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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중국에 치이고 미국에 치이는 위기의 韓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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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중국에 치이고 미국에 치이는 위기의 韓 경제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08.22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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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한국 경제가 미중 상황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 경제가 미중 상황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경제가 강대국의 경제 상황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신세로 전락했다. 미국이 기침하면 감기에 걸리고, 중국이 재채기만 해도 몸살이 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은 대외변수에 취약하다. 

특히 대중 수출 비중이 20% 안팎일 만큼  중국 경제의 영향력이 상당한데, 중국의 경제 회복이 더뎌도 너무 더디다. 중국은 올해 2분기 6.3% 성장했다. 시장은 7%가 넘는 성장률을 예상했는데, 이에 밑돌았다. 중국은 코로나19의 터널을 지나 경기 반등을 기대했지만,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했던 게 문제였다. 

더구나 최근 발표되는 중국의 경제지표들은 일제히 경기둔화를 향하고 있다. 7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추정치(4.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였다.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삼성증권]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삼성증권]

청년실업률은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지난 6월까지 21.3%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중국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은 실업 상태라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7월 연령대별 실업률을 예외적으로 비공개했다. 중국은 비공개 이유로 “노동 통계를 좀 더 최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지표가 상상 이상으로 악화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년 가까이 마이너스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CPI와 PPI가 동시에 음수를 보인 건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 1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중국이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는 침체하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서 시작된 부동산 위기가 중국 금융권으로 번지고 있다. 비구이위안은 만기가 도래한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디폴트 위기에 빠졌다. 이 회사는 2017~2022년 매출 기준 중국 1위 부동산 개발업체로 꼽혀 온 곳이다.

신규 주택 판매 기준으로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탄탄한 회사도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실적이 고꾸라졌다. 중국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가늠하기 어렵다. 

이 위기는 금융권으로도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운용자산액이 108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10대 신탁회사인 중룽(中融)국제신탁이 최근 수십 개 투자신탁 상품의 이자 지급 및 원금 환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부진하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기업들 역시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만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게 아니다. 끝난 것 같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미국 기준금리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연준이 최근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대다수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당한 상방 위험이 유의미하게 계속되고 있다”며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에 동의하는 위원은 소수에 그쳤다.

만약 미국이 연내 금리를 한차례 더 올리게 되면 가뜩이나 격차가 큰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게 된다. 지난 7월 미 기준금리는 5.25~5.5%로 지난 2001년 1월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현재 미국과 한국(3.5%)의 기준금리 차이는 역대 최대인 2%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한미 금리차는 자본 유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를 살 수 있다”면서 “중국의 각종 경제 지표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기에 충분한 만큼 대외발 경제 충격을 견딜 펀더멘탈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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