨리 수료하여 취업할 수 있는 상황이었어서 공부를 다시 한다기보다는 취업을 하기 위해서 들어갔어요. 자연스럽게 패션디자인 전공을 택했고 그때는 이브닝 드레스를 배우면서 오뜨꾸뛰르 과정도 수료하고 상업적인 학교에서 매우 아나로그적인 스킬을 많이 배웠어요.

그때 당시 배우고 싶은 과목을 다 듣다보니 가방과 신발디자인 과정도 들으면서 그것으로 포토폴리오를 만들었는데 운 좋게 그 포토폴리오로 가방디자인회사에 취업이 되서 H1B비자로 근무하면서 Coach, Liz Claiborne등 대기업에서 정직원으로 근무를 할 수 있었습니다.

Q) 코오롱FnC를 시작으로 다년간 핸드백 디자이너로 활동하셨고, 지금은 본인만의 개인 브랜드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사내 디자이너와 본인이 운영하는 브랜드를 디자인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한가윤 작가의 작품 '찰나'.
한가윤 작가의 작품 '찰나'.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가장 먼저 취업한 곳은 코오롱FnC였어요. 막상 대기업에서 패션디자인팀에 들어가보니 업무가 대학생때 배운 것들과 다르고 신입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가 있었죠. Coach 나 Liz Claiborne 등 대기업에서도 디자인 일을 했었는데, 대기업은 이미 어느정도 업무 프로세스가 짜여져 있기 때문에 디자인을 하기 오히려 수월(?)한 편이에요.

모든 업무가 분업화가 되어있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에 더 집중할 수 있죠. 실장정도의 직위가 되면 매출도 신경써야 하니까 훨씬 스트레스는 클 거에요. 디자인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해야되고 내가 하고싶은 디자인을 브랜드 컨셉 안에서 응용해야 되고 최종 선택은 팀 결정이죠.

반면 자기 브랜드를 할 때는 규모가 작을 경우 모든 사항의 최종 결정권자가 자기자신이기 때문에 처음 브랜드 시작할 때는 다양한 자신의 취향의 디자인을 출시할 수 있어서 즐거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이 브랜드의 존속과 직결되기 때문에 내가 보여주고 싶은 디자인과 대중성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제 브랜드를 운영할 때는 각 분야에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이유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저는 디자인에 자신있지만, 영업이나 마케팅은 이론적으론 알고 있어도 실행은 어려웠고, 생산관리 또한 마음처럼 제품이 안 나올 경우 제 역량 밖인 상황들과 변수들이 생길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단순히 디자인만 잘하고 열정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브랜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Q) ORDINARY DAY, SPECIAL MOMENTS 라는 주제로, 2019년부터 순수미술 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작가님께 ORDINARY DAY, SPECIAL MOMENTS는 어떤 의미인가요?

한가윤 작가의 전시작품 Reflection.
한가윤 작가의 전시작품 Reflection.

2019년 제가 이 주제를 시작한 것은, 2018년에 제시된 트렌드 키워드 “소확행”이란 단어가 SNS에 유행하던 시절이었는데 그 포스팅들을 보면서 그것들이 진정 그들에게 ‘#소확행 인가?’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저한테 진정한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은 무엇인가 생각을 해보게 됐죠. 

제가 확실하게 느끼는 행복은 바쁜 하루 중 문뜩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 아름다울 때, 막히는 퇴근길 멀리 보이는 석양이 아름다울 때, 수시로 지나다니는 한강이지만 볼때마다 기분 좋은 시원한 한강과 다리들, 일상에서도 수시로 그런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별거 아닌 풍경들이 저에게 순간순간 미소 짓게 되는 행복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그런 순간들을 캐치해서 일기처럼 그림작업을 하던 것이 전시 주제가 되고 본격적인 작품 주제가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순간(찰나) ORDINARY DAY, SPECIAL MOMENTS” 이라는 주제로 지금까지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며 작품활동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듯합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전시장 내부전경.

