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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장보기가 두렵다’ 폭우 태풍으로 과일‧채소값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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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장보기가 두렵다’ 폭우 태풍으로 과일‧채소값 급등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8.22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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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 한숨 “참외 1개에 3,000원이라니…”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폭우와 태풍 등 이상기후로 과일 작황에 어려움이 발생해 과일 가격이 뛰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살면서 이렇게 더운 적이 있었나 싶은 정도로 너무 더워 과일화채라도 해 먹고 싶은데 과일값이 금값이라 살 수가 없네요.”

“올여름은 수박 한번 맘 놓고 먹어보지 못했네요.”

찌는 듯한 무더위에 시원한 수박이라도 먹으며 더위를 식히려 해도 과일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어 장바구니에 쉽게 담기가 어렵다. 올여름 폭우와 태풍 등 기상악화로 작황이 부진하며 줄어든 생산량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인데, 추석 명절도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소비자들의 걱정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참외, 포도, 복숭아 이 가격이 맞나요?

코로나19 사태로 식자재값이 폭등한 상태에서 최근 장마, 폭염 등 기상 악재까지 덮치면서 과일·채솟값이 급등하고 있다. 정부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자영업계나 도소매 현장 등에선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참외 10개의 대형마트·전통시장 등 평균 소매가격은 2만9146원으로 1개월 전(1만6401원)보다 77.7%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3649원)과 비교해도 20% 이상 높은 가격이다. 참외 외에도 대부분의 과일 가격이 평년 대비 크게 상승했다.

포도 1kg 가격이 1만1980원으로 평년(6689원)보다 73.9% 올랐고, 복숭아도 10개 기준 평년에는 1만8263원이었지만, 지난 18일에는 2만6956원까지 47.6% 상승했다. 이밖에 토마토(44.9%), 방울토마토(44.8%), 수박(40.0%), 멜론(34.3%), 사과(21.1%) 등도 평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주부 장모(35)씨는 “과일 가격이 너무 올라서 마트 가기가 두렵다”라며 “특히 참외는 지난달보다 2백 이상 올라 쉽게 사 먹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딸 모두 참외를 너무 좋아해 별명이 ‘참외 귀신’인데 충분히 먹이지 못해 미안하다”라며 “여름이 다 가기 전에 과일값이 좀 내렸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올여름 과일은 얼마 먹어보지도 못했는데…”

참외 10개의 평균 소매가격이 1개월 전보다 77.7%나 올랐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과일 가격 상승은 올여름 폭염에 장마 기간 폭우와 태풍까지 겹치는 등 이상기후로 인해 과일 작황에 어려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과일 주산지인 경상도 지역의 낙과 피해가 컸다. 

주부 곽모(39)씨는 “가족들이 과일을 좋아해 여름이면 복숭아, 포도, 수박 등을 수시로 사 먹었는데 올해는 수박 3통, 복숭아도 2박스, 포도 1박스 정도밖에 못 먹었다”라며 “며칠 전에 아이가 복숭아가 먹고 싶다고 난리를 쳐서 통조림을 사서 먹였는데 과일값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44)씨는 “얼마 전 집에 제사가 있어서 장을 보는데 수박이 한 통에 4만 9천 원이더라”라며 “제사인데 안 살 수도 없고 수박만 올릴 수도 없고 포도, 사과, 바나나 등을 올리는데 과일값만 15만 원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비싸다 비싸다 해도 너무 비싸 제삿날 아니면 살 수도 없을 지경이다”라며 “올여름은 이걸로 과일은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작황 좋지 못한 농산물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어

서울 관악구에 사는 이모 씨는 “하우스 재배 과일이나 수입 과일은 가격 변동이 잘 느껴지지 않지만, 제철 과일은 오른 것 같다”라며 “과일 뿐 아니라 채소 가격도 여름이 가장 비싸고 비가 오고 나면 더 올라 살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수원에 사는 오모 씨는 “여름이 되면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던 과일도 올해는 가격이 내려가지 않아 사 먹게 되질 않는다”라며 “전반적으로 과일값은 지난해에 이미 많이 올랐고 올해도 오르고 있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라고 토로했다.

주부 김모씨 역시 “늘 여름이면 강된장에 채소 듬뿍 넣고 비벼 먹었는데 요즘은 채소 사기가 망설여진다”라며 “남편이 좋아해서 자주 해 먹었는데 올여름은 2~3번밖에 못 먹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원래 여름이면 상추, 깻잎, 치커리, 고추 등을 안 떨어지게 사다가 매일 먹었는데 요즘은 그러질 못하니 아쉽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며 과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좋지만, 과일값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표적인 제수 과일인 사과와 배 등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형마트, 추석 앞두고 과일 수급 관리하고 있어

추석을 앞두고 과일 가격이 안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사과와 배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각각 19%,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사과·배 등의 생산량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통업계는 기존 주산지 외에도 대체 산지를 확대하고, 실속형 혼합 선물세트를 구성하는 등의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급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직장인 송모(44)씨는 “다음달이면 벌써 추석인데 사과, 배, 샤인머스캣 등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라며 “빨리 가격이 안정되어 추석 차례상에 여러 가지 과일들을 풍성하게 올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대형마트와 농협 등이 참여하는 ‘과수 수급관리 대응반’을 구성해 운영, 과일 수급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을 중심으로 성수기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정부의 농축산물 할인지원과 유통업체별 행사를 연계해 할인율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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