2019년에 시작한 작품 주제 “ORDINARY DAY, SPECIAL MOMENTS”가 코로나 시기를 잘 지낼 수 있는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대다수 사람들처럼 저도 여행을 좋아했는데 펜데믹 기간동안 활동반경의 제한이 오면서 그 갑갑함에 대한 불만들을 많이 들었는데 전 이 주제를 좀더 깊이 있게 실행하면서 크게 힘들지 않고 코로나 시기를 지낸 것 같아요.

물리적으로 멀리 못 간다면 나에게 이 익숙한 공간들을 여행하듯이 관찰해보자, 일상을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봐 보자. 저희가 새로운 여행지에 가면 모든 것이 흥미롭고 새로워서 엄청 다양한 곳에 시선이 가잖아요. 그렇듯이 항상 내 주변에 머물러 있지만 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시각적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을 제주변에서 찾으면서 작품에 반영했어요.

Q) 지난달 성황리 막을 내린 ‘찰나 – 영원회귀’가 가장 최근 작품활동입니다. 이번 활동의 주제와 어떤 작품들을 선보이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시제목 부제 중 “같은 시공간의 다른 기억”이란 말이 있어요. 이처럼 같은 시공간을 다르게 바라보는, 기억하는 것에 대한 것을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영원회귀라는 주제는 일상 속 특별하게 느꼈던 그 순간이 동일하게 무한 반복되었을 경우를 가정하며 그래도 같은 감정일까에 대한 궁금증에서 반복되는 나의 일상에 대한 나의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는 작품들이에요. 

이렇게 저의 감정의 변화에 궁금증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는데 제 작품을 보고 느끼는 관객 개개인의 느낌이 다 다름이 재밌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전시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의 느낌들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재밌을 것 같아요. 사람마다 같은 장면을 보고도 다른 기억을 하고 다른 감정을 느끼니까요. 

현재 작업은 시각적 즐거움을 포착하는 순간 1차적으로 디지털 작업을 합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중첩하여 지클레이 프린트를 한 후, 시간이 지난 후 그 장면들에 대해 제가 기억하는 것에 대한 느낌을 추가로 캔버스위에 아크릴, 오일파스텔, 혼합 매체 등 작업하여 작품을 완성합니다. 

한가윤 작가의 전시회 '영원회귀, 같은 시공간의 다른 기억.'

제 작업 제목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반영(Reflection)은 그런 왜곡 혹은 미화되는 기억과 감정상태의 반영을 의미합니다. 특히 퀘렌시아는 긍정적 감정들이 겹쳐진 장면들의 하나의 저만의 유토피아를 표현한 작품이에요. 실체하는 여러 장면들을 중첩하여 하나의 퀘렌시아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Q) 작품 기획에 앞서 영감을 얻는 본인만의 방법이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시각적으로 즐거운 것들을 쫓아왔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어떤 장면이 눈에 각인되고 그 장면이 반복적으로 생각날 때 그것이 영감이 됩니다. 그래서 영감을 받기 위해 여행도 많이 다녔었고, 주로 풍경이나 건축물, Landscape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조금 바뀔 것 같아요. 펜데믹 기간동안 “독서”라는 늦깎이 취미가 생겨서 책이 주는 시각적 상상의 결과물에 대한 재미에 푹 빠졌어요. 학생 때는 의무적으로 권장 독서만을 읽다가 이제는 제가 관심을 갖는 책들을 읽다 보니 문자에서도 시각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꽤나 흥미롭게 느끼고 있어요. 

Q) 앞으로 한가윤 작가 및 디자이너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설명해주신다면?

한가윤 디자이너&작가. 

디자인 분야에 몸 담은 지 어언 20년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각자의 개성이 중요시되고 여러 요인들이 하나의 가치로 융합되기도 하는 세상인 듯해요. 그러다보니 ‘디자이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젝트 위주로 일을 진행을 할 생각이에요. 결국 제가 진심으로 흥미를 느끼고 재밌게 했던 일에서 보람을 느끼더라구요.

작가로서는 울림이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여러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울컥하고 형용할 수 없는, 속에서 올라오는 벅참’ 같은 것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있는데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당장은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너무 즐겁지만, 작가 한가윤으로서 미래를 그린다면 제 작품을 보는 이에게 힐링을 주고 벅찬 감동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시사캐스트]

사진= 한가윤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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